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 수레가 움직이려면...
영화 '공자'의 첫번째 이야기..
공자-춘추전국시대(孔子: Confucius, 2010) '말을 끌어 당긴다고 수레가 움직이나...'
극기복례克己復禮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에 따르는 삶이
곧 인(仁)이다"
위의 말을 가장 중시했던 '공자'의 삶을 살펴볼 기회를 영화를 통해서 만났습니다.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공자의 성인된 후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천하통일을 위한 열망으로 전쟁이 난무하던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왕 ‘노정공’은 당대 최고의 책략가 공자(주윤발 분)를 등용해 무너져가는 왕권의 부활을 노립니다.
뛰어난 지략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수많은 전쟁과 내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노나라를 구하는 공자!
그러나, 혼란의 시대였던 당시 끝없는 전쟁 속 공자를 탐하는 많은 나라와 그를 시기하는 무리들을 보고 공자는 떠돌이 생활을 시작합니다.
"법이 무서워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지키게 되길 바랍니다"
영화 속에서 나온 말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사람을 중시하고 무엇보다 인, 예를 중시했던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에서 기억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공자가 노나라 왕에게서 버림(?)받고 집을 떠나는 데 비가 한없이 내렸습니다. 그때, 수레가 바위에 걸려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자 공자는 수레를 끌고 있던 말을 계속 끌어서 수레를 움직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수레바퀴를 막고 있는 바위는 너무 커서 수레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공자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빗물 속에서 소탕하게 웃기 시작합니다.
수레가 돌에 걸려서 못가는 건데, 말한테 계속 움직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 누구나 수레의 바위가 문제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말만 보고 있으면, 그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하게 됩니다. 공자는 왕을 움직여서 세상을 나아지게 하려고 했지만, 왕을 섬기는 신하들이 세상이 나아지게 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왕도 결국 움직일 수 없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 뭔가 바꾸기 위해 움직이지만, 뒤의 문제는 알지 못하고 앞에 가는 말만 움직이려고 하는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겨울, 얼음이 된 강 위를 건너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얼음이 녹기 전에 그 강을 건너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얼음이 깨지자,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연구한 자료들이 물에 빠집니다. 안회도 같이 물에 빠지지요. 공자는 안회가 빨리 물에서 나오길 바라지만, 안회는 물에 빠진 문서들을 건져내기 위해 계속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합니다. 한겨울에 말입니다.
처음에는 중요한 스승의 문서를 참 아끼는 구나 생각했다가 공자가 한쪽에서 얼른 나오라고 안회에게 말하는 것을 보며 그 문서보다도 안회를 더 생각하는 스승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안회는 찬물에 너무 오래 있어서 살아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스승인 공자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그 문서들 보다 분명히 중요했을 것을 안회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고 기특하지만, 스승의 뜻을 더 명확히 알았다면 문서를 꺼내다가 죽는 상황은 안생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한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그 누군가가 원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고, 특히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이일 때는 더욱더 그 마음이 원하는 것을 위해 행동해 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공자'는 부분 부분 깨닫게 해주는 장면들이 있던 반면, 전체적으로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영화는 지루했습니다.
그래도 공자의 삶의 엿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미인과 공자가 만난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