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눈이 필요해
글을 쓰고 나면 아무리 보아도 고칠 데가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보면 신기하게 고칠 곳이 나타난다. 맞춤법, 띄어쓰기, 문법, 어법 오류, 문장 주술 호응도 안 맞고 문맥상 어색한 표현들이 나타난다. 그게 왜 이 글을 쓴 나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까.
역량이 쌓이면 물론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다. 예전에는 글을 쓰고 나서 틀린 데가 안 보였지만,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면 실력이 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러기 전에 내 글을 교정 교열해줄 사람이 있으면 참으로 행운이다. 그렇지만 그런 행운은 많지 않다. 원래 교정 교열은 출판사의 기본 업무인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작가가 교정 교열도 직접 보는 추세다. 그리고 작가가 원고를 보낼 때는 지금 바로 인쇄해도 좋다는 단계까지 끝을 내서 보내야 한다. 그렇기에 교정 교열 능력은 필수다.
'하지만 제 눈에는 틀린 데가 안보여요 선생님 엉엉'
'처음엔 다 그래... (토닥토닥)'
교정 교열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직접 해보는 것이 제일 좋다. 다른 사람의 글을 고쳐보는 것이다. 내가 글쓰기를 가르칠 때 쓰던 방법이기도 하다. 학생들끼리 글을 바꾸어 보고, 직접 교정 교열과 첨삭까지 시켰다. 제법 효과가 있었다.
뉴스 칼럼이나 신문 기사도 요즘 틀린 곳이 많다. 교열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신문사 교열부는 아주 치열한 부서였다. 인쇄 직전까지 틀린 곳을 모조리 잡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불을 켜고 틀린 데를 찾았다. 지금은 없어졌다. 디지털화된 뉴스 기사는 틀리면 나중에라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뉴스 기사나,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 그냥 보지 말고, 틀린 곳을 찾으면서 보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그렇게 틈나는대로 다른 사람의 글을 교정 교열하다보면 내 글을 쓸 때의 실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원래 사람은 내 눈 안의 장작개비보다 남의 눈 티끌이 잘 보인다. 그러니 남의 눈 티끌찾기부터 연습하면 나중에는 내 눈의 장작이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