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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Nov 21. 2020

엄마도 돈을 벌고 싶어

육아가 본업인 엄마들에게

  처음부터 '전업 주부'는 아니었는데, 임신을 했어도 한 시간 반 넘는 지하철 통근을 견뎌내고 주 2회 야간에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치열하게 살았던 나는, 출산과 함께 오로지 육아만을 담당하는 엄마가 되었다. 복직할 때 즈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워킹맘의 길을 걸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먼 거리의 회사와 육아는 병행이 쉽지 않았다. 직장 어린이집이라도 있었다면 달랐을까. 등 하원 도우미를 쓰자니 그럼 내가 일한 월급이 고스란히 남의 월급이 되어야 하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도 있는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다른 게 없었다.


  아이가 자랐어도, 어린이집을 가고 유치원을 가게 됐어도 나는 여전한 통금시간이 존재하는 '애데렐라'였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도 근무시간이며 회사 위치며 따져야 할 것들이 많았다. 82년생 김지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다가 결국 가게에서 다시 돌아 나왔던 모습, 그리고 나중에 이미 아르바이트를 구한 걸 보고 다음부터는 망설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던 모습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잊히지 않는다.


  사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맞춰서 살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아이가 자랄 수록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는 것이 컸다. 태권도도 가고 싶고, 미술도 하고 싶고, 악기도 배우고 싶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5세 어린이. 내 소중한 아이가 하고 싶다는 일에 돈 없어서 안 된다는 말을 안 하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대체 뭐가 있을까? 20대에 치열하게 비전을 고민했던 나는 결혼과 육아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전업주부, 독박 육아 인생인 내가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고민의 흔적과 과정을 함께 그려감으로써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육아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글쓰기의 이유를 찾아냈다.


  엄마도 돈을 벌고 싶다. 내 아이와 함께 더 넓은 세상을 누리고 싶다.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을 응원하고, 나를 응원한다. 우리는 더 긴 시간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지금 여기에서 주저앉을 수 없다.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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