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제 값에 팔리지 않은 날, 같이 죽는 행복하고 멋진 계획
혜 : 오빠는 나보다 하루 늦게 죽어
아니 근데 혼자 죽기도 무서울거 같아.
같은 날에 죽으면 좋겠다.
성 : 그럼 죽고 싶은 날 이과수 폭포 가서 같이 뛰어내리자.
혜 : 물에 빠져 죽는 게 제일 힘들다던데,
성 : 거기서 죽는 건 익사가 아니라 추락사야.
근데 나 다이빙 할 줄 아니까 막 잘 추락해서 다시 혼자 살면 어떡하지.
혜 : 내가 전에 죽는 걸 부러워했던 적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는데,
스쿠버하는 유명한 여자가 다름 없이 스쿠버 하러 들어갔다가 바다에서 죽었어.
사실 죽었다기보다 바다에서 나오지 않은 거니까
엄연하게는 죽은 게 아니라 실종인거지.
성 : 우와, 엄청 좋다 그거.
혜 : 진짜 어떤 바다에 들어가서 보면 여기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이 들만큼 예뻐.
성 : 같이 죽고 싶은 바다 찾아서 우리 서로 산소통 잠궈주면 되겠네.
혜 : 거기서 죽거나, 어쩌면 어딘가에 빠져서 새로 살게 될 지도 모르니까.
어디 미지의 바다로 깊이 들어가니 용궁같은 게 있어서 우리 거기서 또 같이 사는거야.
성 : 진짜 멋지다. 스쿠버 배워야겠네.
혜 : 응 다들 죽으면 하늘로 가는데 우리는 바다로 가는거지.
성 : 나 같이 죽어도 돼? 그렇게 자기랑 같이 죽을 수 있는거야?
혜 : 응 당연하지.
성 : 고마워. 그럼 그때까지 우리 이렇게 같이 살다가 같이 죽자.
2017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