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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Oct 20. 2017

별다방을 좋아하는 노마드 워커, 이동윤 님

Nomad Worker-Dongyoon Lee/이동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다니는 혜룡입니다. 저는 지금 제주도에서 1년 넘게 체류중이고,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J-Space (Co-working space) manag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마드워커(Nomad-Worker)'를 꿈꾸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노마드워커'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하면서 어떠한 일 또는 행위를 하는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바라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으로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사는 것 입니다. 또,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고 생활해 보는 삶을 사는 것 입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용기가 없고,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노마드워커'에 대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리모트워킹(Remote-Working)'을 하는 혹은 여행과 일에 대한 것을 조절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죠. 그들을 만나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써보려 합니다.  


Intro.

  2016년 여름. '따로또같이'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동윤님. 초반에 큰 교류는 없었으나, 동윤님이 부산으로 가시면서(원래 고향이 부산 이셨음) 많이 가까워졌고 그분의 과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쓰는 브런치 글의 애독자이며 현재는 '제주워킹홀리데이'라는 나의 책을 출판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 책 작업을 하면서 나는 계속 용기를 얻었고 지금 진행하는 '노마드워커 이야기'도 곧 책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별다방을 좋아하는 노마드 워커 -이동윤 님


'회사=나 자신'이라는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온 지 오래되어서 
직장에서의 성취감이 그리 크지 않아요. 
소소하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윤들닷컴 대표 이동윤입니다. 저는 디자인을 전공해서인지 20여 년의 커리어 대부분이 IT기업에서 기획과 PM 업무 그리고 여러 교육기관에서 디자인 강의 경력입니다. 9년 전 제주도에 홀연히 내려갔다가 지금은 다시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서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1인 기업 도서출판 윤들닷컴의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노마드 워커로 현재 하고 있는 일들>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메인격인 출판사는 주로 제가 직접 집필한 국가공인 디자인 자격증 수험서의 집필과 출판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내 인생 내 이름 적힌 책 한 권'이라는 프로젝트로 저자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습니다. 1000명의 저자를 배출하고 1000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또한, 제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우거나 회사에 다니면서 쌓은 지식 콘텐츠로 ‘디자인 / 콘텐츠제작 / 영상 / SNS 마케팅’ 관련 강의들을 하며 전국을 누비고 있고, 재능기부 형식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법'과 같은 의미 있는 수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3번째 창업인데요. 웬만하면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일하려고 하므로 사무실도 딱히 필요 없고, 미팅할 때에도 외부 카페 등을 선호하는 편이라 주로 집 근처의 카페를 사무실 삼아 일하고 있어요. 영상들의 대용량 콘텐츠를 다루고, 다량의 인터넷 검색이 원활해야 되기 때문에 주로 스타벅스를 애용합니다(별 중독자예요).



<윤들닷컴 이라는 출판사를 시작하고 1000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지금까지>

  윤들닷컴이라는 회사는 사실 최근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면서 3번째 창업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2007년도 경에 창업한 회사입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다른 회사생활을 하면서 세컨드잡으로 꾸준히 운영을 해왔어요. 사실 책을 출판한다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 진행되는 일이 아니고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업무여서, 투잡으로 하기에 적당한 일이었죠.


  디자인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중에 웹디자인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포트폴리오 과정에 있던 학생들이 웹디자인기능사라는 자격증 시험을 본다고 해서, 커리큘럼에는 없었지만 공부하는 걸 도와주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산 수험서가 굉장히 불편하더라고요.

  개인적인 생각은 대한민국에서 자격증이라는 것은 특히 디자인 분야의 커리어에서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부분이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인데, 그래도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는 이력서에 한 줄 들어가면 좋긴 해요. 그런데 많은 시간 투자 필요 없이 짧은 시간 공부해서 딸 수 있어야 하는데, 시중에 있는 책들은 너무 정석적이었어요. 그래서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가장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교안을 만들다 보니까 족집게 교재가 만들어진 것이죠. 만들고 보니 학원에서 교재로만 쓰기 아까워서 책으로 만들게 되면 더 많은 수험생이 쓸데없는 시간 낭비 없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기존에 수험서를 출판하던 대부분의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봤습니다. 

  그러던 차에 웅진출판사의 임프린트사인 웰북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써놨던 원고를 싹 갈아엎는 인고의 과정을 거쳐서 웹디자인기능사 수험서 실기책을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책이 인기가 좋아서 오프라인, 온라인 할 거 없이 몇 주간 수험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8쇄까지 재판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필기 3종, 실기 2종을 추가로 집필을 하게 되었고, 출판사의 간판 저자가 되었죠(자랑입니다).


