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nnerout Jan 11. 2021

I can’t smile without teeth

카모테스

세부에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을 당시 친구 얘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여행을 떠났다.
“너 카모테스 가봤어?”
“거기가 어딘데”

 인터넷을 켜고 카모테스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가지고 있는 필리핀 서쪽의 조금만 섬이었다.
“가자 가자”
“그래 낼 새벽 6시에 출발한다.”
현지인 친구 두 명과 나 포함 세명에서 급히 세부에서 카모테스 아일랜드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4번이나 갔다 온 베테랑 친구 덕에  맘 놓고 병아리처럼 졸졸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이 시작됐다.
버스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해서 졸리비 패스트푸드 음식을 먹고 배를 1시간가량 타고 카모테스에 도착했다. 하늘과 바다를 본 순간 디카프리오의 주연 영화 ‘비치’가 생각났다.
자연 그대로의 풍광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세부에 와서 본 하늘 풍경은 파랗다고 느껴졌지만 여기는 수족관에 갇힌 느낌이 들었고,  진한 파란 향기가 날 정도로 바다와 하늘은 완벽했다.
주중이라 리조트는 한가했고 급히 옷을 갈아입고 해변으로 뛰어갔다.
다시 한번 뭉클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우리는 물속에서 아이같이 놀고 배고프면 해변을 바라보며 푸짐하게 먹고 마시며 또다시 물장구를 쳤다.
 친구와 짜고 다른 친구의 팔다리를 잡고 헹가래로 바닷속에 짚어 던졌다.
사소한 장난에도 웃음 이 멈추지 않았다
친구는 정신을 못 차린 듯 몇 번 허우적거리듯 나와서 웅얼웅얼거린다
“왜 그래?”
                “나 앞니 잊어먹었어?”
 “모? 뭔 소리야”
                 “I lost my teeth”
“봐봐”
맹구 없다는 개그프로처럼 앞니에 김을 끼고 웃는 개그맨을 연상시키듯이 두 앞니는 블랙홀처럼 깊어 보였다.
친구랑 둘이 심각한 상황을 뒤로한 채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친구의 앞니 두 개는 가짜였고 그 앞니 가 빠져서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넓은 바닷가 한가운데서 앞니를 찾기 위해 한 시간 가량 이리저리 봤지만 넘쳐대는 파도에 앞니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마도 진주를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았다

한바탕 해프닝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며 친구와 얘기를 나눴다.
are you ok? I’m so sorry it’s my falut hahahahahaha
                     I hate you
                     I can’t smile without teeth
Sibal 한국어로 욕을 하면서 밥을 먹는 모습에 우리 둘 다 또 한바탕 터졌다
이번엔 친구마저 자포자기하면서 울다 웃으며 긴 밤이 지나갔다.
barry manilow의  I can’t smile without you 노래처럼 친구는
i can’t smile without teeth로 개사하면서 추억?을 선사해주었다
이렇게 카모테스의 밤은 웃음소리에 묻혔다
아름다운 푸른  바다에서 앞니를 찾고 있던 우리들 모습은 잊히지가 않는다.


작가의 이전글 기회의 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