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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10. 2024

받아들여요, 이제 그만


인생의 막이 내렸다.

누군가는 꽃이 졌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강을 건넜다고 말하는 

    

공연 시간이 한참 남은 줄 알았다

이토록 빨리

이토록 느닷없이

막이 내리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는데
 

적막이 처연히 내려앉은 공연장에서 

우두커니 기다린다

누군가의 실수로 막이 잘못 내려온 건 아닐까

공연이 이어지진 않을까

커튼콜에 응답이라도 하지 않을까

막다른 희망을 품고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듯 

매섭게 드리워진 장막은 어설픈 흔들림조차 없다

적막 속에 부유하는 후회의 입자들

정적 속에 부서지는 눈물 조각들



#꽃이지다 #막이내리다 #후회는언제나뒤늦다 #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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