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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Sep 14. 2024

두(頭) 대리의 부재로 휴점합니다


“두(頭) 대리 나랑 얘기 좀 하자. 이리 앉아 봐.”

“무슨 얘기요?”

“두 대리 요즘 뭔 일 있어? 일에 집중을 못 하는 것 같아. 기획안 낸 건 다 시원찮고. 아이디어가 기존 것과 별반 차이가 없잖아. 뭐 좀 참신한 거 없어?”

“사장님, 일도 상태 봐가며 시키셔야죠. 맨날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뭐가 떠오르나요? 운동할 시간이 있어요, 아니면 새로운 걸 보고 듣고 즐길 시간이 있길 해요? 먹는 건 또 어떻고요. 저도 에너지가 있어야 뭘 생각하든 하죠.

“뭘 새삼스럽게. 같은 환경에서도 그동안 잘 해왔잖아.”

“그러니까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 생활 더는 못하겠으니 그리 아세요.”

“아, 왜 그러나? 이번만 잘 넘기면 내가 휴가 줄게. 응? 두 대리가 나 좀 도와줘.”     


요즘 두 대리가 맥을 통 못 추는 관계로 기획 회의에서 건질 게 없다. 더위 때문인지, 아이디어가 바닥나서인지 알 수 없다. 사장은 고민이 깊어진다.     


‘그동안 다 쓴 치약 튜브를 마지막 한 톨까지 남김없이 짜내듯 그렇게 머리를 쥐어 짜내왔다고 하는데. 그래, 힘들 만도 하지. 힘들다는 걸 어르고 달래서 꾸역꾸역 달려온 게 벌써 몇 달째인가. 성격상 약속은 꼭 지켜야 하니 그동안 책임감으로 버텼을 텐데. 아무래도 이참에 잠시 쉬게 해줘야 하나?’     


“두 대리, 많이 힘들어?”

“아시면서 뭘 자꾸 물어보세요...”

“그래, 알지. 그래서 말인데... 휴가 줄게, 일주일 푹 쉬다 와.”

“일주일이요? 너무 짧아요...”

“지금 상황이 더는 힘들어. 자네도 알잖아. 대신 일주일을 한 달처럼 놀면 되잖아.”

“그게 뭐예요?.... 암튼 그럼 저 일주일 쉬어요. 쉬는 동안 전화도 문자도 사절입니다. 아시겠죠?”

“그래, 괴롭히지 않을 테니 푹 쉬어. 쉬고 와서는 다시 열심히 일해야 해.”     


그렇게 사장은 일주일 휴가로 두 대리와 계속되는 갈등 상황을 모면했다. 겨우 위기를 넘겼을 뿐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두 대리가 푹 쉬고 좋은 컨디션을 회복해서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를 뽑아내 주길 그저 바랄 뿐이다. 두 대리의 공석으로 ‘카카오브런치 혜윰지점’은 다음 주 휴점이다.   

  

“두 대리, 고객들에게 휴점 안내하는 거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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