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막이 내렸다.
누군가는 꽃이 졌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강을 건넜다고 말하는
공연 시간이 한참 남은 줄 알았다
이토록 빨리
이토록 느닷없이
막이 내리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는데
적막이 처연히 내려앉은 공연장에서
우두커니 기다린다
누군가의 실수로 막이 잘못 내려온 건 아닐까
공연이 이어지진 않을까
커튼콜에 응답이라도 하지 않을까
막다른 희망을 품고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듯
매섭게 드리워진 장막은 어설픈 흔들림조차 없다
적막 속에 부유하는 후회의 입자들
정적 속에 부서지는 눈물 조각들
#꽃이지다 #막이내리다 #후회는언제나뒤늦다 #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