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다정함을 몇 번이나 건넸을까

by 엄마코끼리

나는 빵순이이자 떡순이이다. 당연하게도 나의 소울푸드는 떡볶이다. 이런 내가 요즘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필요와 대사증후군 위험군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결심한 것이었다. 한 달 넘게 챗GPT를 트레이너 삼아 식단을 관리하며, 곤약 떡볶이로 떡볶이에 대한 욕구를 달래왔다.

선거일이라 쉬는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다. 알고 보니 그곳 사장님 아들이 1호와 같은 반인 친구였다. 몇 번 다니는 동안 서로 몰랐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마주치는 바람에 알게 되었다. 서비스로 주신 게 바로 그 떡꼬치였다. 아이가 먹기엔 맵다고 했다. 생각해서 주신 걸 두고 가자니 그대로 음식 쓰레기가 될 것 같아서 그냥 맛있게 먹었다.


날마다 우리는 누군가의 친절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친절을 건네기도 한다. 그리고 보통은 그 친절은 거절할 수 없는 모양으로 온다. 나를 생각해서 좋은 마음으로 베푸는 것임을 알기에 기분 좋게 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한다는 건 그 모든 사소한 친절을 향해 애매하게 거절의 모양새를 하게 했다.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의 친구 엄마가 건네는 간식이 대표적이다. 아이만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데 엄마도 먹으라며 하나씩 더 챙겨주는 건 당 떨어지지 말자는 육아 동지로서의 전우애 같은 것이다. 고맙다고 말하고 챙겨두다가 아이에게 건네거나 하는데 결국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게 아닐 땐 조금 미안하다.

출처: 픽사 베이

이런 내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다행이겠다. 어쩌다 한 번인데 그냥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그냥 받을 때마다 입에 넣으면 관리가 안 되기 때문에 스스로 기준을 정한 것에서 예외를 만들고 싶지 않다. 이런 상황을 몇 번 겪다 보니 생각하게 된다. 나는 상대방이 기쁘게 받을만한 친절만을 베풀었을까? 혹시 거절하지 못하는 애매한 불편함을 주는 친절은 아니었을까?


비가 많이 오던 날 아이를 직접 데려다주신 미술학원 선생님의 친절, 연애할 때 하나뿐인 작은 우산을 함께 써야 했을 때 내 쪽으로 잔뜩 기울여 씌워주느라 본인 어깨는 다 젖어야 했던 신랑의 친절, 계획도 없이 떠난 유럽 여행에서 숙소도 예약이 안 돼있던 나를 보고 스케줄 표를 받아서 각 도시마다 괜찮았던 한인 민박을 알려주고 예약을 하라고 알려줬던 언니의 친절. 이런 것들은 두고두고 고맙기만 한 다정함이다. 나는 그런 다정함을 몇 번이나 건네보았을까.


매일 만나는 사람의 기분을 흡족하게 하는
다정함을 건네고 싶다.
그렇게 매일,
나도 누군가의 따뜻한 기억이 되기를

-오늘의 다정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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