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리 막국수 김윤정 대표(@롯데유통군 서비스 콘서트 : 리테일 테마톡)
요즘 우리는 가끔 거대한 브랜드보다 작은 가게가 건네는 작은 가게가 건네는 한 그릇의 진심에서 더 깊은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고기리막국수는 그런 깨달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강의에 앞서 10여 년 전 고기리 작은 가게에 막국수를 먹으러 갔던 기억이 떠올라 더욱 기대되는 강의였다.
고기리막국수’의 김윤정 대표는 1년에 막국수를 280그릇 먹는 사람이다. 손님이 떠난 뒤 직접 의자에 앉아 같은 막국수를 먹어보는 일도 일상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늘 묻는다. “왜 갈 때마다 맛이 다를까?”
막국수의 맛이 흔들리는 이유를 찾기 위해 그는 계량화·표준화에 몰두했다. 작은 가게일수록 더 치열하게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 기준은 믹국수를 향한 ‘진심’이었다.
매일 반죽 기계를 세척하고, 직원의 동선을 세심히 설계하며,‘손님을 향한 마음’을 음식에 담는다.
그의 가게에는 남다른 메뉴가 있다. 추가 사리 반값 그리고, 아기막국수 무료
추가 사리는 본품과 같은 양이지만 가격은 절반. 또한 국수가 거의 비어갈 때쯤, “지금 드리면 맛이 이어지겠다” 싶은 순간에 맞춰 추가 사리를 바로 내어준다. 처음 한 입의 감동을 끝까지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작지만 커다란 배려. 그 배려가 이 집의 맛을 완성한다.
또 하나, 아기국수 무료 서비스.
" 아기막국수는 무료입니다. 엄마 몫의 국수를 아기한테 매운기 헹구랴 자르랴 나누어 주다 보면 국수 다 붇습니다. 제가 아이들 키울 때 그랬습니다. 국숫집에서는 엄마도 아빠도 편안하게 드세요
아주 예전에, 아이가 두세 살쯤 되었을 때 고기리막국수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작은 그릇의 막국수를 아이가 정말 맛있게 먹던 모습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때 나는 단순히 “아, 참 따뜻한 집이네” 정도의 인상만 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김윤정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그 시절이 떠올랐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외식하면 늘 정신없고, 좌불안석이고,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그 시간들....
‘부모의 고단함을 이해하는 마음’에서 나온 서비스였구나 하는 맘에 감동이 밀려왔다. 그는 말한다.
“손님은 허기를 채우러 오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만들러 오는 거예요.”
식당에서 쓰이는 언어는 단순한 공지나 안내가 아니라, 그 공간의 태도와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얼굴과도 같다. 말을 생략하지 않고, '바른 존댓말'을 사용하는 등의 소소한 말들 속에서 ‘이곳은 손님을 존중하는 곳’이라는 안심을 얻게 된다. 바른 존댓말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브랜드의 품질이 된다.
고기리 막국수는 ‘이름을 불러드리는 식당’을 지향한다.
숫자로 호명되면 ‘손님’이 아니라 그저 흐르는 고객 중 한 명이 된다.
하지만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그 식당은 손님을 ‘한 사람’으로 받아들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경험, 그 작은 차이가 결국 맛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사람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세상에 유일한 단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마음이었습니다
눈앞의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고자 하는 것.
그에게 성공이란 매출 곡선이 아니라 손님 마음속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았는가로 정의된다
성공이란 매출이 아니라, 손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진심과 철학이 쌓여 광고비 0원으로도 자발적 리뷰 1만 건 이상을 만든 힘이 된 것이다.
개업 초기부터 찾아주시는 단골손님이 오시면 주방에 있던 남자 대표님이 직접 나와 반갑게 인사하는 집. 이곳은 음식을 파는 곳을 넘어 사람을 대하는 마음으로 운영되는 공간인 것이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앞의 일을 좋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짜 열정이라고 말한다. 또한 매일매일의 작은 루틴에 담긴 진심이 반복될 때 비로소 힘을 가지고, 브랜드가 된다.
2016년쯤, 수요미식회를 보고 처음 고기리를 찾아갔던 날이 아직도 선명하다. 고기리 좁은 길을 지나 지나 도착한 작은 가게에서 맛본 한 그릇의 막국수는 입 안보다 마음에 더 오래 남는 감동이었다. 화려하지 않고, 과장하지 않고, 그저 ‘한 명의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일에 집중하는 식당.
그때의 작은 가게는 이제 규모가 큰 맛집이 되었지만 김윤정 대표의 진심의 원칙만은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아 너무 반가운 강의였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