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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Nov 27. 2020

육아 반성문

네가 잠든 후에 쓰는 편지

욱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최선을 다해 너를 이해하기로 다짐을 해도 엄마는 오늘 또 너에게 상처를 줬어. 우리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무 즐거웠는데 마지막에 조금 더 참아줄 걸. 소리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모든 말이 너에게 해도 되는 말이 아니고, 아무리 조근조근 말한다 해도 그 내용이 폭력적일 수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엄마는 너에게 참지 못했어.


눈시울이 빨개진 너를 보면서 엄마는 아차 했다? 근데 그러고도 고집을 꺽지 않는 너를 보며 엄마는 또 화가 난 거야. 네가 무조건 어마 말을 듣지 않을 수 있으니 엄마는 네 말을 듣고 인정해주면서 엄마의 말을 차분하게 할 수는 없었을까. 엄마가 너무 화났다는 말을 너한테 몇 번이나 하면서 내가 지금 많이 참은 거라고 쏟아낸 순간을 엄마는 후회해. 그렇게 쏟아낸 순간 엄마는 참지 않은 게 되었잖아.


내 사랑아. 놀고 싶은 너의 마음을 언제까지고 다 받아줄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어. 물론 쉽지 않겠지만. 협박을  포기하기로 결심해놓고 엄마는 너무 무섭게 너를 겁주고 협박한 사람이 되었더라. 아까 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네가 잠든 후 엄마는 계속 심란한 마음이라 잠도 오지 않아서 이렇게 편지를 써.


제법 화를 내지 않고 친절하게 말하고 내 감정을 너에게 쏟아내지 않게 되었구나 했는데 엄마는 아직도 멀었구나 했어. 그래서 엄마는 다시 또 결심했어.


1. 무조건 엄마 말을 들으라고 하지 않을게.

먼저 너의 말을 들어줄게. 그리고 너의 감정과 기분을 이해해볼게. 하지만 너의 의견에 다 따라줄 수 없다는 건 알아줘.


2. 협박이 아닌 방법으로 너에게 엄마의 기대를 이야기할 수 있게 연습할게.

도대체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너에게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사실 여전히 막막하지만 엄마도 노력할게.


이 두 가지라도 제발... 잘할 수 있기를. 기분 좋게 일어나고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는 하루하루가 계속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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