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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탁 칼럼니스트 Jun 06. 2017

유통 상식사전 #4. 그린(green) 마케팅

그린 마케팅의 핵심은 지속성

유통 상식사전 #4. 그린 마케팅

- 그린 마케팅의 핵심은 지속성


친환경적인 마케팅 기법인 ‘그린(green) 마케팅’에 대해 알아보자. 여기서 ‘그린(green)’이라는 시니피앙은 특정 색채 혹은 빛깔을 곧이곧대로 가리킨다기보다는 환경보호 혹은 친환경이라는 정치적 시니피에와 조응한다. 

실천적 경제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했던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저작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 ©아마존


독일 태생의 영국 경제학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Ernst Friedrich Schumacher)가 ‘그린 운동(green movement)’을 제창하면서 그린이라는 용어의 의미는 이전에 비해 크게 확장되었다.


슈마허는 그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에서 무분별한 성장지상주의와 그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하여 통렬한 성찰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만 간주했던 구래의 관점에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점차 그린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 환경보전 등 일종의 사회운동적 성격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린 마케팅이라는 용어 역시 이런 맥락에서 생겨난 개념이다. 


락앤락은 플라스틱 밀폐용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텀블러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먹거리 안전과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성장해온 락앤락은 밀폐용기 전문 브랜드에서 주방생활문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종합주방생활용품 기업으로 우뚝 섰다.


락앤락은 대학생 친환경 마케터 그룹 ‘그린메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린메이트는 락앤락의 공식 대학생 서포터즈로 3개월가량 활동을 한다. ‘그린메이트(green mate)’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들의 활동은 대학생들의 친환경 소비습관을 일깨우는 데 맞춰져 있다. 락앤락 고유의 ‘그린 마케팅(green marketing)’인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친환경 소비습관과 텀블러 사용을 권하는 오프라인 프로모션 '캠퍼스 텀블러데이' ©락앤락 블로그


그린메이트 모집 포스터에서 특히 한 구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환경을 사랑하고 마케팅에 관심 있는 대학생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락앤락 대학생써포터즈 그린메이트 모집 ©락앤락 블로그


그린메이트는 2013년 1기 모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는 락앤락이 그린메이트를 일회적인 이미지 홍보용 활동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린 마케팅에 대한 신념을 갖고 그린메이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색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고 직접 현장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그린메이트는 대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대외활동으로 어느덧 자리 잡았다. 경영학 마케팅 수업시간에 배웠던 ‘교과서 속의 마케팅’이 아닌 ‘살아 있는 마케팅’을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그린메이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거치는 등 입사절차를 방불케 한다. 최종 선정된 이들은 발대식을 갖고 위촉장도 받는다. 


‘락앤락 캠퍼스 텀블러데이’는 그린메이트가 펼치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프로모션이다. 캠퍼스에 무빙 팝업 전시장을 설치하고 ‘지구에 웃음꽃을 피워주세요’ 환경서약을 받은 후 락앤락의 텀블러나 친환경 물병을 나눠준다. 환경퀴즈를 진행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환경다짐 적어서 붙이기 ©락앤락 블로그


2015년부터는 영업법인이 있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해당 국가의 젊은 세대들과 그린메이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대외활동으로 한층 도약한 것이다. 현지 대학생을 선발해서 제품체험, 친환경 프로모션 등 락앤락의 그린 마케팅 철학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그린메이트는 현지 대학생을 중심으로 중국에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락앤락 그린메이트 웨이보


일련의 환경보호 캠페인을 시민단체가 아니라 사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특기할 만하다. 락앤락의 기업이념은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이다. 주방생활문화를 선도하여 성공한 락앤락이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기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린메이트의 인도네시아 활동 사진. 락앤락은 2009년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락앤락 블로그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그린 마케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어떤 기업들은 환경 보호에 힘쓰지도 않으면서 스스로를 그린 마케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기업들은 그린 마케팅에서 주도권을 발휘할 진정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낼 것이고, 대중들로부터 값진 신뢰를 얻어낼 것입니다.”


‘마케팅의 귀재’ 필립 코틀러 교수 ©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홈페이지


락앤락은 물론 후자의 ‘어떤 기업’에 해당할 것이다. 환경보호가 중요하다고 언론에서 강조를 하니 분위기에 떠밀려서 말로만 환경의 중요성을 외치는 기업은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그린 마케팅은 지속 가능한 마케팅이 될 때 그 존재가치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이어서 이야기한다. 

“그린 마케팅 리더들은 장기적으로 생각할 것이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가치 창조 과정을 바라볼 것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그린(green)’ 마케팅으로 소비자와 임직원, 나아가서 사회 구성원 전체를 ‘그린(grin, 활짝 웃다)’하게 할 기업이 더욱 많아지기를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위 칼럼은 <아시아엔>에 송고한 글을 일부 수정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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