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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Dec 03. 2020

후원방문판매 실패를 돌아보다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를 읽고

  아이가 커 감에 따라 돈 쓸 일은 많아지고, 그래서 뭐라도 해보겠다고 시도했던 나의 실패의 기록은 그 처음이 인스타 부업이었고 두 번째가 후원방문판매였다. 일단, 이걸 왜 시작했냐부터 내가 왜 실패했는지,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조건의 사람인지 내가 느낀 바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시작한다. 


1. 후원방문판매를 시작한 이유

  어느 날 만난 친구의 얼굴이 너무 좋아져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냐 물어봤더니 화장품을 바꿨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후원방문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 적은 돈 드는 거 아니고, 친구도 신중하게 생각해본 거 같아서 나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인스타 부업을 하려고 한다. (이때는 시작 전이었다.) 화장품이 더 돈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느냐. ' 


  친구의 대답은 이게(화장품) 더 돈이 될 거라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화장품을 일단 써보라는 말에 일단 화장품을 사용해보기 시작했는데 웬일인가, 진짜 일주일 만에 피부 좋아지는 게 눈에 보였다. 효과가 이렇게 좋다면, 당연히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설명하는 데 가서 들어봤다. 


  일단, 이 사람들은 자기들은 다단계가 아니라고 굉장히 강조했다. 다단계는 내 밑으로 줄줄이 그 라인을 관리해야 하는데 후원방문판매는 내 직하 한 명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고, 월 마감이 없으며,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가 다르다고. 다단계는 매출의 35%인가를 수익으로 나눠주지만, 후원방문판매는 70%까지 회원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때문에 훨씬 더 '돈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네 제품력은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재구매율이 매우 높고, 화장품 안 쓰는 사람이 어디 있냐면서 당장 시작하는 게 돈 버는 거라고 말했다. 근데 실제로 월급으로 몇 천씩 번다는 사람들의 감동 후기(?)가 엄청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돈을 버는 사람도 꽤 많아 보였다. (세미나 하면서 부딪히는 웬만한 점장님들이 다 월천 여사라고) 그래서 나도 그들이 말하는 대로 시스템에 집중을 해보자 하고 마음을 먹었고, 3개월 달린다 생각을 하고 있었다. 


2.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로 살펴본 내가 실패한 이유

  단기간에 콘텐츠 만드는 법을 배워서 광고에 써먹는 방식을 콘텐츠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진정성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행위이고, 그것이 계속 쌓이면서 더 큰 사업 동력을 만들어 내는 전략입니다.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 219p 

  나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제품 사용법이나 제품을 사용해서 달라진 내 모습을 SNS에 올렸다. 그러나 그 콘텐츠에는 반응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콘텐츠로 발행해서 잠재고객을 만나고, 그들에게 내가 giver로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획득해야 했는데 그런 것 없이 단지 제품 판매를 위한 채널을 운영한 것이다. 계속 올리고,  DM을 보내고 하다 보면 연락이 한 두건 오고 그걸 제품 판매랑 연결하라는 그들의 전략은 콘텐츠 마케팅이 아니었다


  '부자'라는 목표를 좇는 사람은 그 목표가 손에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마다 감정적으로 폭발하거나 무너집니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과정에 공황장애에 걸리기도 합니다. 그분들은 조급함이 표정과 말에 짙게 배어있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목표 때문에 마음에는 한 틈의 여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주로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괴롭히고,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 있습니다. 자신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게 정작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채 말이지요.... 부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은 이런 연유들로 인해서 부자가 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시크릿> 같은 책을 따라 목표를 선명히 그리느라 애를 씁니다. 부자라는 목표를 종이에 선명히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진짜 부자처럼 여유 있는 선택을 하고 감사하고 충만한 감정 상태를 가지는 겁니다.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 250~521p 

  나는 돈을 벌고 싶었고, 그래서 자본을 들여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초조했고, 불안했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더 구체적으로 목표를 적고 쓰고 하는 행동만 반복했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나를 더 초조함으로 밀어 넣었다. 여유가 없어졌고 그러니 쉽게 화가 났다. 


