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만 해도 빛이 납니다> 북토크 후기
북토크를 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누굴 초대해야 하나 하는 걱정부터 시작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까지 마음이 복잡했다. 당연히 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왔는데 솔직히 발을 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다 같이 하는 거라서 말도 못 꺼내고 진행되는 내내 그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면서 기다릴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 북토크를 마치고서야 왜 우리가 이런 시간을 가져야 했는지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은 날씨부터 이상했다. 눈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봄으로 가다가 겨울로 되돌아가는 기분이었다. 하필 오늘, 왜 이러는 걸까 심란한 마음을 뒤로하고 성수동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의자를 옮기고, 풍선을 불고, 준비하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명찰을 받았는데 내 이름 뒤에 '작가'가 붙어 있는 게 낯설고 신기한 기분이었다.
오후 2시, 시작 시간이 되면서 자리가 채워지고 있었다. 신랑이 아이 둘을 데리고 도착했고, 육아하느라 바쁠 것 같아 초대를 하지도 못했던 예전 직장 동료와 친구도 도착했다. 책 속의 문장으로 만든 영상도 보고, 함께 책모임을 하고 있는 멤버의 축하 영상도 보고, 공저 작가들의 3분 스피치가 있었다. 3분 스피치가 제일 부담스러웠는데 준비하면서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어땠는지 여러 감상이 들었다. 그건 공저 작가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 마음들이 내 안에 흘러들어와 위로가 되었다. 초대된 사람들의 축사가 이어지는데 오직 나의 지인들만 눈물바람이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그다음엔 나도 같이 울컥했다. 정말 마음으로 나를 응원해 주고, 또 함께 기뻐해주는 것이라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슬픈 일이 있을 때의 위로는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도 마음을 담을 수 있지만, 기쁜 일이 있을 때 마음을 담아 함께 해주는 건 친밀한 사이에서도 당연한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각자의 바쁜 삶 가운데에서 굳이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들여서 방문해서 나를 응원해 주고, 축하해 주기 위해 기꺼이 와준 사람들에게 내가 이룬 작은 꿈의 조각이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
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저 읽기만 하는 것으로는 변화를 만날 수 없었다. 읽고 기록하기 시작했을 때에서야 내 삶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실천하는 작은 일들이 무슨 큰 변화를 만들겠냐 싶은 때가 있었다. 하지만 책에서 만난 변화를 일으킨 사람들은 지루한 과정을 꾸준히 해낸 기록을 남긴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어준 독자들에게, 그리고 작가라는 이름을 얻게 된 나를 함께 기뻐해준 나의 지인들과 가족들에게도 기록을 권한다. 매일의 기록이 쌓여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