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 전공이 너무 안 맞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선후배 문화, 끝없는 집합 등 학교생활에 맘고생과 눈물로 첫 학기를 보내고 전공과목 중 하나를 F를 받은 적 있다. F라는 성적을 보고 내가 너무 한심하고 바보 같고 쪽팔려서 눈물이 줄줄 났다. 재수생땐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부하며 열심히 살았던 나였는데...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몇 시간을 울고나니 힘이 빠지고 배가 고파졌고 나는 바로 둥지냉면을 끓여 먹었다. 냉면이 너무 맛있어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고 웃음이 났다. 방금 5분 전까지 는 F 받았다며 눈물을 줄줄 흘리더니...인스턴트냉면 하나에 기분이 너무 좋아져 버린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어이도 없고 나 참 속 없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 겨울, 모든 회사에 다 떨어지고 2019년을 이십 대 후반의 백수로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에 몇 날 며칠 동안 툭하면 찔찔 울고 정말 우울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이 괴로움도 슬슬 잊혔다. 어른들은 말엔 틀린 말 하나 없다. 정말 시간이 약이다. 이렇게 인생은 살아진다.
아무리 슬프고 괴로우도 배는 고프고 잠은 오며 음식은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