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뺄 결심 (1)

나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by Diamond head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 했던가. 난 지혜로움과 인자함을 포기하고 산 지 9년이 되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적지 않은 충격의 현실생활을 견디어 내며 먹는 것으로 욕구를 채워왔다. 난 먹는 거에 진심이라는 어디에서 온지 모르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채 단 한 끼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엊그제였다. 늘 그자리에 있어 왔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체중계에 올라가 보고 싶은게 아닌가. 그리고 나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9년이 넘어가는 미결사건이 내 머리를 내리쳤다. 난 무엇을 자제할 줄 아는가. 난 현실을 얼마나 무서워한 것인가. 나 원래 이랬던가. 나 계속 이래도 좋을까 등등등 어린아이같은 유치한 감정들이 마음을 졸여왔다. 어린 아이가 우유를 엎질러 놓고 어떻게 어떻게 호들갑 떠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성인이니 마음을 가다듬고 뭐가 문제인지(사실 늘 알고 있는것임) 따져보기 시작했다. 문제파악, 심각성 인지, 해결방안 모색, 행동에 옮기기 순서의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밟아가기로 했다.


[문제 해결의 6단계(Problem Solving Process)] 출처: https://vivahkt.tistory.com/122

1단계: 문제의 확인과 선정

- 변화시키고자 하는 문제의 선정과 구체적인 표현

2단계: 문제의 원인 분석

- 가장 중요한 원인 3가지 정리

3단계: 가능성 있는 해결안 도출

- 실행 가능한 범위의 해결안 모색

4단계: 해결안의 선정 및 계획수립

- 문제해결을 위한 최상의 아이디어 결정과 실행계획수립

5단계: 해결안의 실행

- Action

6단계: 해결안의 평가


1단계: 살찜

- 9년간 출산(노산)을 핑계로 난 20키로가 쪘다고 고백한다.

2단계: 많이 먹음. 움직이지 않음(기본아닌가) 어쨌든 병은 없음.

- 1. 난 많이 먹어왔다.

2. 맛있는거에 집착한다(요리가 직업인 사람이지만 먹는게 좋아 요리를 하게 됨).

3. 움직이지 않는다. 날씬하던 시절(요리하던 시절 전)에도 많이 먹어서 주변사람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때는 미친듯이 움직이고 걸어다니고 관리하고 예쁜옷을 입기위해 노력했었다. 지금은 편한 옷만 입는다. 하지만 예전 옷은 버리지 못했다.

3단계: 적게먹기 많이 움직이기(전 인류가 아는 살빼기의 비밀) 나를 믿지 말고 강제성을 동원하자.

- 나의 식욕을 현재 상황에서 내 자신에게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라는 결론==>

식욕 억제를 위한 한방치료 선정

- 갑자기 무리한 운동 계획은 육아때문에 불가능이며, 나를 못믿겠다==>

생활속에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가기(나중에 글을 쓸 계획이지만, Atomic Habit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이란 책에 나오는 요령을 접목시켜 생활에 녹여내어 습관으로 만들기로 결심).

4단계: 한방의 도움, 가벼운 운동의 습관화

검색해서 나온 한방 젤리를 취급하는 집과 가까운 규림 한의원을 선택함.

요가등록(예전에 항상 가던 아주 힘든 요가)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한다.

스튜디오(나만의 쿠킹스튜디오가 집에서 10분거리에 있지만, 당당히 자차로 이동해왔음) 출퇴근시==>

걸어서 동산을 넘어서 가기(20분정도면 충분)

5단계: 잠실의 규림 한의원 방문하여 한방 입맛제로젤리 구입.

9월1일부터 월/목은 지하철타고 버스타고 요가가기.

ACTION! ACTION! ACTION!


젤리 한 포 먹으니 와이리 가슴이 두근거리는건가......

다이어트 식으로 인스타에서 본 월남쌈 김밥을 준비한다.


이렇게 난 살 뺄 결심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