  자격증은 소위 공무원 철밥통 같은 거라서 시험유형이 잘 바뀌지 않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로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죠. 6권의 책을 집필했는데, 디자인 분야의 국가공인 자격증이 더는 없어서 만들 수 있는 책이 없었죠. 그래서 다른 분야의 책을 출판하게 되었어요. 특히, POD를 접하면서부터 이때껏 책을 만들고 유통하는 방식이 비합리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책을 쓴 저자가 인세를 많이 받아야 하는데, 유통사에서 책정가의 50% 이상을 가져가게 되는 시스템이었죠. POD는 이런 불합리함이 없습니다. 다만 소량으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책을 한 권씩 만들다 보니 대량으로 인쇄를 할 때본다는 제작단가가 높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책을 보관해야 할 공간이나 운영하고 보내주는 시스템이 확 줄어서 유통보다는 출판사와 작가가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책을 만든다, 혹은 집필을 한다는 개념이 예전에는 특수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권위자들이나 하는 분야였는데, 지금은 자기 일기책이나 인스타그램의 긁적임까지도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보통 사람들에게도 자기 이름이 적인 책을 출판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쓴 글이 세상에 나올 수 있고, 출판사 운영자인 저로서는 큰돈 들지 않고 만들고 싶은 책만 만드니까 서로 만족스러운 일이었죠. 물론 교정&교열, 내지 디자인, 표지디자인, 출판에 따르는 자잘한 업무는 제 일거리이긴 하지만 숙달된 일이니깐 크게 제시간을 많이 할애할 필요 없이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도 책이 나오니 부담스러운 일도 아니고요. 참 수익은 저자와 출판사가 딱 5:5로 나눕니다. 보통 인세가 5~9% 선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배분이죠.

이때까지 저자 인큐베이팅으로 3권의 출판했는데요, 목표인 1000권까지는 한 참 멀었지만, 죽기 전까지는 가능할 거라고 봐요(하하하).



<현재의 업무 방식 및 라이프 스타일>

  게으름과 바지런함의 극과 극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성격과 업무 스타일 덕분에 지금은 최대한 일을 안 하려고 해요. 뭐 그렇다고 여유시간에 개인적인 취미나 다른 관심사가 있는 것은 아니고, 주3일 정도만 집중해서 일하고 4일은 육아와 집안일을 하거나 개인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일 하기 싫습니다.

  아직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는 아들 덕분에 집에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수가 없기도 하고 집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나태해지는 습성 등의 이유로 집 근처 카페에서 업무를 봅니다. 간단한 업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틈틈이 처리하고요(그래서 제 업무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와이프는 스마트폰 좀 그만 보라고 잔소리를 가끔 합니다). 아직은 제시간의 많은 부분을 육아에 투자하려고 하다 보니 평소엔 낮 12시 정도에 카페로 출근을 하고 오후 4~5시 정도에 퇴근(?)합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시간이 많이 드는 편인데 집중을 하면 굉장히 빠르게 업무를 보는 스타일이라 4시간 정도면, 남들 3일 치 일 정도가 될 겁니다.


  앞에서 최대한 직원을 두지 않기 위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업무만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도 예전에 직원을 7명씩 두면서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데, 회사 운영이 업무적인 부분보다는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절대로 가족 같은 회사 / 친형제 같은 분위기 따윈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웃긴 소리지만 지금 저하고 비슷한 복사본,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똑같이 할 수 있는 클론이 직원으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말도 안 되죠.

  그래서 프로젝트를 쉐어링 할 수 있는 1인 기업이 모여서 큰 규모의 군집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꿉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시간이나 능력이 부족해서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 있는 방식이죠. 이러한 공생 관계의 구조가 한 덩어리의 회사라면, 회사가 일하면 할수록 점점 커리어가 늘어갈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1인 기업은 한계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형 기업들에 밀릴 수밖에 없는 힘든 상태죠. 이런 생각들이 과연 가능할지 페이스북에서 ‘부산IT프리랜서그룹’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시도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https://www.facebook.com/groups/1963272270584439/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

  직장인 생활과 프리랜서(1인 기업, 강사)를 번갈아 가면서 3번의 사이클을 돌았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데, 지금은 노마드 워커로 일하고 있는 상황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나름 경력과 연식(?)이 있다 보니 회사에 다녀도 적지 않은 급여 생활이 가능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회사에서의 기대치가 있는데 조금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회사=나 자신'이라는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온 지 오래되어서 직장에서의 성취감이 그리 크지 않아요. 소소하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판사 이외에도 제법 유명한 교육기관에서 강의제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N사에서도 강사로 활동할 예정이고요. 지면상으로 밝힐 수 없는 꽤 비밀스러운 클라이언트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면서 콘텐츠 제작 외주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까지 잘 버는 건, 아직도 잘 못 하겠어요.


  돈은 최대한 제 능력으로 남들보다 쉽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위주로 하고, 재미있는 일은 돈은 적게 벌어도 기회가 된다면 놓치지 않고 할 겁니다. 단, 저는 열정페이 따위 나중을 위한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세상을 많이 알아버린 40대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입장에서 직장생활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회사 다닐 때 하지 못했던 여러 인적 네트워킹을 쌓으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또 그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동윤 님 SNS & Contact]

-윤들닷컴 페이지

http://blog.yoondl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ondle

-교육&강연 관련 페이지

https://secrc.modoo.at/


#이야기를 마치며

'노마드워커' 라이프스타일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실 분은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세요.

저에게 그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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