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d Worker-Jaehun Go/고재훈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다니는 혜룡입니다. 저는 지금 제주도에서 1년 넘게 체류중이고,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J-Space (Co-working space) manag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마드워커(Nomad-Worker)'를 꿈꾸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노마드워커'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하면서 어떠한 일 또는 행위를 하는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바라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일을 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으로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사는 것 입니다. 또,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고 생활해 보는 삶을 사는 것 입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용기가 없고,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노마드워커'에 대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리모트워킹(Remote-Working)'을 하는 혹은 여행과 일에 대한 것을 조절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죠. 그들을 만나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써보려 합니다.
Intro.
2017년 8월. 코딩강사양성과정 행사로 J-Space에서 재훈님과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간간히 만나면서 그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스펙을 가진 사람이었다. 과거 그가 춤을 추었다는 사실에도 놀라웠다. 발레를 전공한 나는 그의 삶이 궁금했다. 왜 춤을 접고 지금은 프론트 개발자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코딩강사가 되려고 하는지 말이다. 감사하게도 재훈님은 나에게 모든 이야기를 해주셨다. 매우 솔직하게 말이다.
의견을 첨가해주고 더 좋게 만들어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타입 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개인적 욕심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아요. 제가 직접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것 보다, 제 경험을 살린 컨설팅을 해 드리는 일이 좋아요.
안녕하세요, 고재훈 입니다. 저는 제주에 온 지는 4년 정도 되었고, Front-end Web 개발자 입니다. 제주로 와서는 제주 소재지 IT 회사에서 개발자로 2년 넘게 일하다가 퇴사 후 스타트업에서 원격근무로 8개월 정도 일 했었고, 3개월 전 부터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온 이유>
원래는 결혼 후 아내와 함께 일본에 나가려고 했었어요. 아내는 일본에서 3년 동안 일을 했었고, 3년 취업비자를 막 받은 상태였죠. 그런데 아내가 결혼 준비를 위해 한국에 들어오고 2주 있다가 일본 쓰나미, 방사능 유출 등의 문제가 생겨서 일본행을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타던 오토바이를 가지고 제주 여행을 하게 되었었어요. 9박 10일 동안 여행 했었는데, 이곳에서 있던 일들이 너무 좋았었어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친절함, 가족들 분위기, 있었던 일들을 아내는 너무 좋아했고 제주에서 살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서울로 돌아간 후 제주도에 회사를 구하기 시작했지만 잘 안되더라구요. 우연히 아는 지인이 제주에 있는 IT회사의 개발팀장 이었고, 소개해주셔서 이직에 성공했죠. 나중에 알았던 사실은 제가 서울에서 받던 연봉이 너무 높아서 이력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었다고 하더라구요. 결국엔 서울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연봉을 내리고 제주에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내는 하도리에서 작은 공방은 운영하고 있고, 전 아내의 일을 도우며 육지에서 프로젝트를 받아서 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프리랜서의 삶>
제주에 처음 내려왔을 적에는 좀 힘들었어요. 제주 내에서 원격근무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많지 않았고, 육지에서는 거리가 멀다 보니까 회사에서 미팅이 필요할 때에 제가 바로바로 올 라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초반에는 지인들이 주는 일들을 했는데 지금은 그 프로젝트들이 다 끝나서 새로운 일을 찾고 있어요. 나름 괜찮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에서 일을 찾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개발 일 이외에 개인적으로 블로그나 SNS 운영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정보를 접하고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면 SNS운영에 대한 컨설팅 등을 하고 있어요.
아내가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어서 가끔 간판 의뢰가 들어오는데, 제가 장비를 이용해서 뭔가 만들어 드리기도 해요. 하지만 이 역시도 시작 단계라 큰 수익이 되지는 못 해요.
<어디서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
업무 스타일은...평소에는 집 혹은 아내의 공방에서 일을 합니다. 커피숍이나 J-Space에서도 일을 하고, 딱히 장소를 가리지는 않아요. 그래서 노트북 같은 것들도 성능이 좋지 않아도 가볍고 이동성이 좋은 것으로 사용하죠. 여름에는 1주일 동안 ‘금능’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일을 한 적도 있어요.
사실 예전에 육지에서 일 할 때에도 회사일 외에 외주업무를 계속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원격으로 일하는 것, 장소에 상관없이 일하는 것에 익숙해요. 그래서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 같아요.
<댄서, 그리고 개발자>
저는 중학교 때부터 춤을 췄었어요. 군대 가기 전까지 댄서라는 직업으로 연습실에서 강사도 하고 신인가수 트레이닝을 하거나 안무를 짜는 일도 했었는데 춤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웹/편집/3D 디자인 배웠습니다.
