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의 E 성향은 고독하지 않을 것 같다는 착각
'고독사'
한 번쯤은 뉴스에서 들어봤을 법한 단어.
'고독생'
이 단어는 낯설지도 모르겠다.
'Daum' 사이트에서 '고독생'을 검색하면 '주로 1인 가구가 가족이나 이웃 간의 왕래 없이 홀로 사는 일.'이라고 나온다.
나는 1인 가구로 살아본 경험이 없다.
언젠가 꼭 한번 독립을 해서 혼자 살고 싶었는데, 내 인생에 그런 기회는 아직 없었다.
가족과 함께 지내다 결혼을 해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내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많았다.
가족과 부대끼며 지내는 건 물론이고, 유치원에서, 학원에서, 학교에서 늘 친구들 사이에 내가 있었다.
그런데 나는 혼자 사는 사람만 느낄 것만 같은 이 고독감을 어릴 때부터 느끼며 살아왔다.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고, 회사 생활을 하며 또다시 사람들 속에서 고독과는 멀어 보이는 사람으로 살아왔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었을 것 같았음에도 나는 사람들 속에서 고독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그건 결혼을 해서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살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인생 계획에 현모양처는 없었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적당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결혼을 하면 또 적당한 때에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막연함이, 나에겐 뿌리 깊은 나무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계획한 나이에 결혼을 하고 계획하지 못했던 이혼을 한 나의 친한 친구는 나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결혼할 시기라고들 하는 때에 맞춰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만나는 남자가 결혼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드는 남자라면 결혼을 해.'
결혼하자는 나의 말에 당시 남자친구이자 현 남편은 나에게 '결혼을 도피처로 여기지 말았으면 해'라고 말했다.
나에게 결혼은 고독으로부터의 도피처였을까?
그렇지만 결혼을 하고 시작된 신혼 때에도, 아이와 함께 살게 된 후로도 나는 고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워킹맘으로 살다가 어느 날 나에게 악마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리고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나에게 고독은 더 이상 벗어나야 할 것이 아닌, 함께 해야 할 벗으로 내 곁에 머물게 되었다.
일상 고독 속에 행복을 느끼며 살게 된 나의 여정을 함께 해주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