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함께 해외여행을 준비한다면

26개월 아기와 상하이 & 쑤저우 자유 여행하기

by 티타임

요즘 신혼부부들은 아기를 갖을 준비를 하면서 여러가지 걱정을 하지만 그 중에 하나가 앞으로 여행을 자주 못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아기를 갖는데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하죠. 이제 여행은 삶에서 떼레야 뗄 수 없는 일상이 된 겁니다. 아기를 낳기 전 태교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기가 태어나면 더 여행가기 힘들어질테니 지금이라도 가자는 심리가 반영된 거죠.


저도 온실 속처럼 습도가 90%이상이고 기온은 30도를 넘을 때 홍콩으로 태교 여행을 다녀왔고, 아이가 돌이 지나고서는 함께 마카오에 다녀왔어요. 지난 해에는 두돌을 보내고 상하이를 다녀왔습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모두 좋은 기억입니다. 특히 마카오는 다시 또 가고 싶을만큼 아주 좋았어요.


아기랑 여행가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기를 두고 가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다면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아기와 함께 여행을 즐기는 걸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요?

비행기 창문 밖 풍경은 언제봐도 설레입니다.
여행지 선정

아기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첫번째로 여행지 선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행지의 상황과 날씨 등에 따라서 여행의 전체적인 만족도가 달라지니까요.

아기와 함께 여행한다면 비행 시간은 3~4시간 정도가 적당할 거 같습니다. 비행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가 힘들어질테고 부모도 힘들어지긴 마찬가지니까요. 한국에서 비행기로 3~4시간 정도 간다면 중국(홍콩, 마카오), 대만, 일본, 러시아, 괌, 사이판 일 것 같네요.

저랑 남편은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신행이나 태교 여행, 그 뒤 여행리스트에도 휴양지를 올려놓지 않았을 만큼 앉아서 쉬는 것보다는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처럼 호기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지 선택이 더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죠.

사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만 없었다면 가까운 일본이 가장 좋을 겁니다. 가깝고 깨끗하고 치안도 안정적이고 음식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아기와 함께 먹기도 좋고요. 하지만 저는 후쿠시마 이후에 일본은 여행지에서 완전히 배제했기 때문에 나머지 선택지에서 골라합니다.

괌이나 사이판이 비행시간 4시간에 휴양지라서 많이 가지만, 저는 휴양과는 아니니까 또 배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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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남는 게 중국과 동남아, 러시아 등입니다. 매년 여행을 가을에서 겨울 즈음으로 잡다보니 러시아도 후보에서 제외됐고요. (이미 겨울일테니까요) 동남아는 비행시간이 6시간 정도라서 아직 시도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비행시간 3시간 내외의 중국 권역으로만 세 번 다녀왔네요. 워낙 넓고 문화가 다양해서 같은 중국 권역이지만 매번 다른 느낌이고, 여행 다녀오면 남는 것도 있어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지인 추천으로는 아기가 조금 커서 어린이가 되면 여름 휴가로 몽골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휴양지가 좋다면 괌이나 사이판, 저희처럼 구경하는 걸 좋아하신다면 홍콩이나 마카오, 대만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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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두번째로 중요한 점이 아이의 컨디션이죠. 아이의 컨디션을 가장 컨트롤할 수 없는 곳이 비행기 안이고요.

그래서 비행 시간은 되도록이면 짧고, 낮시간 대 운항하는 비행편을 찾아야 합니다. 요즘 저가 항공사에서 특가 항공권이 자주 뜨지만,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부모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티켓입니다. 대부분 특가 항공은 새벽 시간대나 저녁, 밤 늦은 시간대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튼튼한 어른들끼리 움직이는 거라면 밤 시간대 움직이면서 경비를 아끼는 게 좋겠지만, 아이와 여행할 때는 아이가 자는 시간, 노는 시간을 고려해 움직여야 하고, 너무 늦은 시간대에 움직이는 건 잠자리를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여행지를 상하이로 잡는데 사실 무엇보다 비행 시간과 출발, 도착 시간이 많은 좌우를 했어요. 항공은 갈 땐 동방항공, 올 땐 상하이 항공을 이용했습니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가량으로 여느 지방 가는 것보다 짧았고, 의자는 앞뒤옆 공간이 넓어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짧은 비행 시간임에도 기내식도 두번 다 나와서 그나마 비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가 24개월 미만이면 아마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요금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좌석도 없죠. 아이가 돌이 지나지 않았다면 대형 항공사의 경우에는 베시넷이라는 아기 바구니를 요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12~24개월 사이는 아이가 한창 뛰어다니면서 말귀는 다 알아듣지 못하는 상태라서 무릎에 앉히고 장시간을 여행한다는 게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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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아이가 24개월이 안됐을 때라 항공권은 구매하지 않고 무료로 탑승할 수 있어서 처음에는 좋아라 했습니다. 하지만 3시간의 길지 않은 비행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항공이었는데, 좌석이 매우 좁았고 아이를 위한 편의시설이 없어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돈을 더 주고라도 아이를 좌석에 앉혀가는 게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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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짜기 & 호텔 선정

아기와 함께 가는 여행지가 결정됐다면 코스를 짜야겠죠. 아기와 함께 여행한다면 동선을 단순화해야 합니다.아이가 낮잠을 잘 수도 있고, 많은 계획을 짜면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계획했던 곳을 대부분 갈 수 없기 때문이죠. 아니 사실 원하는 곳을 가서 구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일상을 떠나서 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잘 쉬다온다는 생각으로 떠나는 게 여행지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팁입니다.

