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창업했다>를 읽고,
책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아내가 창업했다>는 아내의 창업 이야기를 남편이 쓴 글이다. 남편이 먼저 창업을 하려고 준비를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내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과정을 적은 책이었다. 남편의 눈으로 아내의 이야기가 서술되는 건 육아서에서만 봤는데 창업이야기를 이렇게 전달한다는 게 흥미롭게 느껴져서 읽게 되었다.
독서 관련 책을 읽었는데 그냥 읽기만 하지 말고, 뭔가 기록하면서 읽으라고 하면서 독서대학 커리큘럼을 짜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서 나도 창업이나 부업 관련된 책을 20권 선정해서 리스트를 정했고, 이 책은 그중 첫 번째로 읽은 책이다. 아내는 원래 가구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였는데 이직하고 재밌게 회사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회사 분위기가 안 좋아져서 결국은 그만두게 되었다. 이직을 권하는 남편에게 아내는 안정적인 회사가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며 창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결국 부부는 서로 대화를 나누고 격려하면서 창업을 결정하게 되는데 부부가 생각하는 창업의 기준은 아래와 같았다.
1. 즐겁게 할 수 있다.
2.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3. 10년, 20년 후에도 계속할 수 있다.
4. 혼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5. 예산 내에서 시작할 수 있다.
다른 재테크 책을 봤을 때, 무조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종잣돈 마련이었고 그다음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거라고 했었다. 주식이냐, 부동산이냐, 혹은 창업이냐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식, 부동산, 창업에 대한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한 거였는데 이 책의 아내는 하던 일과 연결되는 가구 공방이 아닌 향초 공방을 연다. 여기서도 뭔가 아!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사무직으로 일을 했었기 때문에 내가 뭔가를 창업하는 건 사실 가능성이 안 보인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디자이너라서 향초에 디자인 요소가 들어가니까 영 상관없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새로운 도전이 창업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도 조금 색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내의 이야기도 인터뷰로 수록이 돼있었는데 거기서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질문에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막연할 때는 포인트 하나만 잡으세요.
사임당의 킵고잉을 읽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금액만큼 계속해서 도전하라고 했던 말처럼 이 책에서도 가계 예산을 점검해보고 창업예산을 세우고 유지할 수 있는 목표를 잡고 하는 과정을 읽어가면서 마치 나도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내가 공방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창업 아이템을 정하고 브랜드를 결정하는 과정, 그리고 실제 창업을 하고 거기서 스트레스받고 힘든 순간을 지나고 안정이 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남의 이야기였지만, 이건 사실 마냥 남의 이야기로 볼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퍼스널브랜딩에 대한 고민도 창업을 하며 브랜드를 만드는 고민도 사실을 같은 데 뿌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뭘 시작하든, 일단 포인트 하나를 잡는 것. 그게 시작점이 될 거라는 뜻하지 않은 격려도 받을 수 있었다.
*ebook으로 읽은 거라 출처의 페이지를 표시하지 못했지만, 박스와 인용구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