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차
오늘은 둘이 아닌 셋이다. 마침 같은 시기에 샌디에고를 여행하는 친구를 아침 일찍 픽업하고 씨월드로 향한다. 씨월드에서도 나와 내 친구를 편하게 해주려 애쓰는 그. 기특하고 고맙다. 흐렸던 날씨가 맑게 개인다. 동물을 좋아하는 그인데 우리를 신경쓰느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안쓰럽다. 씨월드에서 나와 이른 저녁을 먹으러 필스바베큐로 향한다. 맛있다. 그와 먹어서 더욱더. 친구를 숙소에 내려주고 우리도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가 나에게 반지를 꺼내보인다. 원래는 리노 가는 길에 사막에서 별을 보며 나에게 주고싶었다며 꺼내든 반지. 아직 비싼 걸 사주진 못해도 이걸로 결혼을 전제로 만나줄 수 있겠냐고 묻는다. 비싼 것도 아니고 디자인도 투박한 반지이지만, 서툴지만 예쁜 그의 마음을 닮아 있다. 당장 반지를 받아들고 그에게 키스한다. 티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사실 나도 꽤 떨리는 마음이다. 그의 떨리는 숨소리를 느껴서일까. 이렇게 우리는 인생의 또다른 챕터로 들어선다. 숙소로 돌아와 꽤 오래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사랑을 속삭인다. 그리고 손을 잡고 동네 한바퀴 산책에 나선다. 그와 한국에 있을때도 이렇게 손잡고 산책을 했었는데. 둘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며 걷는 게 나에겐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그와 함께한 오늘도 나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