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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Dec 10. 2020

석사논문, 쉽게 시작하라.

아무튼, 논문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는데, 나에게 졸업을 했냐고 물었다. 논문 얘기만 나오면 저절로 흔들리는 동공인지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아직 논문을 못써서 졸업을 못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분이 말씀하시길 너무 거창하고 대단한 걸 쓰려고 하지 말라고(쓸 수도 없다고) 하시며 열심히 쓸수록 라면 받침 하면서 눈물이 그렇게 나는 거라고 하셨다. 


  그 말에 웃어버렸는데, 요지는 대학 리포트 제출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쓰기 시작하라는 거였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졸업을 못하고 후회가 남을 수 있으니 시작한 일에 대해 마무리를 하라는 충고였다. 어찌나 가슴을 후벼 파는 충고였는지 나는 당장 내년에 졸업을 목표로 삼았다. (김유라 작가님이 그랬다. 그지같이 시작하라고.)


  나는 오늘 도서관에 다녀왔다. 글쓰기 관련 책이 가득 꽂힌 서가에 서서 논문 작성법을 설명하는 책을 몇 권 골랐다. 사실 글쓰기 관련 책은 한참 봤던 기억이 있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논문 글쓰기에 대해 한번쯤 다시 읽어볼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일단, 논문을 시작하는 방법으로는 자료 수집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그다음이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뭔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말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주제를 정해야 그에 맞는 자료를 찾는 게 아닌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주제를 정하는 것은 또 굉장히 쉽지 않은 일이고, 자료를 수집하다 보면 그 주제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자료를 먼저 모으라는 충고였다. 무릎을 탁 쳤다. 아하! 사실 그전에 배운 것들은 논문을 쓸 때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것을 연구 문제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주제를 잡는 것부터 너무 힘들었고, 진행이 어려웠다. 일반적인 논문 작성법은 아래와 같다. 


연구주제 선정

선행연구 정리

유사한 자료 수집과 정리

가설 선정

가설 관련 실험

가설의 수정

제출


 그러나 나는 좀 쉽게 접근해서 석사학위논문을 끝내자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얼렁뚱땅 석사논문을 그지같이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계획한 바는 아래와 같다. 


기존에 제출된 논문을 살펴본다.(목차 위주로 살펴보며 읽을 논문을 정한다.)

큰 주제를 정해서 자료를 200페이지 만든다.

내가 쓸 수 있는 논문 주제를 추려낸다.

막 쓴다. 


  정말 대충 쓰는 거 같고, 금방 될 것 같고 그런 희망에 부풀만한 간소한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실제로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쓰는 과정은 결코 만만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내게 이 계획과 결심이 유의미한 것은 언제가 될지 모를 졸업이라는 사건이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음 학기에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 아르바이트로 원고 작성을 하고 있는데 이게 리포트 작성류의 원고라서 겸사겸사 논문 작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렇다. (아무튼 시리즈로 책이 많이 나오던데, 아무튼 졸업이나 아무튼 논문으로 나도 써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내가 아는 것은 뭐든지 일단 시작을 하면 어떻게는 마무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작도 안 하면 그 어떤 결과물도 나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졸업! 그러니까 일단 쉽게 시작해보기로 결정한다. 내일도 도서관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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