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여행사 패키지 동유럽여행

선택에 따른 결과는 본인의 책임 입니다.

by 혜룡

먼저 필자의 여행 경험을 소개 하자면,

어릴 때부터 무용에 목숨을 걸었던 나는 대학에 들어갈 때 까지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었다. 방학이면 가족들과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긴 하였으나,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도 가본 적이 없었다.(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을 가지도 못 하고 대입 준비를 했었다.) 여행을 참 좋아했고, 대학생이 되면 친구들과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겠노라고 다짐해서 입학하자마자 여행동아리에 가입했다.


21살이 되던 해에 동아리 친구들과 인도로 배낭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약 17일 동안 델리-자이살메르-우다이뿌르-조드뿌르 등 북인도를 여행했었다. 그 다음해 22 살이 되었을 때에는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다녀왔다. 그때는 동아리의 기획팀으로 활동 했기 때문에 직접 항공, 기차, 페리, 여행자 보험 등 예약을 직접 진행 했었고 루트도 함께 기획해서 여행 했었다.(아마 2주 정도.) 그렇게 하고 났더니 계획대로 다 같이 다니는 여행 보다는 혼자서도 계획 없이 자유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여행을 하다보면 더 마음에 드는 도시도 있었고 아닌 곳도 있었는데, 계획된 대로만 다니니까 충분히 즐기지 못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다음해엔 동생과 단 둘이서 한 달 동안 터키여행을 떠났었다.

이스탄불로 가는 왕복티켓을 잡아두고 그 뒤에 일정이나 숙소나 교통편 그 어느 것도 예약하지 않았다. 아, 처음에 이스탄불에서 5일정도 머무를 계획은 있었기 때문에 숙소만은 예약 했었다. 무튼 그 다음에 갈 도시도 현지인들과 어울리면서 즉흥으로 정했었고, 버스편을 구하지 못하면 더 머물기도 했고, 도시가 마음에 들면 더 지내거나 그냥 패스하거나 그랬었다. 그렇게 한 달을 진짜 여행다운 여행으로 보내고 돌아왔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몇몇 한국 단체팀을 만났었는데, 정말 재미없는 곳들만 다니고 가이드가 부르는 통에 제대로 사진도 찍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절대로 여행사의 패키지 라던가 단체로는 여행을 다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 학기 말, 어머니께서는 세부로 가족휴가를 다녀오자고 제안 하셨다. 저번에 부부동반으로 ㅎㄴ투어를 통해 필리핀을 다녀오셨었는데, 상품이 마음에 들으셨는지 ㅎㄴ투어로 세부상품을 예약 하셨다. 여행사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지만, 부모님께서는 굉장히 편했다고 하셔서 나도 동행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나름 괜찮았다.

여행사 상품은 대체로 저렴해 보이지만, 막상 현지에서 지불하는 가이드비 및 옵션상품 가격을 더하면 자유로 가서 지출하는 비용이랑 비슷하게 나온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걱정 없이 편하게 다녀오는 여행사 상품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경험한 ㅎㄴ투어의 상품은 만족 이었다. 그냥 몸도 편했고, 오히려 자유로 갔으면 하지 못했을 체험들이 많아서 나름 만족이었다. 물론, 가까운 세부였고 마땅히 할 것들이 없어서 그랬을 지도 모른다.


