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잔인한 달이다.
그날은 예수의 탄생 전야로 모두가 들떠 있었다.
그녀는 그들과는 동떨어진 세상에 고립되어 있었다.
몇 해 전 그 날,
갑작스러운 칼바람이 날아들었다.
그녀는 외투도 없이 온몸으로 바람을 받아내며
겨우겨우 앞으로 나아갔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바람이 멎고
따뜻한 햇살이 그녀의 차가운 몸을 녹여주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영원한 봄은 허락되지 않았다.
다시 혹독한 한파와 함께 눈보라가 몰아쳤다.
허허벌판 눈 속에 갇혀 몸부림치던 그녀는
끝내 그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남겨진 이들은
각자의 슬픔을 감당하며
잔인한 12월을 맞이하고 떠나보낸다.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