전역 이후에 멀티미디어과를 입학해서 2년 동안 공부했어요. 졸업 후에 대학 선배가 소개해준 회사에서 1달 동안은 아르바이트로 일을 했었어요. 회사의 제안으로 3개월 더 일하게 되었고, 회사에서 저의 실력을 인정해주셔서 1년 계약직으로도 일을 했는데, 프로젝트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나서 정직원이 되고 1년 만에 승진도 할 수 있었죠.
제가 처음 했던 큰 프로젝트는 '하나은행' 프로젝트였어요. 하나은행 웹 사이트를 전체적으로 리뉴얼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했었죠. 디자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굉장히 잘 되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2010년도에는 삼성닷컴 미국 사이트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주야가 바뀌어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소통이 느려서 불편했는지, 미국에 직접 와서 함께 일하길 원했고 저는 급하게 미국에 가게 되었죠. 운이 좋게도 저는 되게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일 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경비원이 있는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받았고, 맨하탄에서 뉴저지로 출장을 가야하면 고급한인콜택시를 불러주는 등 원래 미국 회사는 다 이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좋은 대접을 해주셨던 거였어요. 한번은 미국 회사에 있는 프리랜서가 끙끙거리는 일을 제가 해결해주었는데, 그 뒤로 대우가 달라지기 시작했죠. 내가 우리 회사 내에서만 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데에서 일을 해도 잘 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만든 것은 갤럭시 S8 버추얼 스튜디오 모바일 웹사이트인데, 한번 보시면 이런 걸 만드는 일을 하는구나 하실 것 같아요. 참고로 꼭 스마트폰으로만 보셔야 합니다.
http://www.galaxymobile.jp/events/galaxy-studio/virtual-studio/mobile/
제 업무는 기획자가 기획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해서 만드는 일입니다. 프론트 개발은 사용자가 보는 모든 화면, 액션, 애니메이션들을 만드는데 간혹 디자이너나 기획자의 요구사항 중에 실제 적용에 힘든 것들도 많아요. 그것을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의도한 바에 맞게 최대한 만들어 주고 너무 부하가 크거나 문제가 있는 것들은 의견을 내서 수정하기도 합니다.
<J-Space와의 인연>
J-Space라는 Co-working Space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용 하지는 않았었어요. 하도리에서 이곳 시내까지는 거리가 꽤 멀어서 자주 오진 않거든요. 이용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작년에 ‘디지털노마드밋업’ 할 때 참여하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와서 쓴 소리를 많이 했는데, 행사가 전부 영어로 진행되고 번역이 되지 않아서 화를 좀 냈어요. 참고로 그 때 행사의 소개가 '세계적인 개발자들과 소통하세요.'였거든요. 그런데 소통에 가장 중요한 언어 통역이 되지 않아서 초반에는 화가 많이 났었죠. 하지만, 센터장님과 이곳 직원 분들께서 그 부분에 대한 사과의 말씀도 주셨고, 추후에 번역본을 유튜브에 공유 해주시는 등의 액션을 보고서 이곳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어요.
그 뒤에도 하도리에서 여기까지는 멀어서 잘 나올 일이 없었는데, 함께 일하고 있는 회사 분들이 제주센터에서 진행되는 한 달 체류프로그램으로 이곳에 오시게 되었어요. 그래서 의도치 않게 이곳을 출퇴근 하게 되면서 자주 오게 되었죠.
아, 지난번에 왔을 때 다른 분을 만나서 이야기하던 일이 재미있었어요. 아무래도 제주에서 프리랜서를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일은 어려우니까요.
이곳에서 제가 했던 일, 제가 가진 경험들, 대형 사이트를 설계하고 제작하고 운영했던 것들, 그런 일들에 대해서 컨설팅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제주에 계신 분들은 많은 고객들에게 사이트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사이트의 프론트적인 부분의 중요성에 알지 못 하시는 것 같아요. 서버 개발은 신경 쓰시는 데,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 혹은 모바일 사이트의 경우 모든 환경에서 공통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신경 쓰시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 안드로이드폰의 경우에는 이슈가 많거든요. 같은 기기라 해도 브라우져마다 다르게 나온다던지 동작이 되지 않는다던지 하는 이슈들이 많은 것이 모바일인데, 그런 것들이 사용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크게 의식 안하고 그냥 돈만 드는 일이라고 여겨지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좀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당장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개인 프로젝트?>
저도 그 부분이 조금 아쉬운데, 개인 프로젝트를 잘 못 하겠더라구요. 일단 제가 개발 관련과가 아니니까 개발관련으로 깊게 파고들고 무언가를 만드는 타입은 아니에요. 저는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구현해주고 사용자가 보는 화면을 더욱 부드럽고 멋지게 만드는 쪽에 가깝고 그런 결과물에 보람을 느끼는 타입 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개인적 욕심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아요. 제가 직접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것 보다, 제 경험을 살려 작업하는 것이 더 좋아요.
