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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Nov 21. 2020

재택부업, 주부를 홀리다

나도 집에서 핸드폰만으로 고소득을 벌 수 있을 거라는 환상

요즘 인별그램을 보면, 정말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게 바로 '부업 계정'이다. 그래서 가끔 보면 부업, 광고 계정 맞팔 안 한다고 프로필에 적어둔 사람도 굉장히 많다. 그만큼 재택부업은 그 시장이 커졌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준비물도 딱히 필요하지 않고 핸드폰 하나로 집에서 인스타 좀 하면서 팔로워 늘리고 홍보 좀 하면 나도 광고하는 저 누군가처럼 월 몇백, 혹은 몇천도 벌어서 명품도 사고 신랑 용돈도 주고 하면서 플렉스 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가 부업 계정이 우리에게 주는 정보다.


재택부업, 대체 그 정체가 뭐지?

일단, 인별그램에서 제일 흔하게 보이는 부업은 영수증 버리지 말고 등록하고 후기 써서 건당 3천 원 혹은 5천 원을 벌 수 있다는 ㅇㅇ톡과 어차피 하는 인스타 좋아요 누르고 댓글 달고 한 달 용돈 벌자는 ㅇㄷㅍㅋ의 ㅇㅇㅇ비가 있고 그 외에도 넘치게 많다. 블로그 글 쓰고 돈 버는 것도 있고, 사진 찍어서 건당 돈 받는 것도 있고, 출석 체크해서 돈 버는 것도 있고 뭐 많이 있다. 근데 이 모든 부업의 공통점은 바로 '초기 비용'이 든다는 것이고, '모집'이 되어야 그들이 말하듯이 플렉스 할만한 수익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어떻게 아느냐? 고 묻는다면, 그렇다. 나 역시도 팔랑팔랑 나의 '인친'으로 소통을 자주 하는 누군가에게 이게 정말 이렇게 돈이 되는 건지 '문의'를 했고 초기 비용이 무조건 회수가 가능하다는 말에 등록을 하고 100만 원가량의 돈을 무이자 할부로 결제를 했다. 너무 흔하게 보던 영수증 부업이었는데, '멘토'는 나에게 팔로워 1000명이 되면 홍보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인별그램 해본 사람은 알 텐데 팔로워 1000명이라는 건 결코 쉬운 숫자가 아니다. 매일 두세 시간씩 먼저 선팔을 하고 다녀도 그들이 다 나에게 맞팔해주는 게 아니고 그들과 소통이라는 걸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되는데 하다 하다 그냥 내려놔버렸다. 그래서 나는 홍보도 하지 못했다. 그 말은 즉, 나는 그냥 매일 등록하는 영수증에 해당하는 수익으로 초기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는 이야기다. 영수증은 하루 한 건만 인정이 되고, 만약 실수가 있으면 반려가 되는데 등록에는 3천 원을 수익으로 주지만, 반려되면 마이너스되는 금액은 5만 원이다. 한 달 내내 해놓고 수익금 한 푼 못 받은 적도 있다.


재택 부업해도 괜찮을까요?

일단, 모든 재택부업에는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걸 감수하고도 나는 뭔가 수익창출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까지 부업의 홍수가 계속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집에만 있으니 더더욱 집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너무 만족스러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택부업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고를 것인지를 내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단, 나의 성향을 파악한다.

내가 원래 영업, 모집 이런 쪽에 일가견이 있다면 모집수당 빵빵하고 접근성이 좋아 보이는 부업을 시작하면 된다. 똑같은 멘트로 똑같은 상품을 팔아도 누구는 실적이 하늘을 날고 누구는 희한하게 한 건이 성사가 안 된다. 이건 근데 억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러니 내가 영업왕의 기질이 있다 하는 게 아니라면 부업을 선택하기 전에 먼저 멈추어야 한다.


수익구조를 확인하라

그다음으로 인터넷에 내가 관심을 가진 부업을 검색하면, 그 부업의 초기 비용부터 수익구조까지 다 나온다. 왜냐면 처음에 부업을 시작하면서 블로그 홍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업을 소개하는 포스팅이 있기 마련이다. 모집을 하지 않고 내가 벌 수 있는 수익이 한 달에 얼마인지 그리고 그걸로 초기 비용을 회수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내가 그걸 감당할 만한지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한 영수증 부업은 초기 비용이 99만 원이었는데, 하루 영수증을 1건씩 등록할 수 있었고 건당 3천 원이 수익이었다. 한 달에 9만 원 정도를 버는 셈이기 때문에 차감되는 반려건 없이 11개월을 해야 수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셈이다. 그러나 나는 벌써 반려건이 3건이나 나왔다. 그럼 마이너스 15만 원. 나는 1년을 해도 초기 비용 회수를 못한다.


멘토의 수익 인증에는 거짓말도 있다.

이건 정말 생각도 못한 부분이었는데, 고수익 멘토에게 가입했다고 해서 나도 고수익이 나는 건 아니라서 나의 홍보에 명품이나 수익 인증 화면 같은 걸 올릴 수 없을 때 그 해당 멘토의 수익 인증 화면이나 아니면 멘토가 플렉스 한 물건 사진을 빌려서 포스팅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저 사람이 굳이 거짓말하지 않았을 거야 라는 생각은 너무 순수한 나의 발상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고수익 멘토들의 블로그를 보면 몇 번에 걸쳐 재가입을 하다가 자기한테 재가입을 해서 그동안의 비용을 회복했다는 글도 종종 보이는데, 그 고수익 멘토의 수많은 멘티 중  일부 사례이고 모두가 가능한 일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웬만하면 초기 비용이 드는 부업은 하지 않는 게 좋고, 하고 싶다면 모집 외의 다른 수익구조가 탄탄해서 내가 초기 비용을 좀 쉽게 회수할 수 있는 걸 선택하는 게 그나마 안전하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어떤 파이프라인을 더 만들고 싶어서 선택하는 옵션 중에 하나가 재택부업일 텐데 그거 말고 다른 파이프라인을 고민해보고, 공부도 좀 하고 하면서 수익을 내보는 게 차라리 안정적이고, 훨씬 고수익에 빨리 접근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업을 선택하는 많은 부업인들에게 먹튀 멘토, 교육이랍시고 자료만 던져주고 마는 멘토, 가입하기 전까지만 뭐든 해줄 것 같이 구는 멘토 등 수많은 안 좋은 사례 말고 그나마 함께 해주고 밀어주는 좋은 멘토를 고를 수 있도록 더 많이 알아보시라고 꼭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의 돈은 소중하고, 100만 원, 200만 원은 결코 허투루 나가도 되는 돈이 아님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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