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Drop a Tear - Anthony Lazaro'
'Life Could Be so simple - Anthony Lazaro'
'Someone Like You - Anthony Lazaro'
'Love Letter - Anthony Lazaro, Sarah Kang'
Sarah Kang의 노래를 듣다가 찾아보게 된 Anthony Lazaro의 곡들이 좋아서 휘케치북 추천곡으로 가져왔습니다.
부드럽고, 나른하고, 매끄러운 목소리.
Anthony Lazaro의 곡을 검색해서 들은 것은 처음인데도
Love Letter곡을 통해 충분히 귀에 익은 목소리가 낯설지 않고 편안합니다.
매력이 또렷한데도 연달아 들으니 이 노래인가 저 노래 인가 구분되지 않지만 마음에 거슬림이 없는 목소리가 좋아 글을 쓰는 내내 듣습니다.
한차례 흐린 날이 가고 미세먼지가 사라지자 드러난 가을 하늘은 구름 없이 새파랗고
한편으로 뉘어가는 햇볕은 샛노래서 그 색감을 집안에서 보는 것을 버티지 못하고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봄 여름의 해와 다른 방향으로 지는 가을 겨울의 해는 망원동을 기준으로는 남쪽에 가까워서 자전거를 동쪽 여의도로 밟으나 서쪽 난지로 밟으나 어느 쪽으로든 석양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길가에 갈대인가 억새인가 늘 헷갈리는 (아마도 억새)것의 희고 탐스러움을 손으로 쓰다듬고 한바탕 한강변을 달린 뒤 카페에 자전거를 세웁니다.
해는 벌써 반대쪽 강변의 건물 뒤편으로 모습을 감췄고 부드러운 석양만이 남아 하늘을 물들이는데
그마저도 금세 짙푸른 남색으로 이내 어둠으로 바뀌어 갑니다.
한강물의 수많은 파랑마다 어딘가의 불빛이 아른거립니다.
어둠은 보지 못한 다는 것에서 근본적인 두려움을 가져오는데
깜깜한 산속을 혼자 헤매는 것만큼
짙어 어느 것도 투영되지 않는 물속도 무섭습니다.
언젠가 라미 선배가 어둠 속에서 하는 심야 다이빙이 매력적이라고 한 말에
그것이 무엇인지 감히 상상하지 못하다가
다이빙을 배우고 나서야 바다로 가서 어둠 속의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달빛과 별빛 만으로는 어느 것도 밝히지 못하는 그 막막한 어둠 속에서 소리마저 지워지고 나는 모든 것이 막막했습니다.
함께 들어간 다이버들의 조명이 지나치는 빛줄기와 손짓 한 번에 빛나는 수천 개의 플랑크톤이 명멸하는 동안에도 나는 그 막막함이 달갑지 않았습니다.
단지 누군가의 존재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이 빛이었습니다.
세상을 사는 동안도 그렇습니다.
나에게 어둠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 어둠 속에 나 혼자라는 사실이 두려웠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