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 리뷰
훈육 관련 육아서를 골라서 읽고 있는 중에 만난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동심리 전문가인 정유진 선생님의 책이다. 그전에 떡육아 프로젝트 블로그 글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친근하게 시작한 책이다.
게다가 책 안에 툰으로 내용이 진행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책을 쉽게, 그리고 빨리 읽게 해주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책이 읽기 쉽고 빨리 읽힌다고 이 책이 내용도 쉬운 건 아니다. 이 책의 한 줄 평을 해본다면,
바로 훈육에 적용할 수 있는 육아 실용서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보면서 무릎을 탁 치게 되는 페이지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 내가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이며 읽어야 했다.
예전에 지인이 알려준 적이 있었다. 아이가 고쳐야 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 있더라도 한 번에 하나씩만 고치도록 해야 한다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안 된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날 거라는 이야기였다.(육아에도 원씽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도를 해야 하는 걸까 하는 게 나의 고민이었다. 특히 남편의 기준과 나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맞추는 것도 시간과 대화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해결점을 내주는 게 아닌가?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기록해놓고, 이 문제가 과연 훈육이 필요한 문제인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있는데 그걸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에서는 훈육 거름망이라고 표현한다. 이 거름망은 3가지 질문을 통해 적용하는데 그건 바로 위험, 예의, 적응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아이의 안전에 관련되어 있는지(위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인지(예의) 그리고 기관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인지(적응)에 따라 대답이 YES일 때 훈육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해야 하는 일은 바로 대장 행동을 찾는 일이다. 대장 행동이란, 내가 지금 신경 써서 가르칠 단 하나의 육아 목표가 되는 걸 말한다. 대장 행동을 찾는 방법은 엄마와 함께 있을 때 일어나는 행동, 집에서 하는 행동, 자주 일어나는 행동을 골라내는 것이다. 일단 내가 보지 못하는 행동은 내가 훈육할 수 없고, 밖에 있을 때는 훈육 상황에 방해가 있을 수 있으며, 자주 일어나지 않는 행동의 경우 아이가 원칙을 기억하고 배움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장 행동을 정했다면, 그다음은 아이를 훈육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를 '닫힌 아이'와 '열린 아이'로 구분하고 훈육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감정의 뇌가 강한지, 생각하는 뇌가 강한지에 따라 구분이 되는데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 감정에 휩싸여 떼를 쓰는 아이를 '닫힌 아이'라고 하고, 싫은 감정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생각하고 반응하는 아이를 '열린 아이'라고 한다. 닫힌 아이에게는 진정 훈육을 하고 열린 아이에게는 가르치는 훈육을 하는 것이 이 책의 방침이다.
나는 그동안 첫째는 설득이 되는 열린 아이로 생각했고, 둘째는 닫힌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훈육의 방법을 다르게 적용할 생각은 못 한 채 아이가 어렵다고만 말하고 있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리고 사실 첫째라고 해서 언제나 항상 100% 열린 아이는 아니고, 둘째라고 해서 언제나 항상 100% 닫힌 아이는 아니라는 것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 상황을 마주했을 때 내 아이가 닫힌 상태인지, 열린 상태인지를 감별하고 그에 맞춰 아이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은영 선생님의 책은 맞는 말을 하고 있고 그대로 된다면 너무 좋겠지만 마치 내 몸무게가 50kg의 마른 체형이 되는 꿈은 그저 꿈인 것처럼 이뤄지지 않을 어떤 육아의 이상향을 이야기한다면, 정유진 선생님의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는 당장 내가 육아를 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서에 가깝다. 그래서 오은영 선생님의 책은 두고두고 매일 읽어야 하는 책이고, 이 책은 매 상황에서 적용해야만 하는 책이 되겠다.
함께 훈육하기 위하여 우리 신랑에게도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