<오토바이 타는 것, 고프로로 촬영하는 것>
저는 오토바이 타는 걸 좋아 하구요, 고프로로 촬영하는 걸 좋아해요. 오토바이는 예전에는 경주용 바이크를 탔었고, 결혼하면서 스쿠터를, 제주 와서는 슈퍼커브라는 연비 좋은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있어요.
고프로는 영상촬영이나 편집 같은 좋아해서 고프로2 때부터 사용하고 있고요. 편집이 사실 귀찮아서 잘 올리진 않고 개인적으로 타임랩스 찍는 걸 좋아해요. 제주는 높은 건물이 많이 없어서 하늘이 예쁜 날이 참 많아요. 그런 모습을 타임랩스로 만들어서 인스타나 유튜브에 올리고 있어요. 취미 생활 치고 장비가 많긴 한데, 동영상 편집이랑 촬영을 잘 하지는 못해서 좀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긴 해요. 지금은 그냥 딱 취미 생활 정도죠.
타임랩스는 1시간 정도 촬영하면 15초 정도의 영상물이 나오는데, 그 동안은 그냥 집앞 풍경이나 여행 간곳에서 주로 찍었었는데 앞으로 해보고 싶은건 성산일출봉 혹은 오름 같은 곳에 카메라 설치 후 촬영하는 동안 저의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거나 고프로로 촬영하는 것을 실시간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오름 올라가는 것을 라이브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삶에 치이다보면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네요.
<코딩강사 활동>
최근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코딩강사양성과정' 수료를 했어요. 제가 있는 하도리, 제주 동부에는 아이들이 뭔가 하고 싶어도 배울 수 있는 곳들이 없어요. 컴퓨터 학원 같은 것들이 없어서, 시내까지 나가야만 하는데 거리상으로 쉽지 않죠. 그래서 교육의 기회가 적은 동쪽의 아이들에게 제가 직접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수료했죠.
교육이 끝나고 우연히 만난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구좌' 학부모님들 대상으로 코딩교육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컴퓨터 교육과 다른 점, 부모님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셔야 하는지 등에 대해 강연을 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높았고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 줄 수 없느냐는 제안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커리큘럼을 짜고 있어요. 조만간 초등학생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부담>
예전에 인프런 이형주 대표님이 계셨을 적에 만나서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요. 강의 제안을 받았었는데, 못 하겠더라구요. 그 전에는 제가 회사에 다닐 때라 많이 바쁘고 시간 여유가 없었죠. 강의라는 것이 커리큘럼부터 편집까지 사람들에게 얼마나 알기 쉽게 설명 하느냐인데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공이 참 많이 드는 일이죠.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지금까지도 못하고 있어요. 그때 나름대로 커리큘럼도 만들어서 메일로 보내드리기도 하고 했었는데, 막상 예제를 만들고 뭘 하려니 힘들더라구요.
콘텐츠 자체가 부담 되는 것 같아요. 이 콘텐츠가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어요. 또,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들을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사수가 없어서 뭔가를 알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배워서 한 게 아니라 저 스스로 삽질 및 경험을 통해 얻었거든요. '하코사'라고 네이버에 있는 웹 퍼블리셔 커뮤니티가 있는데, 2004~5년쯤에 그 곳의 질문 게시판 1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 게시물을 다 봤었어요. 다 보고 필요한 부분들은 따로 블로그에 옮겨두고, 그런 식으로 배웠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필요하다거나 필요하지 않다거나 하는 판단이 안서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더 망설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실무에서 사용하고 필요한 것들, 그러니까 제가 일을 하면서 필요했던 것들로 커리큘럼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온라인 컨설팅 플랫폼 운영에 대해>
온라인 컨설핑 플랫폼이 있다면, 좋긴 하겠죠. 예를 들어 쇼핑몰을 만드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얼마의 예산을 가지고 있고, 뭘 하고자 하시는지 파악 후에 역량에 맞게 컨설팅 해주는 식으로도 가능 하겠죠. 제가 여러 방면으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제가 아는 경험들을 토대로 가이드를 잡아 드리는 일도 좋을 것 같아요.
[고재훈님 SNS & Contact]
-이메일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2gooro/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NEMOhoon
-링크드인
https://www.linkedin.com/in/nemohoon/
'노마드워커' 라이프스타일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실 분은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세요.
저에게 그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어요 :)
hygo92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