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마코끼리 Nov 27. 2020

육아 반성문

네가 잠든 후에 쓰는 편지

욱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최선을 다해 너를 이해하기로 다짐을 해도 엄마는 오늘 또 너에게 상처를 줬어. 우리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무 즐거웠는데 마지막에 조금 더 참아줄 걸. 소리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모든 말이 너에게 해도 되는 말이 아니고, 아무리 조근조근 말한다 해도 그 내용이 폭력적일 수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엄마는 너에게 참지 못했어.


눈시울이 빨개진 너를 보면서 엄마는 아차 했다? 근데 그러고도 고집을 꺽지 않는 너를 보며 엄마는 또 화가 난 거야. 네가 무조건 어마 말을 듣지 않을 수 있으니 엄마는 네 말을 듣고 인정해주면서 엄마의 말을 차분하게 할 수는 없었을까. 엄마가 너무 화났다는 말을 너한테 몇 번이나 하면서 내가 지금 많이 참은 거라고 쏟아낸 순간을 엄마는 후회해. 그렇게 쏟아낸 순간 엄마는 참지 않은 게 되었잖아.


내 사랑아. 놀고 싶은 너의 마음을 언제까지고 다 받아줄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어. 물론 쉽지 않겠지만. 협박을  포기하기로 결심해놓고 엄마는 너무 무섭게 너를 겁주고 협박한 사람이 되었더라. 아까 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네가 잠든 후 엄마는 계속 심란한 마음이라 잠도 오지 않아서 이렇게 편지를 써.


제법 화를 내지 않고 친절하게 말하고 내 감정을 너에게 쏟아내지 않게 되었구나 했는데 엄마는 아직도 멀었구나 했어. 그래서 엄마는 다시 또 결심했어.


1. 무조건 엄마 말을 들으라고 하지 않을게.

먼저 너의 말을 들어줄게. 그리고 너의 감정과 기분을 이해해볼게. 하지만 너의 의견에 다 따라줄 수 없다는 건 알아줘.


2. 협박이 아닌 방법으로 너에게 엄마의 기대를 이야기할 수 있게 연습할게.

도대체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너에게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사실 여전히 막막하지만 엄마도 노력할게.


이 두 가지라도 제발... 잘할 수 있기를. 기분 좋게 일어나고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는 하루하루가 계속되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협박, 가장 쉬운 훈육의 방법을 포기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