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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진 Apr 10. 2021

젝키를 탄생시킨 귀요미 2인조 - 아이돌 (IDOL)

젝키를 탄생시킨 귀요미 2인조 - 아이돌 (IDOL)


아이돌 (IDOL - 1996

멤버 : 최혁준, 이세성


주로 20대 구성이던 90년대 댄스 그룹은 많은 추억을 남겼고, 나이트는 물론 길거리의 리어카, 고속도로 휴게소 등 인기 폭발이었다. 하지만 이런 20대 위주로 구성된 댄스 그룹의 구조를 파괴한 청소년 2인조가 등장!!


그들이 바로 대성 기획(現 DSP 미디어) 의 최초의 청소년 그룹 ‘아이돌’ 이다.


이미 그룹 ‘잼(ZAM)’ 을 출격시켰던 대성 기획이었지만, 청소년만으로 이루어진 그룹의 등장은 매우 파격적이다. 그들의 데뷔로부터 월드 스타 방탄 소년단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그룹의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룹 이름 역시 ‘아이돌(IDOL)’. 그들이야말로 아이돌의 단군 왕검인 셈이다.




귀욤귀욤 2인조 남학생의 여심 사로 잡기

1집 (BOW WOW – 1996)


여심 제대로 잡은 귀요미들의 데뷔

귀욤귀욤하게 생긴 두 남학생이 재롱잔치를 보여주는듯 하면서도 방방 뛰어 다니는 퍼포먼스는 청소년들의 인기를 사로 잡았고, 확실히 더 젊음이 느껴지는 그룹이었다.


당시 ‘터보, DJ DOC' 등 쟁쟁한 댄스 그룹이 활약함에도 이들의 상큼함은 누구도 갖지 못한 강력한 무기였다. 강아지의 울음 소리를 연상케 하는 데뷔곡 <BOW WOW> 의 인기는 풍선껌 CF 로 설명하자면 이해가 될까. 이제 막 데뷔한 두 학생의 CF 출연만 보아도 이들이 받은 스포트라이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설명 될 것이다.


연습생 개념이 없던 시절이기에 오로지 끼를 가지고 데뷔한 이들의 케미는 잘 맞았으며, 또 다른 인기곡인 <꿈 속의 그녀> 까지. 당시 대형 선배 스타들이었던 ‘신승훈, 김건모, R.EF, 솔리드 등’ 이 다음 앨범 준비로 공백이었던 틈을 타고 이들이 보여준 새로운 움직임은 하반기 이후의 가요계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20대의 동년배들이 부르는 노래가 아닌, 아직 사랑도 잘 모를거 같은 풋풋한 남학생 둘이 무대에서 '사랑과 그녀'  라는 단어를 쓰며 방방 뛰는데 어떤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으리. 여학생들은 귀요미 때문에 즐거웠고, 나는 1학기 반장으로 뽑혀서 기분이 좋았다.

홍블러's PICK : BOW WOW / 꿈 속의 그녀



대성기획의 주특기, 그들에게 휴식은 없다!!

2집 (The Second Coming – 1996)

대성기획의 주요 전략은 쉬지 않고 뛰어드는 네버 스탑 (Never Stop) 전략이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신인 그룹들로 인해 고유의 이미지가 대중에게서 잊혀지기 전에 쉬지 않고 등장시켜 꾸준한 기억력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1집 종료한지 약 7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2집으로 컴백.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전략은 과연 맞았을까. 시기는 물론 컨셉이 좋지 못했다.


타이틀곡인 <환상 체험>은 겨울 시즌에 들으면 딱인 꽤 괜찮은 곡이지만…

대형 스타들의 활동은 종료 되었어도 든든한 신규 인력과 굳건한 선배들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표절 시비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 김민종의 <귀천도애>, 데뷔 10년이 훨씬 지났어도 여전한 이문세의 <조조할인>, 독특한 컨셉으로 각인되었던 패닉의 <UFO>, 두 재주꾼의 케미가 좋았던 클론의 <난>, 느림 템포의 곡으로도 충분한 아우라 풍기는 터보의 <어느 째즈바>, 우울한 내부 사정 속에 거의 억지로 컴백한 듯한 R.EF 의 <가을의 기억> 등.


여기에 아이돌의 컴백을 무색하게 만들 강력한 그룹들의 떡상이 위협 요소이기도 했다.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 의 이주노가 이 악물고 기획한 ‘영턱스 클럽’ 의 인기 폭발.

후속곡 ‘캔디’ 의 인기가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던 1세대 아이돌의 전설 ‘H.O.T’.

똑 같은 2인조에 자생품으로 가요계에 뛰어든 '언타이틀' 의 책임져 또한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주목받던 이들의 파워는 왜 이리 컴백하자마자 큰 조명을 받지 못했을까. 그것은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구성은 물론 5명으로 이루어진 신인 그룹의 임팩트가 너무나 강할 뿐더러 확실히 유행을 선도할 아이템이 있었던 데에 반해 그들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록곡들은 대중적이며 꽤 괜찮다. 하지만 딱 이거다 하는 개성이 없는것이 문제였을 것이다.


영턱스 하면 떠오르는 나이키 안무와 뽕짝과 댄스의 조합, H.O.T 의 털복숭이 의상에 비하면 아이돌하면 떠오를 무언가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들의 실패는 자연스러웠으며, 어쩌면 여기엔 기획사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던 후속 그룹 ‘젝스키스’ 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패와 별개로 마지막 앨범이 된 2집은 겨울밤에 들으면 감성을 자극하는 꽤 괜찮은 앨범이다.

타이틀곡 ‘환상 체험’ 이외에, 발라드 ‘Love Story’ 는 오히려 뛰어나지 않아서 다행인 두 청소년의 가창력이 풋풋한 아날로그 감성을 일으킨다.


홍블러's PICK : Be my guest / 환상체험 / Lov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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