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살이 한달차...
카페 분위기가 풍기는 이곳은 내가 근무하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내는 곳이다.
4층이 사무실이고 3층에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공간들이 있다.
'공간'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Working Space 라는 좋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실상 공부하는...일하는 카페?
서로의 협업은 보이지 않고 각자, 각팀의 일을 하기 바쁘다.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랑 갑자기 찾아서 말을 건다는 것 자체가 어색한 일.
개인의 사생활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인들, 특히 집단성이 강한 제주에선 이러한 작업이 쉽지 않다.
나처럼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낯가림이 없기로 유명한 타입도 이 곳에선 어색함이 그지없다.
심지어 입주기업이라고 자주 계시는 분들에게도 나는 먼저 다다가기 어렵다.
그들과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고 잠깐의 담소가 가능해 질 때까지 한달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공간을 정말 사랑한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탁 트인 공간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개인 개인은 아직도 어색할 수 있지만, 벽 따위는 없다는 것!
수 많은 책들과 푹신한 방석은 내가 가끔 저 곳에 누워서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나는 아직 도전하지 못했다....
사실 내가 먼저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자유로울 수 있다.
내가 '직원' 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주저하고 격식을 차리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하게 할 수 있다. 나는 반성해야 한다. 내가 행동하지 않으면서 남들이 그렇게 하길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서울에서 왔기 때문에? 이것도 잘못 된 인식일 수 있지만 무튼 나는 이 곳의 무료 카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살던 곳에 이런 시설에 무료로 커피를 마음 껏 마실 수 있다면,,,,, 이곳은 이미 난장판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단체 행사로 이곳을 방문하는 일도 있는데, 그 때 살짝 불안함이 보였다...
나의 아지트가 점령당해 파손되는 듯한 느낌을.
질서가 사라지고 오픈된 마음이 닫혀버리는 상황을 상상해 버렸다.
누군가가 나를 만나러 이곳에 온다면, 아니 이곳에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허브의 역할로써 이 공간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예술인들이 그리고 수 많은 문화기획자들, 더 많은 분야의 기술자들과의 창조적인 일이 가능하도록!
내가 먼저 이곳을 편안하게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