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백일백장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하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을 글쓰기

by 엄마코끼리

꾸준히 글쓰기를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도, 아이의 방학이라든가 다른 일들이 몰아치다 보면 글쓰기를 제일 먼저 놓아버렸다. 그러다 보면 브런치의 알림창에는 이런 메시지가 표시된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글쓰기에도 근육이 붙는다고 말한다. 매일 쓰다 보면 글을 쓰는 근육이 붙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오랜 시간 고민해서 글 하나를 쓰기보다 매일매일 부족하더라도 쓰는 게 더 의미가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글을 써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자꾸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새해에는 적어도 매주 한 편이라도 글을 써보자고 다짐했는데 고작 2월인데 나는 또 알림창에서 글쓰기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받고야 말았다.

책표지

오늘 읽은 책에서는 육아휴직을 결정하고 퇴사하면서 인생을 바꾼 엄마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에서 저자의 일 년을 함께 지켜보면서 오늘도 나는 반성밖에 할 수 없었다. 나도 모르지 않았고, 나도 한 번씩 시도해 봤었다. 하지만 그녀의 일 년은 나의 일 년과 달랐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퇴사밖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아이는 이제 열 살이 되었다. 저자의 일 년은 나의 십 년보다 밀도 있는 삶이었다. 부러웠고, 나는 뭐 하고 지냈나 하는 나에 대한 실망감도 함께 왔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는 건 앞으로의 십 년을 또다시 묶어두는 일이 될 것이다. 그녀도 했다면, 나도 해봐야지.

출처: 픽사베이

그럼, 뭘 해볼 건데? 나를 향해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로 나는 책의 제일 마지막 장에 있던 그녀의 백일백장 프로젝트를 1번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자꾸 미루게 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 봐야지. 브런치를 처음 개설할 때만 해도 얼마나 열의가 불타올랐었는지 모른다. 나도 부지런히 글을 써서 책을 쓰겠다고 다짐도 했었는데. 비록 브런치에 게으르게 글을 썼지만, 공저책에 참여해서 내 이름이 쓰인 책은 나왔다. 그게 얼마나 신기한 경험이었는지 모른다. 책을 받아 보자마자 내가 생각한 것은, 다음엔 공저책이 아니라 개인저서를 써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떤 책을 쓰겠다 하는 것도 없이 막연하게 나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책을 써보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놓고도 여전히 자꾸 손을 놓고 있다. 그래서 나의 2025년 첫 프로젝트는 백일백장이 되겠다. 백일동안 매일 글을 써야지.


사실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백일동안 매일 쓸 이야기가 샘솟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름 주제를 정해서 백일동안 써보려고 해 봤는데 그건 더 어려웠다. 주제까지 제한을 두다니,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책을 매일 읽고, 책에서 적용하고 싶은 내용을 고르고 기록해도 꾸준히 실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십 년이 여기에서 멈춰있는 게 아닐까. 내 아이가 글을 쓰기 바란다면, 나 역시도 부지런히 글을 써야겠다. 그러니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한다. 내일이 3월이니까 내일부터, 혹은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지금, 오늘부터 써야 진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금요일이자 2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 백일 백장을 결심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폐업신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