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뺄 결심 (2)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by Diamond head

살 뺄 결심을 하고, 3일이 지나고, 9월의 첫 날이 되고, 난 1년 반이 넘게 활짝 한 번 펴보지 않았던 몸을 쭉쭉 펴기 시작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연세대학교 평생교육원 이윤재관에 도착했다. 3분 남짓한 오르막 길은 요가수업 시작도 전에 나의 에너지를 고갈시켜버린다. 1년 반 전에 같이 수업을 들었던 분들은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서 유연한 몸매를 자랑하고들 있었다. 그보다 내 뇌리를 스친 것은 그들의 밝은 모습이었다. 아 이런 밝은 얼굴들은 얼마만인가. 난 낯선 사람들과 필수 대화만을 하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내 자신을 고립 시키며 10분 이상의 거리를 나서지 못했던 것이었다.


크게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일들만의 연속인 삶을 살아 온 것이었다. 월요일이 되면 바쁘고 화요일이 되면 조금 여유있고, 수요일은 아이가 빨리 오는 날이니 집에서 아이 기다리고, 목요일엔 아이가 학원가는 날이니 대기하고, 금요일엔 아이 데리고 수영장을 가야하나 고민하고, 토요일엔 아이 음악학원이 끝나면 교보문고를 가야하나 계획세우고, 일요일엔 아이 운동시키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모임에 갈 때면, 불편하지 않은 옷을 고민해 골라 입고 나가, 모두의 의견에 동의하고(난 의견을 가질 두뇌 힘이 없었다) 빙긋이 웃다가 집에오고.


좋은 엄마? 무슨 말인가? 누가 정하는 건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순간 나 자신을 잊어버리는 것인거늘...


9월의 둘 째 날, 아침의 선선한 공기에 가을이 다가옴을 느낀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노트북과 점심 도시락을 들고(다이어트 입맛 제로 젤리포함) 자전거(물론, 스로틀 기능이 있는 전기 자전거임)를 탈까 잠시 고민하다가 슬슬 걸어서 쿠킹스튜디오로 출근을 한다.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나를 일으켜 세워본다.


*다이어트 도시락 만들기 (채썰고 장보고(요즘 채소 너무 비싸다) 다 뒤로하고, 우선은 냉털로 간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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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용 김, 라이스페이퍼, 냉장고에 있는 무엇이든


표고버섯, 가지, 오이, 게맛살, 깻잎, 할라피뇨 피클

1. 라이스 페이퍼 16센티, 김밥 김은 1/4로 잘라 준비

2. 재료 썰기: 표고버섯(채썰기) 가지와 오이는 게맛살 길이에 맞춰 썰기, 맛살은 길게 반등분

3. 표고버섯과 가지는 살짝 올리브 오일에 볶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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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는 깻잎으로 돌돌말고 나머지 재료는 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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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페이퍼 돌돌말고 마무리는 끝에 붙여진 김으로

4. 김과 물에 살짝 퐁당했던 라이스 페이퍼끝을 맞춰 모든 재료를 넣고 돌돌 말아주기

5. 기호에 맞게 땅콩 소스(땅콩버터, 올리브오일, 간장, 마요네즈 섞어서) 혹은 할라피뇨 피클이 심심함 잡아주니 소스 없어도 상큼

*땅콩버터와 할라피뇨 피클은 홍성에서 농사지어서 보내주신 것으로 냉장고에서 푹 쉬고 있었던 것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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