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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그리움을 찾아서...

연인 사이에 미래의 약속을 하고 두오모에 가고 싶게 만든 영화

by 무적스팸

'냉정과 열정사이'冷靜と情熱のあいだ, 2003 그리움을 찾아서...

인간이 열정적 사랑을 품으면 독이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열정이 아니라 냉정으로 돌아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츠치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에 의해 쓰여진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책은 사랑에 대한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을 각각 2권으로 나눠서 쓴 사랑 이야기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묘사와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던 책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책을 감명(!)깊게 봤던 기억을 간직한 채 본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합니다.


피렌체에서 중세회화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준세이(타케노우치 유타카 분)는 서른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함께 하자던, 헤어졌으나 아직도 사랑하는 여인 아오이(진혜림 분)와의 약속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와 그런 약속을 했던 아오이는 밀라노 보석상에서 일을 하면서 무미건조하게 살아가죠. 준세이는 오해가 있어 헤어졌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아오이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아오이의 곁에는 다른 남자가 있습니다.


준세이가 다른 남자와 있는 아오이에게 물어봅니다.


"지금 행복하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있는 것을 보고 행복하냐고 물어본다는 건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참 잔인한 질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잔인한 질문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 또한 잔인한 대답이고요. 그들은 또 한번 서로에게 잔인한 상처를 줍니다.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준세이와 아오이는 이제 서로에게 냉정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열정과 냉정 사이에는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그리움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두오모 대성당에서 만나기로 한 10년 전의 약속을 통해서 말입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시간이 멈춰버립니다. 그게 10년이든 20년이든 시간의 개념이 없어집니다. 그 사랑을 했던 순간만 기억 날 뿐입니다. 그리고 공간도 없어집니다. 피렌체, 밀라노, 도쿄에 각각 살고 있을 때도 마음은 이미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두오모 대성당에 가있으니까요.


어느 곳이든 언제나 함께 하는 느낌, 바로 그것이 사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시공간을 초월해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OST 'The Whole Nine Y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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