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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Mar 24. 2016

제주의 허브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살이 한달차...

카페 분위기가 풍기는 이곳은 내가 근무하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내는 곳이다.

4층이 사무실이고 3층에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공간들이 있다.

'공간'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Working Space 라는 좋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실상 공부하는...일하는 카페?

서로의 협업은 보이지 않고 각자, 각팀의 일을 하기 바쁘다.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랑 갑자기 찾아서 말을 건다는 것 자체가 어색한 일.

개인의 사생활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인들, 특히 집단성이 강한 제주에선 이러한 작업이 쉽지 않다.

나처럼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낯가림이 없기로 유명한 타입도 이 곳에선 어색함이 그지없다.

심지어 입주기업이라고 자주 계시는 분들에게도 나는 먼저 다다가기 어렵다.

그들과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고 잠깐의 담소가 가능해 질 때까지 한달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공간을 정말 사랑한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탁 트인 공간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개인 개인은 아직도 어색할 수 있지만, 벽 따위는 없다는 것!


수 많은 책들과 푹신한 방석은 내가 가끔 저 곳에 누워서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나는 아직 도전하지 못했다....

사실 내가 먼저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자유로울 수 있다.

내가 '직원' 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주저하고 격식을 차리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하게 할 수 있다. 나는 반성해야 한다. 내가 행동하지 않으면서 남들이 그렇게 하길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서울에서 왔기 때문에? 이것도 잘못 된 인식일 수 있지만 무튼 나는 이 곳의 무료 카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살던 곳에 이런 시설에 무료로 커피를 마음 껏 마실 수 있다면,,,,, 이곳은 이미 난장판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단체 행사로 이곳을 방문하는 일도 있는데, 그 때 살짝 불안함이 보였다...

나의 아지트가 점령당해 파손되는 듯한 느낌을.

질서가 사라지고 오픈된 마음이 닫혀버리는 상황을 상상해 버렸다.


누군가가 나를 만나러 이곳에 온다면, 아니 이곳에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허브의 역할로써 이 공간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예술인들이 그리고 수 많은 문화기획자들, 더 많은 분야의 기술자들과의 창조적인 일이 가능하도록!

내가 먼저 이곳을 편안하게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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