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권태기 극복하기
날마다 경제뉴스를 보고, 블로그에 정리하고 있다. 이게 벌써 작년 여름 즈음부터의 일이다. 그러면서 주식이나 부동산 관련된 책도 보고, 창업 관련된 책도 보고, 남들은 뭐해서 돈 버는지 열심히 구경도 하면서 나의 것을 쌓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다. 근데 뭐랄까, 좀 지지부진한 마음이 든다고 해야 하나. 청약 소식도 공지 뜨는 거 살펴보고 그 동네는 어딘지 검색해보고 하던 것도 시들해지고 그게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내가 공부를 한다고 해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가 실전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성과가 나올 수도 없는 것이다. 원래 처음엔 이런 시간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꺼이 감당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긴 것이다. 사실 주식을 하는 사람도 부동산을 하는 사람도 섣불리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충분한 공부와 준비 없이 뛰어들면 비싼 수업료를 감수하면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뭘 한다는데 나는 하면 안 되나 싶기도 하고, 적은 종잣돈 키우려면 결국은 일단 단타로 불려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말도 많이 듣는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나의 처음을 잊지 않는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왜 돈을 벌고 싶었는지, 내가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자 하는 큰 목표가 무엇이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쉽게 잃을 거라고 전혀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딱히 아주 진정성 있고 단호하게 결심을 하지는 않았었지만 말이다.
근데 뉴스 기사를 통해 어느 분야가 대박이 났다는 소식을 듣거나, 어느 동네 집값이 평당 얼마라면서 기사가 나올 때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는 것이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는 걸까? 이게 과연 도움이 되는 걸까? 내가 더 몰입해서 더 미친 듯이 해야 되는데 그걸 못해서 이런 걸까? 그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올라올 때면, 어쩔 수 없이 초조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다 그만두고 싶어 진다.
그래서 내가 나의 의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시작한 것들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먼저, 매달 지출만 기록하지 말고, 자산 현황도 기록하는 것이다. 이게 뭐 별거냐 싶지만, 작게라도 내가 투자할 돈이 불어나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면 뭔가 뿌듯함이 채워진다. 그래, 목표금액을 달성하면 나도 제대로 시작해야지.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불어나는 자산에 집중해보는 것, 큰 변화 없을 텐데 싶어서 안 하고 있었는데 해보니까 제법 쏠쏠했구나 하는 생각에 초조함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둘째, 공부한 건 리뷰를 꼭 작성하는 것이다. 사실 책을 후루룩 읽고 덮으면 내가 뭘 읽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고, 새로 배운 것보다는 원래 알고 있던 것만 기억이 나서 블로그에 리뷰를 쓰는 것도 하고, 독서록을 하나 만들어서 내가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찾아보고 기록해보고 있다. 그러니까 뭔가 새로운 독서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고, 진짜 공부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도 같이 받을 수 있다. 나는 역시 아날로그적 인간이라 손으로 뭘 써야 남는 것 같다.
셋째, 메이트 만들기가 아주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려놓고 싶었던 경제뉴스 리뷰도 함께 하고 있는 지인이 있고, 자산관리 기록도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상대가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번 더 하게 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누군가와의 협력이 필요하고 그게 매우 도움이 된다는 걸 매번 새삼 느낀다.
그래서 결론은, 지루하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것들이 분명 쌓여가고 있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발돋움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루한 오늘을 또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면서 말이다. 브런치도 사실 자꾸 내려놓게 되었는데 이번에 미션 금액을 걸고 주 3회 업로드하는 걸 시작했더니 뭐라도 이렇게 쓰게 된다는 걸 보고 그동안 내가 핑계를 얼마나 잘 만들어냈는가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