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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숙 Apr 17. 2022

엄마 꽃 군자란 꽃이 피었다

             ㅡ 부활절에 그리움을 담아

"아, 꽃 빛깔이 참 곱다!"

군자란 꽃 피면 생각난다. 

군자란 꽃 보시며 말하시던 엄마가.

올해도 주황색 군자란 꽃이 피었다.


엄마가 좋아하시던 엄마 꽃 군자란을 그렸다.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작년에 그린 군자란을 다시 도전했다.

작년에 남편이 멋지게 찍어 준 군자란 사진  보고  서툴었던 전보다 더 잘 그리고 싶어서...

수채화 독학한 지 1년이 되어서 좀 성장했는지 남편이 보고 말했다.

"우와! 꽃이 많이 좋아졌네"


군자란 꽃말은

'우아, 고귀, 고결'

군자란 꽃말처럼 우아하신 엄마가 더 생각나는 날이 있다.

4월 17일  일요일!

바로 오늘 부활절이다.

엄마는  해마다 부활절에 군자란 주황색 꽃  닮은 고운 빛깔의 한복을 입고 성당을 가셨다.


부활절 아침 주름 많은 얼굴에 향기 나는 하얀 분도 톡톡 두드리시고,  화사하게 빨간 립스틱도 살짝 바르시며 한껏 곱게 단장하시고 연한 주황색  한복을 곱게 입으셨다.


"부활절! 이렇게 뜻깊고 기쁜 날에는 한복을 입고 가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며.

그 모습이 꽃보다 아름다워서  나는 엄마의 한복 입으신 모습 보고 말했다.

"아, 엄마! 너무나 우아하고 참 고아요!"

'그때 우아한 엄마 모습을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후회가 된다. 며칠 전 오래된 앨범에서 엄마가 환갑 때 그 한복을 입으셨던 사진을 찾았다.


엄마가 한복을 입고 성당 가시는 날은 일 년에 딱 두 번이다.

기쁨과 축하의 부활절과 성탄절이다.

4월 부활절은 눈부신 봄꽃 같은 연한 주황색으로

12월 성탄절은 진보랏빛 두루마기에 비췻빛 한복으로.


사월의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봄날, 부활절!

군자란 꽃을 좋아하시고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서도 꽃말처럼 우아하신 엄마!

나도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다.

부활절이면 더욱 엄마가 그립다.


"사랑은 그 사람의 우아함을 지켜주는 것이다."

                 ㅡ 《빵빵한 파리에서》-양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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