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스파이크!

감동의 순간

by 아이리스 H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


2021년 7월 일본, 코 시국에 관객 없는 도쿄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Tv 속 도쿄올림픽을 틀어놓고 관심을 가져보려 애썼지만 난 영화보기로 리모컨을 돌리곤 하였다. 사실 운동경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집콕 생활의 무료함이랄까?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핫한 휴가철이 왔지만 거리두기 4단계라니... 모든 약속을 취소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막내 동생네 부부와 큰딸(고2)이 우리 집에 급 방문했다.


먹거리도 없는데... 급 여름 손님은 어렵다. 시원한 나시 원피스를 갈아입었다. 그리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었다. 오자마자 배구.. 배구 노래를 부른다. 리모컨을 눌렀다. 이미 한바탕 양궁의 감동이 지나갔고, 펜싱까지 드라마틱한 올림픽 경기가 나의 시선을 조금씩 사로잡아가고 있었다. 비빔국수와 잔치국수 알밥을 시켰다.


날씨만큼이나 배구경기는 뜨거웠다. 그날은 도미니카와의 배구경기였음에도 이 가족들은 먹던 면과 젓가락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며 난리를 쳤다. 함께 보던 나는 참 낯설다. 국수를 입에 물고 먹어야 할지? 박수를 쳐야 할지? 잠시 고문당했다. ㅎㅎ


게다가 여고생 큰딸의 생중계는 더없이 재미있었다."공 살려내야지.. 그렇지"" 아이고 어떡하냐??" "스파이크 때려야지 때려" " 잘했어 잘한 거야" " 어떡해??" 연신 해설에 선수 이름까지 불러대며 경기의 흐름을 따라갔다. 세상에나 얌전한 줄만 알았는데 그런 모습 처음이다.


극적으로 도미니카를 이겼다. 그제야 퉁퉁 불은 면발과 다 식어버린 알밥을 냠냠 쩝쩝 먹었다. 아마도 6학년 동생이 배구선수를 3년째 하고 있으니 이 가족은 배구에 대해 두배, 세배의 관심과 열정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남동생네 둘째 딸은 어려서부터 몸이 많이 약했다. 학교는 다닐 수 있으려나? 할 정도로 몸이 말랐다. 게다가 먹성도 좋지 않아 음식을 잘 안 먹었다. 베트남에 여행 왔을 때만 해도 아기 같았다. 그러다가 배구를 하게 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잘 먹고 잘 자고 지금은 몰라보게 건강해졌다.


배구대회에 나갈 정도로 날렵 한 몸매지만 여전히 체중미달에 표준 키보다 작지만 야무지고 다부진 근성이 있다. 우리 집안 대대로 운동선수는 최초이다. 그래서 조금 하다 말겠지...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학교 대표 배구선수로 뛰고 있다. 여름방학인데 대회를 앞두고 맹훈련 중이다. 매일 5시까지 땀을 흘리며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너무나 어린것 같아 안쓰럽다.


엄청 붙임성도 좋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내 어릴 적 모습을 많이 닮아있고 "고모 고모" 하면서 잘 따른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의아할 정도로 잘 먹고 씩씩하다. 배구하는 모습은 완전 프로 같다. 대견하다.

서브하는 모습 초등 6학년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 모습에 난 반했다. 서브 연습하는 모습을 순간 포착했다. 그러나 아쉬운 소식은 무릎에 이상이 생겨서 아마도 올해 졸업할 때까지만 하고 배구와 작별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국가대표급이다. 빛나라 꼬맹이 파이팅!!


배구 한일전에서 보여준 김연경의 허벅지 핏줄 투혼은 감동을 지나 마음이 짠해왔다. 함께 뛰며 수고한 선수들... 수비도 공격도 공하나의 움직임을 따라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 등등 멋진 금빛 서브는 함께 보는 내내 배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게 했다. 게다가 역전의 승리는 더 큰 기쁨과 감동을 주었다.





베트남에서 한국 온 지 벌써 3개월째, 한국 볼일을 마치고 벳남으로 가려했는데 어떡해? 하늘길이 막혔다.

덕분에 긴 휴가와 올림픽 관람도 한국에서 하게 되었고 감동도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이기고 지는 게 올림픽이 아님을 알았다. 올림픽을 통한 승부수보다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땀방울을 기억해 주고 싶었다. 모든 종목마다 규칙이 있고 자기만의 노하우를 익히고 수많은 연습과 노력의 결실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려고 얼마나 땀방울을 흘렸을까?


늘 푸른 소나무처럼 열심히 달려온 선수들 금메달이 아니어도 모두에게 짝짝짝 박수를 쳐주련다.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만으로도 참으로 애썼고, 훌륭했고, 감동이었노라고 그러니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괜찮다 셀프칭찬을 하길 바란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의 눈물도 흘릴 것이며 매달을 놓치고 아쉬움의 눈물도 있으리라


그대들이 있어 이 여름... 대한민국 만세! 만세! 를 부를 수 있어 고마웠다고... 폭염 더위도 열광의 도가니로 빠졌던 배구도 한 박자 쉬어가라고 시원스레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고 동네 한 바퀴~ 역시나 자연은 뾰족한 소나무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빗방울을 모아 모아 감동의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올림픽의 감동을 빗방울에 담아봅니다. 일요일 집 앞 소나무에 내려앉은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