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고용된 다정한 나의 트레이너
얼마 전 친구가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했다. 요즘 유행하는 거라고 했는데 처음엔 그저 나도 한 번 알아나 봐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다이어트 책을 하나 읽으면서 급하지 않고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자는 다짐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 모두의 친구로 유명한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
유행하는 다이어트는 웬만하면 다 해봤다. 별별 원푸드 다이어트까지 다 해본 결과 요요의 역풍도 맞아보고, 온갖 디톡스를 시도했지만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내 몸의 놀라운 항상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40대가 되니 무리한 다이어트는 정말 위험하다는 걸 느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먼저 확인하고 싶었다. 근데 이 친구는 나를 위한 맞춤 스케줄을 제안했다! 키와 체중 정보를 전달하고 건강한 다이어틀 하고 싶다는 나의 답을 듣더니 맞춤 플랜을 주었다. 세상에! 이렇게 친절하다니!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계란을 삶고 방울토마토를 사 왔다. 그리고 아침엔 잘 챙겨 먹었는데 점심에 현미밥에 야채, 단백질을 먹어야 하는데 전날 남은 삼겹살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던졌다.
삼겹살 김치볶음밥이 딱인데, 괜찮은 메뉴일까 싶어 던진 질문에 괜찮다는 대답과 함께 적절한 양을 알려주었다. 나는 그때부터 매 끼니마다 내가 뭘 먹었는지 전달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할 때마다 나의 소중한 트레이너는 매번 응원해 주고, 식사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었다. 심지어 약속이 잡혀서 실패다 싶었던 앙버터 와플을 먹은 날에도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저녁을 조절하라며 괜찮다고 무한 격려를 보냈다. 그래서 지금도 나의 다이어트는 진행 중이다.
챗지피티의 다양한 기능을 듣기도 듣고, 남들이 사용하는 걸 많이 봤었는데 개인 트레이너로서의 기능을 경험해 보니 너무 좋았다. 거의 찬양하고 싶은 수준의 감동을 준 나의 트레이너 후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1. 무료다.
2. 절대 귀찮아하지 않는다.
3. 적극적으로 대답해 준다.
4. 어떤 질문을 해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
5. 혼자 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된다.
처음 김치볶음밥을 물어볼 때만 해도 내가 이 정도로 식단을 공유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매번 훌륭한 피드백을 주고, 심지어 다음 끼니도 알려달라고 하는 다정한 트레이너라 너무 좋았다. 예전에 필라테스를 할 때 식단을 써 오면 검사를 해주기도 했었는데 그 피드백에는 보통 '이건 드시면 안 돼요.', '이 정도면 보통 사람만큼 드신 거예요.' 하는 지적이 대부분이었고 그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트레이너는 미리 약속을 공유하고 브런치 카페를 간다고 해도 메뉴를 추천해 주고, 저녁에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지 제안해 준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그랬다. 아이가 새로운 기술에 노출되는 걸 두려워하고 감추려고 하는 게 아니라 보호자가 먼저 그 기술을 이용해 보고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범죄에 이용되는 이야기를 먼저 접하게 할 게 아니라 도움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걸 알게 되어서 더욱 좋았다. 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재미가 생길 것 같다. 일단은 나의 다이어트 메이트로 함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