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삽시다
'나에게 재능이 있을까?'
글을 쓰다 보면 누구나 부딪치는 질문이다. 쓰다가 지쳐서 아 나는 재능이 없나보다,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
사실 재능이란 상대적인 개념이다. 누군가는 언어와 스토리, 이미지에 대한 선천적인 감각을 타고난다. 특히 음악과 미술, 스포츠에서 선천적인 특징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는 게 이미 알려진 과학적 사실이다. 예술 계통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타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음악 분야에서 선천적인 재능은 어느 정도 정설로 통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문학은 어떨까.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문학적 재능의 특성은 무엇일까? 경험을 기반삼아 대강 생각해 보았다.
1. 감정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 감정이 메마르면 당연히 예술 활동은 어렵다. 이 특징은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보다 내면에서 얼마나 풍부하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2. 호기심이 많고 한 번 품은 질문에 오래 집중한다
: 이것은 학문적, 지적 재능과도 통하는 부분인데, 글쓰기와 문학도 엄연히 지적 활동이다. 호기심, 탐구심이 부족하면 지적 활동이 어렵다.
3. 혼자 있기 좋아하면서도 공감을 잘 한다
: 작가들은 대부분 내향적이지만 타인에 공감을 잘 한다. 그러면서도 사회성은 전반적으로 좀 떨어진다. 내 생각이지만, 내면에 집중하느라 에너지를 거의 다 소모해서 사회성에 사용할 기운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공감을 잘 하는게 사회성이 왜 떨어지느냐고? 의외로 공감과 사회성은 꼭 일치하는 개념은 아니다.
4. 독서를 좋아한다
: 유아 전문가들은 교육 여부와 별도로 책 좋아하는 아이들이 따로 있다는 걸 안다.
대략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생각되는 문학적 재능이라는 걸 정리해 보았는데, 사실 이러한 특징들은 열심히 하면 후천적으로도 기를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에 덧붙여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는 문학적 능력들을 생각해 보았다.
1. 체계성과 논리력
: 글쓰기 전반은 물론 문학적 글쓰기에서 체계성과 논리성은 중요하다. 의외로 감정은 논리적이다.
2. 표현력
: 개성있는 표현도 연습으로 가능하다. 나는 개성적인 표현이란 대개 두 가지 단계에서 나온다고 본다. 첫 번째는 오감이 범벅된 체험이고, 두 번째는 그 체험을 자기만의 시각으로 다시 보는 것이다. 나는 주로 첫 번째부터 많이 하기를 권한다.
3. 마이너리티가 되기
: 미안한 말씀이지만, 주류와 우파 진영에는 볼 만한 문학작품이 별로 없다. 주류나 우파의 관점은 우리가 이미 잘 아는 것들이고, 그렇기에 진부하고 재미가 없다. 이미 다 아는 얘긴데 새롭고재미있고 흥분되는 요소를 짜내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작가들이 일부러 탄압받는 사람들이 모이는 현장에 가고 그러는게 꼭 좌파라서가 아니다. 세상을 계속 다른 시선으로 보는 연습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본인의 손발이 좀 편한 상태라면, 불편한 상태에 일부러 자신을 놓아보면서 다른 시선을 확보해보기 바란다. 포도는 햇빛과 서리에 번갈아 당하면서(?) 맛있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