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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탁 칼럼니스트 Nov 21. 2017

유통 상식사전 #13. 액티브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살아남는다

유통 상식사전 #13. 액티브 시니어

- ‘액티브 시니어’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살아남는다


UN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퍼센트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14퍼센트 이상이면 고령 사회(aged society)로 규정하는데,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기까지 고작 18년이 걸렸다. 이는 73년의 미국이나 40년의 독일과 비교했을 때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역임한 언론인 타마키 타다시는 그의 저서 <한국경제,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에서 너무도 빠른 한국의 고령화 속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압축 성장’은 한국의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이 말은 지금까지는 초고도 경제성장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고령 사회’를 설명할 때 빈번하게 사용될 것이다.” 
언론인 타마키 타다시(현 법무법인 광장 고문)가 말하는 '압축 성장'의 용법이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에 대한 유통업계의 구애가 뜨겁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소비생활 및 취미생활을 즐기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노년층을 일컫는다. 이들은 예전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다. 외모를 꾸미는 데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본인의 건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들은 만만치 않은 구매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실버시장 규모는 2012년 27조, 2015년 39조로 나타났고 2018년에는 57조, 2020년에는 73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80대에 셀린느(CELINE)의 모델에 박탈된 존 디디온

액티브 시니어의 선택을 받기 위해 백화점 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니어 타깃 문화센터 강좌를 증설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시니어 도예 교실, 시니어 발레, 시니어 건강댄스, 시니어 드럼 등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다채로운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롯데백화점은 시니어 필라테스 요가 수업을 마련했고, AK플라자는 시니어 패션쇼를 개최했다.  


NS홈쇼핑이 내놓은 건강식품 특화 프로그램 ‘이지연의 건강이야기’는 100회를 훌쩍 넘기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5070세대의 니즈를 예리하게 파악한 것. 2015년 도상철 NS홈쇼핑 사장의 제안으로 탄생한 이 프로그램은 같은 시간대의 경쟁 컨텐츠보다 분당 주문액이 높다. 


유한킴벌리는 ‘액티브’, ‘세미액티브’, ‘인액티브’ 등 시니어 위생용품 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요실금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펼치는가 하면, ‘시니어가 자원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노년층의 마음에 다가가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한다는 취지의 29초 영화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화제에서 제시한 주제는 시니어의 역동적인 삶(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봉사, 여가 등 사회활동)과 엄마의 Wish List(엄마의 꿈을 응원합니다)다.

AK플라자에서 선보인 시니어 패션쇼


디펜드는 유한킴벌리가 내놓은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요실금 전문 브랜드다.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와 연구가 유통업계에서 이뤄져야 한다. 시니어 고객을 타깃으로 특정 제품 라인업을 만드는 것 외에도 매장 구성에 있어서도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령 독일의 대형 체인 슈퍼마켓인 카이저(Kaiser’s)처럼 매장의 복도를 넓히고, 진열대에 돋보기를 설치하는 등 ‘시니어 친화적(Senior Friendly)’인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경제력을 갖췄음에도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갖고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 자신들이 지갑을 여는 명분과 이유를 의식하며 소비활동을 한다. 액티브 시니어의 욕구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욱 애써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768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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