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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Dec 21. 2023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수박 같은 여자예요.
겉은 딱딱해서 쉽게 대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속은 부드럽고 눈물도 많아요.
때론 작은 충격에도 마음이 갈라지는 여린 사람이지요.
그러니 나를 대할 때는 톡톡톡 잘 다독여줘요.
얼굴색이 괜찮은지도 살펴주고요.
그러면 최상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나는 분리수거함 같은 여자예요.
감정이 뒤죽박죽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자신의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여서 분류하길 원하죠.
가끔은 정의 내리지 못하는 감정을 구분하느라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요.
행여나 나를 당신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할 생각은 말아줘요.
내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차니까요.

나는 겨울 왕국의 엘사 같은 여자예요.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일시에 얼려버릴 수 있는 차가운 여자죠.
오해는 말아요.
낮가림이 심해서 그런 거니까요.
이런 나를 바꿀 수 있는 건 당신의 온기에요.
당신만이 내 심장을 녹일 수 있어요.
그러니 부디 나를 대할 때는
온화한 미소와 다정한 말을 잊지말아요.



#나로말할것같으면 #분리수거함 #수박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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