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포기하지 않을 글쓰기
꾸준히 글쓰기를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도, 아이의 방학이라든가 다른 일들이 몰아치다 보면 글쓰기를 제일 먼저 놓아버렸다. 그러다 보면 브런치의 알림창에는 이런 메시지가 표시된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글쓰기에도 근육이 붙는다고 말한다. 매일 쓰다 보면 글을 쓰는 근육이 붙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오랜 시간 고민해서 글 하나를 쓰기보다 매일매일 부족하더라도 쓰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글을 써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자꾸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새해에는 적어도 매주 한 편이라도 글을 써보자고 다짐했는데 고작 2월인데 나는 또 알림창에서 글쓰기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받고야 말았다.
오늘 읽은 책에서는 육아휴직을 결정하고 퇴사하면서 인생을 바꾼 엄마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에서 저자의 일 년을 함께 지켜보면서 오늘도 나는 반성밖에 할 수 없었다. 나도 모르지 않았고, 나도 한 번씩 시도해 봤었다. 하지만 그녀의 일 년은 나의 일 년과 달랐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퇴사밖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아이는 이제 열 살이 되었다. 저자의 일 년은 나의 십 년보다 밀도 있는 삶이었다. 부러웠고, 나는 뭐 하고 지냈나 하는 나에 대한 실망감도 함께 왔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는 건 앞으로의 십 년을 또다시 묶어두는 일이 될 것이다. 그녀도 했다면, 나도 해봐야지.
그럼, 뭘 해볼 건데? 나를 향해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로 나는 책의 제일 마지막 장에 있던 그녀의 백일백장 프로젝트를 1번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자꾸 미루게 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 봐야지. 브런치를 처음 개설할 때만 해도 얼마나 열의가 불타올랐었는지 모른다. 나도 부지런히 글을 써서 책을 쓰겠다고 다짐도 했었는데. 비록 브런치에 게으르게 글을 썼지만, 공저책에 참여해서 내 이름이 쓰인 책은 나왔다. 그게 얼마나 신기한 경험이었는지 모른다. 책을 받아 보자마자 내가 생각한 것은, 다음엔 공저책이 아니라 개인저서를 써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떤 책을 쓰겠다 하는 것도 없이 막연하게 나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책을 써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놓고도 여전히 자꾸 손을 놓고 있다. 그래서 나의 2025년 첫 프로젝트는 백일백장이 되겠다. 백일동안 매일 글을 써야지.
사실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백일동안 매일 쓸 이야기가 샘솟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름 주제를 정해서 백일동안 써보려고 해 봤는데 그건 더 어려웠다. 주제까지 제한을 두다니,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책을 매일 읽고, 책에서 적용하고 싶은 내용을 고르고 기록해도 꾸준히 실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십 년이 여기에서 멈춰있는 게 아닐까. 내 아이가 글을 쓰기 바란다면, 나 역시도 부지런히 글을 써야겠다. 그러니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한다. 내일이 3월이니까 내일부터, 혹은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지금, 오늘부터 써야 진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금요일이자 2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 백일 백장을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