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d Worker-Jiwoo Shin/신지우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다니는 혜룡입니다. 저는 지금 제주도에서 1년 넘게 체류중이고,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J-Space (Co-working space) manag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마드워커(Nomad-Worker)'를 꿈꾸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노마드워커'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하면서 어떠한 일 또는 행위를 하는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바라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으로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사는 것 입니다. 또,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고 생활해 보는 삶을 사는 것 입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용기가 없고,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노마드워커'에 대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리모트워킹(Remote-Working)'을 하는 혹은 여행과 일에 대한 것을 조절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죠. 그들을 만나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써보려 합니다.
Intro.
최근의 일이었다. J-Space 공간대관의 일로 주말에도 센터에 나와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진행되었던 '제주 청년 포럼'이라는 행사가 큰 행사였는데(센터 행사는 아님), 그때 뉴페이스 제주 청년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아마도 육지에서 내려온 친구들이 많아졌고, 활동도 많이 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유독 눈에 띄었던 분이 있었고, 그 뒤로도 종종 J-Space에서 자주 마주쳤으며,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녀가 궁금했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J-Space에서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 정도만 주고받는 사이였는데, 그녀가 먼저 내가 하는 '노마드워커 이야기' 작업에 동참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었다. 나는 매우 흥미롭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이들이 Digital Nomad를 꿈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성향에 맞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지난 5월부터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신지우입니다! 현재 1인 기업 형태로 디자인과 일러스트, 웹툰 작업을 하고 있어요.
고향은 부산입니다. 육지에서 유목민처럼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지냈어요.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초등시절을 보내고, 중학교부터 시골에서 대안학교를 다니다가 17살부터 부산에서 회사생활을 2년 정도 하였습니다. 디자인광고 회사에서 주로 하는 업무는 디자인 pop 나 현수막 팸플릿 디자인 작업을 주로 했었습니다.
학교가 아닌 곳에서 제 진로를 찾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진로 코칭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 청소년을 위한 진로 프로그램이나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일찍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
대안학교를 나와 바로 회사에 다니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었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었는데 미성년이라는 나이 때문에 어려웠어요. 우연한 기회에 국비 지원으로 직업훈련을 받게 되었는데요. 나라에서 지정한 학원에서 수료를 받으면 회사와 연결해주고 취직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었죠. 저를 믿고 좋게 봐주시는 학원 전무님께서 거래하던 디자인 회사에 저를 소개해 주셨고, 그걸 계기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디자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어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기초적인 툴도 다룰 줄 몰랐고, 디자인 지식도, 감각도 없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보다 생각하고, 공부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회사에 다니면서 배우며 프로의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2년간 세 군데의 직장을 다녔는데, 힘들었던 부분은 다 비슷했어요.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았어요. 사전에 합의를 통해 체계와 룰이 잡혀있는 큰 회사와 달리 작은 회사는 그때그때 대화로 결정하는 일이 많잖아요. 하지만 상사는 결정을 번복하거나 정보에 대한 공유가 적었고, 저 또한 많이 미숙했기에 업무 자체보다 업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답니다. 때문에 저의 주체성은 적었고, 저의 능력이 평가 절하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회사 밖에서의 다양한 활동들>
부산에서 회사 생활만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라는 인문학 토론회의 기획팀, 프로댄스팀 활동, KNN 라디오 패널, 청년 노동조합 활동 등 제가 관심 있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찾아다녔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상과 가치에 대해 논하는 대안학교 생활을 했었는데, 어느샌가 먹고사니즘에 빠져 회사 생활을 하는 제 모습이 낯설었죠. 그 사이의 괴리를 여러 사회 활동들을 통해 메꾸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행을 가서 친구들과 뮤직비디오나 예능같이 재미난 영상을 만드는 걸 좋아해요. 다 대안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인데, 중국에 갔을 때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일본에 갔을 때는 여행 에피소드를 모아서 영상을 만들었답니다. 재밌어서 하는 콘텐츠 기획/편집이지만, 추억을 영상으로 기억할 수 있으니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중국여행에서 찍은 '사람들이 움직이는게'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OejjxwXwEbw
일본여행 에피소드 -프롤로그
https://www.youtube.com/watch?v=PlgFItmKIIg&index=1&list=PLv9zAwxqKb1xcnhhOUJxJYRj8oEYn4JyC
일본여행 에피소드 -1화
https://www.youtube.com/watch?v=ml9ROrLqhxs&list=PLv9zAwxqKb1xcnhhOUJxJYRj8oEYn4JyC&index=2
<제주에서 ‘내 일’을 꿈꾸다>
제주에 오기 위해 많은 결심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은 제주에 먼저 이주해계신 상황이었죠. 제가 다니던 세 번째 회사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외주 작업(일러스트나 웹툰)을 하다가 부모님의 제의로 제주에 내려와 합류하게 되었어요. 그 시기에 지인들로부터 외주 의뢰가 한두 개씩 들어온 덕에 먹고 살 수 있겠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현재 수익적인 일로는 캐릭터 명함을 제작하고, 웹툰 외주를 받고 있어요. 저와 같은 1인 기업은 본인의 Identity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 사람의 개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와 일러스트를 넣어 명함을 만들고 있어요. 10대~40대의 다양한 연령대의 작업을 하다 보니 의뢰자에 따라 명함의 디자인과 분위기가 달라져요. 또 만화나 웹툰을 의뢰받아서 작업해요. 최근에는 디자인학원과 포토샵에 대한 웹툰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죠.