세부에서 즐겁게 놀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3년 뒤에 있을 아버지 환갑을 위해 가족적금을 붓고 유럽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부모님은 내심 크로아티아를 가보고 싶어 하셨다.(아마 꽃보다 누나 프로그램으로 크로아티아가 인기를 얻으면서 주변에 많은 어머님, 아버님들이 다녀오시는 듯 했다.) 그래서 2017년. 나는 자신 있게 크로아티아 자유여행으로 준비를 했었는데, 뜨거운 날씨의 유럽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큰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찾아다닌다거나, 능숙하지 못한 영어로 교통편을 알아봐서 다닌다거나 할 자신이 없었다. 여행사를 통했다면 버스로 이동하고, 캐리어도 버스에 싣고 내리기만 하면 될 것이고, 시간 맞춰서 음식이나 숙소나 다 될 터이니 편하게 다녀오자 싶어서 여행사 상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 전 여행 경험이 나쁘지 않았던 ㅎㄴ투어에서 상품을 찾아보았지만 왜 때문인지 없었다. 결국 악명 높기로 소문이 자자한 ㅁㄷ투어에서 크로아티아를 가는 상품들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대체로 가격들을 좋았다. 의심스러울 정도로 저렴했다. 예를 들면 9일동안 체코-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등을 가는데 왕복 비행기편 가격에 항공, 숙박(호텔), 식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옵션으로 진행되는 것들은 현지에서 하는 것보다 3배 가까이 비쌌지만 이것이 그들의 수익이겠지 싶었다. 나는 단지 크로아티아만 일주일 정도 있고 싶었는데, 모든 상품들은 동유럽에 속한 여러 나라를 방문하게 되어 있었다. 그나마 방문하는 도시가 적은 상품으로 예약을 했다. 특히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스플릿, 플리트비체를 방문하는 것이 핵심이어서 그 상품으로 예약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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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행 하루 전날, 단톡방을 통해 가이드님이 여행지에 대한 안내를 주셨다. 더운 날씨와 투어일정에 따른 복장이나 필요한 물품 등에 대해 말이다. 유럽여행 경험이 없던 것이 아니라 그의 충고는 가볍게 무시하고 필요한 것들을 챙겼다. 가이드님은 계속 상품이 워낙 저렴해서 불편한 것들이 많을 건이라는 둥,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들 거라는 둥, 숙소가 별로일 것이라는 둥, 음식이 별로니 어르신들은 꼭 컵라면 등은 챙겨오라는 둥, 여행 초반부터 노잼의 떡밥을 엄청 뿌렸다. 아마 기대치를 대폭 낮추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실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확실히 유럽 패키지는 빡빡한 일정이고, 일정표대로 절대 가능할 수 없을 것 같았고, 과연 마음 편히 둘러볼 수 있는 여행이 되려는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시달 리가 오면 어쩌나 싶기도 했지만, 이미 후회하기엔 늦었다.


아버지를 위한, 유럽 가족여행. 유럽권은 한 번도 다녀온 적이 없는 부모님을 위해 패키지 여행 이지만 나름대로 잘 즐길 수 있도록 나는 철저히 준비했다. 예전에 동유럽을 몇 달씩 여행을 다녀보고 싶어서 기획했던 자료들이 있어서 꼼꼼하게 메모도 했었고, 패키지 일정표에 적혀있는 짧은 자유 시간에 돌아다닐 곳들이나 동선 들도 메모하며 준비했었다. 패키지 이지만, 우리는 나름 잘 즐기겠노라고 말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에서 나오는 것처럼, 패키지 여행이 예전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우리 가족의 여행기를 1인칭 시점에서 하루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였다. 본 매거진에 1주일에 1편씩 연재될 예정 입니다.



미리 전체적인 후기를 스포 하자면, 사실 많이 힘들었다. 일정대로 하지 않은 여행사에 항의를 하고 싶기도 했고, 한동안은 유럽쪽으론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말씀 하시는 부모님의 말씀에 속도 많이 상했다. 내가 여행사 상품을 선택한 잘못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 우리 가족은 나름대로 여행지에서 행복한 일주일을 보내긴 했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말이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 먼 해외까지 나가서 우리가족이 하루 종일 함께 한 행복한 시간을 아름답게라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여행사에서 이렇게 욕심을 잔뜩 부린 패키지 상품들은 없어지길 바란다.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가치관은 많이 달라졌다. 어른들도 자유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싸고 많은 곳을 다닌다고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많은 곳들을 정신없이 가는 것 보다 한 군데라도 편하게 지내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여행사들이 경쟁이 붙어서 짧은 기간, 적은 금액으로 많은 곳들을 방문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기획해서 넣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앞으로는 제발 여행 상품들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에 맞게 변화했으면 좋겠다. 아, 나처럼 불평이 많은 사람들은 여행사 상품은 절대 선택하거나 부모님을 여행사 패키지로 효도관광 보내지 마시길... 효도가 아니라 황천길관광이 될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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