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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Jun 24. 2021

예약과 리뷰는 사랑입니다.

예약 하나에도 울고 웃는다.

오픈 첫 달.

작은 공간에도 들어가는 초기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즐거웠다. 내가 쏟은 정성이 언젠가 나에게 기쁨을 주겠지.

6월은 오픈 첫 달이까.. 반응을 보는 거야 반응을..


처음엔 오픈 직후 문의가 많아서 설레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잖아? 라며.


그런데, 그 설렘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불안으로 바뀌었다. 평일에 한 타임, 주말에 한 타임. 예약이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동은 단 두건만 예약이 있는 날이 평균. 주말에는 두 타임 예약은 있기를 기대했는데!!


슬슬 똥줄이 타기 시작했다.

오픈하면 꼭 수업 들으러 오겠다던 지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깜깜무소식에 기분도 울적했다. 내가 고작 이 정도의 사람이었다니. 인생을 헛살았나. 아래층 드로잉 카페 그림집은 평일에도 예약이 줄줄 있었고, 주말에는 예약 없이 이용 불가일 정도로 바빴다. 나는 한 타임, 단 한 명의 고객이 있다면 전날부터 수업을 어떻게 할지 준비하고, 수업 내내 온갖 정성을 쏟는 고퀄리티 수업인데, 시간과 정성에 비해서 수입이 영… 망한 것 같았다.


프라이빗 요가 스튜디오가 매력이 없나? 아직은 너무 부담인가? 미용실이나 네일숍은 당일 예약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이용한다. 나는 요가도 그렇게 될 줄 알았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알아차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기를. 그것을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유능한(?) 선생님의 지도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련이 가능하도록.. 진정한 힐링!!!


일반 요가원의 그룹수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나에게 맞춰진 자세, 교정, 설명… 1일권으로 체험을 해볼 수 있고, 마음에 들었다면 정기적으로 그때그때 예약하고.


오픈 이주일만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면 예약신청이 들어와 있어서 그날 하루는 기분이 최고로 좋았다. 피곤해도 눈을 뜨면 휴대폰을 찾아서 오늘 예약이 있나? 하고 보게 되었다. 당일 예약도 가능하게 오픈을 했는데, 내가 너무 핸드폰의 노예가 되는 것 같고 신경이 온통 수업에 가 있어서 힘들었다. 그래서 사전예약으로 바꾸었다.


참 신기하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 11시, 새벽 2-3시 이쯤에 예약을 하거나 취소를 했다. 네이버 예약과 페이를 연동해서 내가 일일이 응대하고 계좌이체 환불을 진행하지 않아도 되어서 무척 편했다. 예약이 있으면 클래스 당일까지 기분이 좋다가도 갑자기 취소가 돼버리면 하늘이 무너지듯 슬펐다. 왜 취소하셨지? 다른 날짜로 옮기지 않으시고..? 별별 생각이 다 들다가도 다시 예약이 잡히면 기분이 좋았다. 그래, 오시는 분들께 집중하자!


나는 정성을 다했다. 내가 학원에서 수업을 할 때에는 그 사람들은 나를 만나기보다는 그냥 회원권으로 본인 시간이 되는 타임에 수업을 들으러 온다. 그런데 요가하다에 오는 분들은 오직 내 수업을 듣기 위해 오신다.


클래스 전, 요가하다에 처음 왔을 때의 표정과 클래스 후의 표정은 완전히 달라짐을 느낀다. 만족감, 행복감, 그리고 나에 대한 신뢰까지 느껴진다. 그분들이 남겨주신 리뷰에 나는 또 감동을 받는다.


나는 예전에 배달 어플에서 식당 사장님들이 왜 리뷰와 별점에 목숨을 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맛있으면 5점, 뭔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별 몇 개를 줄여서 남기거나 그냥 리뷰도 남기지 않았다. 막상 내가 평가(?)를 받는 입장이 되어보니 내가 참 못된 사람이었구나 싶었다.


이용한 사람들이 리뷰를 안 써주면 ‘내 수업이 사실은 별로였나..?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다음날 올려주신 리뷰와 별점에 폭풍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해볼게요!


오픈 후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오픈 특가 이벤트라서, 수업료가 조금은 저렴해서 사람들이 6월 막바지 타임에도 예약을 하는 걸까? 7월이 되어서 가격이 다시 정가만큼 올라가면 예약이 없으려나..? 또다시 걱정이다. 그동안 투자한 금액의 반의반의 반의반도 회수가 안 되었다. 나에게 투자자가 있었다면 엄청 달달 볶았을 거다. 접으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할 거다.


리뷰를 보세요. 이용객의 만족도를. 그 안의 진실함을. 저에 대한 신뢰를.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저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곧 올라갈 거예요(J커브).


나는 오늘도 예약 현황과 리뷰에 울고 웃는다.

오늘 이용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다 많겠지?
감사한 리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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