사실 전 제가 그림으로 일하게 될 줄 몰랐어요. 부족한 실력이기에 영원히 취미로 가져가거나 제 작품만 할 줄 알았는데, 계속 관심사로 가져오다 보니 어느새 돈을 받고 일하고 있더라고요.
이 외의 자체적인 프로젝트로는 ‘생기발랄 다이어리’라는 생활툰(일상생활 소재 웹툰)을 연재하고 있고, 그중 직장 에피소드만 뽑은 ‘17살 디자이너의 근무일지’를 전자책 출간을 했어요. 저의 작업물들은 ‘지우찡’ Facebook에 꾸준히 올리고 있고요. 제주의 여러 청년, 사회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어요.
<제주에서의 일과 삶>
대안학교를 다닐 적에 제가 바라본 현대인들의 모습은 일에 매몰된 느낌이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인생의 대부분을 일하며 보내는데, 만약 그 일이 즐겁지 않다면 과연 인생이 즐거울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제가 회사에 다니면서 일을 할 때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니 육체 및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안정적인 수입원은 되었지만, 과연 이 생활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들었죠.
반면 제주에서는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만나는 분들이 그러한 삶을 찾아 제주로 오신 분들이기도 하고요. ‘제주 IT/프리랜서 커뮤니티’라는 Facebook그룹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올라오는 소식과 행사 정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다 보니 관련 사람들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나를 위한 라이프 스타일>
현재 집에 있는 별채를 꾸며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보단 한 곳에서 작업하는 게 편한 것 같아요. 시간도 쪼개서 쓰는 것보다 8시간 정도는 오롯이 저에게 주어져야 맘 편히 작업할 수 있겠더라고요. 특히나 창작 활동을 할 때 중간에 호흡이 끊어지면 다시 집중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거든요.
제가 사는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행사에 참여하려고 나오는 일이 많아요. 일정 사이에 비어있는 시간이 많을 땐 노트북을 가지고 나와서 카페나 J-Space에서 작업하면서 노마드 워커가 되지요.
재택근무의 장점은 뭐든 제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제 막 일어난 부스스한 상태로 컴퓨터 앞에 앉아도 되고, 식사도 맘대로 거를 수 있죠. 시간과 행위를 제가 통제할 수 있다는 거예요.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아요. 자기관리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통제력을 잃어버리더라고요. 이런 부분에서 직장생활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회사생활을 하면 규칙적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고, 긴장되고 통제된 상황 속에서 업무를 하니 집중도 있게 일을 하는데, 집에서 혼자 자유롭게 일을 하면 작업하다가 다른 짓을 하는 등 저 자신 스스로가 풀어지고, 일과 삶이 혼재되어서 효율성이 떨어지게 돼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쓸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일할 때 구체적인 업무를 화이트보드에 적고 예상 소요시간을 적어요. 그리고 타이머를 맞춰 실제 소요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피드백을 하고 있답니다.
집에서 혼자 일하다 보니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동료가 없어요. 그 때문에 혼자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많으니 그만큼 고민이 많아지죠. 그럴 때 어머니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아요(어머니는 진로코칭 지도사로 활동을 하십니다). 제 옆 책상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에게 ‘이거 어때요?’라며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구한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Digital Nomad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모든 이들이 Digital Nomad를 꿈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성향에 맞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자유로운 환경이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 안정적이고 통제된 환경에 집중이 잘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앞으로의 나를 디자인 하다>
연재하고 있는 생활툰의 제 캐릭터인 ‘지우찡’을 살려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싶어요. 생활툰 외에도 다른 스토리 툰으로 제 작품 활동을 더 하고 싶고, 만화책으로도 내고 싶어요. 그리고 1인 기업이 많아지는 추세인 요즘, 1인 기업을 위한 디자인이 무엇일까 연구하고 강연도 본격적으로 할 거예요. 중요한 건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때까지 여러 지역을 노마드처럼 돌아다니며 느낀 건 그 지역만의 인프라와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걸 알았거든요.
[신지우 님 SNS & Contact]
-'지우찡'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jiwoozzing/
-생활툰 '생기발랄 다이어리'
http://comic.naver.com/challenge/list.nhn?titleId=676874
-'17살 디자이너의 근무일지' 리디북스 (E-Book)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_QLCEn5xribUI7QChDsnVQ?view_as=subscriber
'노마드워커' 라이프스타일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실 분은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세요.
저에게 그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어요 :)
hygo92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