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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탁 칼럼니스트 May 09. 2017

링겔만 효과, 박애정신으로 뭉친 고학번 선배들의 애환

[석혜탁의 경영 칼럼]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석혜탁의 경영 칼럼]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박애정신으로 똘똘 뭉친 고학번 선배들의 애환


대학생 시절을 한번 떠올려볼까요? 사실 회사생활에도 진배없이 적용되는 이야기일 테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훈훈한 기억을 소환하고 싶네요. 


대학 수업 때 조별 과제를 참 많이 하게 되지요? 팀 프로젝트의 경험이 일천한 대다수의 신입생들은 조원의 수가 많은 곳에 참여하기를 강렬하게 원합니다.


아무래도 업무를 분담하기도 좋고, 내게 할당되는 일의 분량이 그만큼 적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지요. 자연히 업무 처리속도도 더 빠를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우리 조의 프로젝트는 성공적일 것이리라 생각 혹은 희망을 하게 됩니다. 성적을 잘 받는 것은 덤이고요. 


아울러 ‘다수(多數)’의 품 안에 들어가 있을 때의 그 아늑함, 책임의 분산(1/n)이 주는 평온함은 이런 욕망(?)을 더욱 부채질하곤 합니다. 

조원이 많다고 해서 더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보장이 없다. 외려 소수의 희생과 다수의 방관 속에서 일이 지체되거나, 심지어 구성원 간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pixabay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요? 대개 발표 노하우가 많은 고학번 선배들이 일을 많이 맡습니다. 꼭 고학번이 아니더라도 박애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해동포주의자들 몇 명에게 일이 집중되고는 하지요.


그러다 보니 조원이 6명이라고 해서 3명인 조보다 더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외려 소수의 희생과 다수의 방관 속에서 일이 지체되거나, 심지어 구성원 간 갈등이 야기되기도 하지요. 


링겔만(Ringelmann)은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을 꼬집은 바 있습니다. 줄다리기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 그만큼 힘의 총합 또한 증가하는 것이 당연할 텐데, 실험 결과는 이런 상식을 정면으로 배반했습니다.

링겔만(Ringelmann)은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을 꼬집은 바 있다 ©pixabay

사람 수의 증가와 힘의 총합이 비례하기는커녕 총인원의 수에도 못 미치는 힘의 크기가 측정된 것입니다. 누군가는 집단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힘을 덜 썼다는 것이지요.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란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의 공헌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이런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기업이나 정부조직은 물론이고 동아리나 조별 프로젝트 등 우리 일상생활의 여러 활동영역에도 적잖은 고민을 던져주는 개념입니다. 법의 테두리 바깥에서 암약하는 마약조직이나 폭력조직 등에 종사(?)하는 관계자들도 링겔만 효과에 대하여 심사숙려(深思熟慮)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왕이면 하루빨리 개과천선하는 게 좋겠네요.


링겔만 효과가 아닌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우리는 각자 속한 팀 또는 조직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각종 그룹 프로젝트에서 고결한 자기희생과 이타적 헌신으로 남들보다 갑절의 노력을 경주하는 이들에게 이 짧은 칼럼을 바칩니다. 


칼럼 원문 : http://kor.theasian.asia/archives/17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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