  그러다 코로나가 다시 심해지고 강의가 다 취소되면서 (온라인으로 방송은 진행한다) 내가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일단 초조함을 내려놨다. 내가 정말 이걸 잘할 수 있는 건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열심히 들어봤다. 그들이 말하는 비결이 뭔지. 나와 다른 건 뭔지. 


  그들도 육아맘이었다. 그들도 경험이 없었다. 그런데 성공했다. 그들은 콘텐츠 마케팅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들은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사업에 투자했다. 월 마감이 없지만, 자신의 목표를 높이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달렸다. 그들의 삶의 우선순위는 사업이었다. 


  처음 나는 그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했었다. 안 하던 일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시간 투자와 공부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은 이미 대리점장이 되었고, 월 수당으로 몇 천씩 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여전히 사업만이 우선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말했다. 가정이 소중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일하는 것을 고민했고, 그 결과로 콘텐츠가 쌓여감에 따라 실제로 워라벨이 보장된 삶을 살고 있다고. 내가 돈을 벌고 싶은 이유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좀 더 윤택하게 보내고, 선택의 옵션을 더 다양하게 하고 싶은 거였다.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과 경험하고 싶어 하는 것을 최대한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를 맡길 곳도 없지만, 그들의 표현대로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다 포기해도 될 만큼 간절하지도 않았다. 나의 간절함은 '돈' 그 자체에 있지 않았다. 


3. 내가 생각한 후원방문판매를 성공할 수 있는 조건

     실제로 후원방문판매나 네트워크를 통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는 모습을 본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걸 시작해도 될지 나는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사실 스스로가 어느 정도는 자신에게 적합한지 아닌지를 대략은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하는 먼저 실패한 사람이 전하는 충고 정도로 생각해도 좋겠다. 


  먼저, 판매하는 품목이 중요하다. 나는 화장품이었는데 이 화장품이 제품력에 비해 아무리 저렴한 거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백화점 화장품을 쓰는 사람들 기준이었다. 나는 애초에 비싼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었고(트러블이 딱히 없기 때문에), 내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한번 일단 써보라며 들이밀 수 있는 주변인도 거의 없었다. 화장품을 안 쓰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그 화장품을 바꾸게 하는 건 생각보다 허들이 높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다른 네트워크는 생필품을 판다. 그럼 그만큼 허들은 더 낮다. 세제를 한 번 바꿔 보는 건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트워크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꽤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일단 방어적이 되는 것은 감당해야 한다. 


  솔직히 주변 사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싶지 않다면, 네트워크나 후원방문판매는 하면 안 된다. 결국 그 시작은 주변 사람부터가 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제품을 추천하고, 사용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존재해야지만 초반에 매출을 내고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의 문제가 있다. 나처럼 독박 육아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누군가는 아이를 돌봐주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거나 아이가 이미 좀 커서 학원 다니고 하느라 내가 집안일에 덜 매여있을 수 있다면, 내가 당분간 사업에 내 시간 올인해도 되는 환경이라면 시작해도 된다. 


  그러나 나는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돌도 안 된 아이가 있어 어린이집에 다니기 전이었는데(3월부터 입소였기 때문에) 아이가 있어서 못 나간다고 하면 애 핑계를 대지 말라고 했다. 아이를 위해서 돈을 버는 거라고 그렇게 눈물 흘리며 성공 스토리를 말하면서,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그날 시간이 안 된다고 하는 건 핑계라고 했다. 근데 왜냐면 그들도 아이를 키우면서 그렇게 일을 했고, 성공했기 때문에 그들 입장에서는 내가 핑계를 대는 사람일 뿐이었다.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하고자 한다면, 먼저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게 되지만, 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나와 맞는 일인지를 살펴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없이 남의 의견에 덜컥 내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일은 하지 않길 바란다. 그들은 아무도 내 것에 책임져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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