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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진 May 02. 2021

굳이 먹어봐야 알만한 맛일까 [돈의 맛]

날로 먹으려는 메시지와 단발적 어그로

포스터에서부터 짐작 가능한 제목의 뜻. 전작 <하녀> 와 마찬가지로 돈을 통해 상류층의 추악함을 보여주는 뻔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어떤 사건을 부여하여 관객을 분노케 할 것인가가 포인트일텐데 영화 <돈의 맛> 은 배우 윤여정의 강렬한 베드씬 이외에는 어떤 발전도 없다.


포스터 문구처럼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 라고 하기엔 이미 예상 가능한 일들 뿐이며 초반부 보여줬던 주인공 '영작' 의 변화 과정을 임팩트 있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했던 분위기는 또 그거야 로 마무리 된다.



STORY

잘 나가는 상류층 '윤경선 (백윤식)' 과 '백금옥 (윤여정)' 의 가족. 오랫동안 실장으로 일해온 '영작 (김강우)' 은 믿음직스러워 총애를 받으며 항상 측근에서 앞서 행동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소통이 뜸해진 두 부부의 관계는 경선이 하녀로 일하는 '에바' 와 넘어선 안 될 관계로 발전하게 되며 커진다. 둘의 관계를 알게 된 금옥은 분노와 질투에 차오르고, 영작과 뜻하지 않은 하룻밤을 보냄으로써 그에게 막대한 힘을 준다.


그의 변화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금옥의 딸 '나미 (김효진)'. 그리고 지긋지긋한 상류층 생활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과 떠나고자 하는 경선. 이 분위기 험악한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안 먹어봐도 충분히 아는 맛

이번 리뷰는 매우 간략하다. 임상수 감독의 발전이 없는 뻔한 이야기. 그저 촬영 기술과 자본력 증대로 좀 더 호화스러운 분위기와 화면을 담았을 뿐, 대체 얼마나 상류층에 쌓인 감정이 많길래 아직도 고정된 이야기만 주구장창 꺼내는 걸까.


우선 <돈의 맛> 은 노출씬으로 더 이슈가 되었다. 특히 배우 윤여정 선생님이 과거 <바람난 가족> 보다도 더 깊은 베드씬을 그것도 한창 후배인 김강우 배우와 함꼐 한다는 것. 후반부 비행기에서 사랑을 나누는 김강우/김효진 배우의 정사는 그냥 저냥한 수준. 또한 백윤식 배우의 베드씬 또한 짧지만 임팩트는 있다. 과거에서부터 가졌던 궁금증이지만 꼭 이렇게 베드씬으로 자극을 줘야만 했을까.


<돈의 맛> 은 보통 달콤하지만 과하면 썩어버리는 단점도 갖고 있다는게 우리가 돈에 갖는 이미지다. 막대한 부를 가진 집에서 실장 역할을 하고는 있으나 그 큰 액수를 눈으로만 접해봤지 실제 부려보지는 못했던 남자 영작. 이제 그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자와 몸을 섞음으로써 돈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결국 <돈의 맛> 은 상류층이 더럽게 쓰는 돈 맛을 관찰하기보다는, 그 맛에 동조되어가는 영작이라는 평범한 남자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급작스레 주어진 돈의 맛을 탕진하기 보다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듯 멋진 풍경화 뒤에 감추고, 그 앞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영작은 무엇을 꿈꿨을까. 영화는 영작의 충분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채, 더 이상 이 지저분하고 복잡한 상황에 엮이기 싫다는 이유로 그를 평범함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사건은 경선/금옥 부부의 자존심 싸움과 비리를 숨기고 있는 가족 비즈니스에 집중하기에 권력을 얻었음에도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영작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아 너무나 식상하게 마무리 된다.


더욱 강렬하거나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것을 예상했던 초반부. 과거 <하녀> 보다는 스케일이나 전개가 빨랐기에 다른 맛을 볼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건 뭐.. 너무 진부하지 않은가. 아직도.. 가족의 역할과 소통의 부재가 불러온 상류층이 또 한 번의 더러운 이면, 아니 우리가 뻔히 짐작하는 일들.




가끔은 이렇게 짧은 글을 쓸 때고 있는 법. 모든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다. 게다가 끄집어낼 수 있는 소재가 없는 작품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고. 베드씬에 관심 있다면 추천은 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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