서울로 예를 들자면 오전에 경복궁과 대림미술관, 점심은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거나 아기가 아직 쌩쌩하다면 통인시장을 둘러보면서 점심을 먹고 1시에서 2시 사이에 호텔에서 들어와서 엄마 아빠는 쉬면서 아기는 낮잠 잘 시간을 주는 겁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4시쯤 되면 10분 내외로 택시를 타거나 지하철 3~4정거장 거리에 있는 관광지를 한 군데 정도 찍고 오면 가장 적당할 거 같습니다. 호텔은 관광지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기저귀를 갈아야 하기도 하고 낮잠을 자거나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기면 바로 호텔로 들어와서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죠.
호텔은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지 않은 곳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조건에 딱 맞는 곳이 없어서 카펫이 깔려 있는 호텔로 갔습니다. 아이가 바닥을 기어다니거나 맨발로 걸어다니는 일이 많아서 카펫보다는 나무 바닥이나 대리석이 나을 것 같았거든요. 하는 수 없이 얇은 담요를 준비해 가서 바닥에 깔아두고 아이를 놀게 했습니다. 아이에게 침대 위에서만 놀라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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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필수 준비물은 상비약과 다량의 간식, 스티커북과 동영상(+플레이어)이죠. 저는 여기에 아기 숟가락과 포크, 밥그릇, 빨대컵, 가위를 챙겼습니다.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자유여행가이기에 식당에서 아기용 그릇과 숟가락, 포크를 요청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기와 첫 여행에서는 아무것도 안챙겨가서 조금 난감할 때도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유모차도 챙기시던데, 저희는 아이가 유모차에 앉지 않아서 못가져 갔습니다. 안고 다니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행기에서 쓸 유아용 헤드셋도 사갔습니다. 유아용 헤드셋의 1인자라고 할 수 있는 버디폰을 선택했고 모델은 인플라이트입니다. 3세 이상이라고 하는데...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씌워줬습니다. 비행 모드보다 더 소리가 작게 들리는 영아 모드로 해놓으면 소리가 정말 작게 들리긴 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유아용 헤드셋은 거의 못 쓴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인천~상하이 푸동 공항까지 비행 시간이 약 1시간 30분이었는데, 이륙과 착륙에 각각 20분 가량 소요됐고 항공사 측에서 철저하게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해 기기를 켤 수가 없었습니다. 고장난 아이폰에 동영상을 담아갔는데, 승무원에게 와이파이가 안된다고 얘기해도 무조건 전원을 꺼야한다고 하고, 전원을 끌 때까지 옆에 서서 기다려서 안 끌 수가 없습니다. 불편했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한 거니까 오히려 강력한 기준이 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륙이 끝나기만 기다렸는데, 이륙 후 항공 기류가 불안정하면 더 오랫동안 기기를 켤 수가 없었고, 안정을 되찾으면 바로 기내식이 제공됐습니다. 후다닥 기내식을 먹고 나서 동영상 좀 틀어줄만 하면 곧 착륙을 준비하는 멘트가 흘러나왔습니다.


날씨

11월의 상하이는 꽤 쌀쌀했던 기억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아 겨울이 좀 더 천천히 오겠지라는 희망으로 갔는데 밖에 오래 있기에는 조금 추웠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5일 동안 있었는데 어떤 날은 반팔을 입을 만큼 더웠다가 또 다음 날은 두툼한 잠바가 생각날 만큼 쌀쌀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정보가 없었던 탓인지 기대를 안하고 갔는데 상하이는 정말 반전이었어요. 가는 곳마다 너무나 아름다웠죠. 특이하고 아기자기한 골목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상하이를 꼭 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대도시지만 곳곳에 빈티지한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 많습니다. 도시 전체가 마치 영화 세트장 같았습니다.

특히 제 편견을 깼던 것 중 하나가 저 높디높은 건물입니다. 좀처럼 고층빌딩과 야경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상하이에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동방명주와 그 주변의 타워들은 정말 입을 벌리고 저절로 셔터를 누르게 하더군요. 저처럼 야경이나 높은 건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상하이의 높은 빌딩에는 매력을 느낄 거라고 봅니다.

이제 저희 아이는 24개월이 지나 세돌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 번 여행에는 좀 더 용기를 내서 동남아에 진출(?)한다던지, 그보다 더 멀리 가는 여행을 해보고 싶네요.

아기가 있어도 여행할 수 있습니다.

아기와 함께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준비는 철저하게 하고 마음은 내려놓는다면, 가족분들 모두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