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 이세요?

얼음 눈꽃

by 아이리스 H

남편 외에 외간 남자의

손길을 처음 느꼈다.


내 실제 나이보다 5살이나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눈꽃처럼 설렌다.

입가에 미소도 장착했다. 워워~침착해야 한다. 흥분해서 좋아라~ 하면 내 나이 바로 들킨다.


피부관리며 몸매 관리며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남들이 자주 가는 성형외과 시술 및 피부과, 마사지샵 근처에도 가본일이 없는 자연주의 막가파인데... 드디어 베트남 하노이가 나를 알아봐 주는구나!! 푸하하


한국에서의 삶은 늘 바빴고, 외모지상주의(외모로 사람을 판단) 임에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했으며, 가족을 위해 살아오느라 나 스스로를 가꾸는 일에 소홀했다.


다행히 뽀얀 피부도 아니어서 선탠이 필요하지 않았고, 여드름이나 트러블이 없어서 싸구려 화장품에도 민감하지 않았다. 얼굴이 작은 편이라 그다지 과하게 화장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봐줄 만한 상태였다고 해두자.



베트남 하노이ㅎㅎ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려 한다.


하노이 한인타운 '미딩'이라는 곳에 갔다. 그곳은 마치 작은 마을을 이룬 한국 같은 곳이었다. 타국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드는 코리아 마트며, 파리바케트 빵집이며 한국식당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비행기로 4시간을 날아간 그곳에서 나는 남편과 저녁을 먹고 마사지 샵에 갔었다. 중국 여행 이후 마사지는 두 번째 가는 거였다. 중국에서는 발만 마사지를 받았었고, 베트남에서는 90분 마사지로 전신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얼떨결에 따라간 마사지샵에서 슬리퍼를 갈아 신고 2층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여니 침대만 여섯 개쯤 나란히 있었다. 탈의실에서 티셔츠와 반바지를 갈아입고 침대 구석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히 저녁시간이라 손님은 우리 둘 뿐이었다. 그 옆 침대에 남편이 누웠다.


잠시 후, 여자 한 명, 남자 한 명이 발을 담글만한 깊숙한 고무대야를 들고 들어왔다. 한약 냄새가 났다. 그리고 난 남자에게 남편은 여자에게 발 마사지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어머나, 세상에... 젊고 잘생긴 남자가 내발을 잡아 물로 씻겨 주었다.


간질간질 어쩌지?? 여보... 괜찮은 거?" 호들갑을 떨며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운동화를 신었는데... 혹시 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속으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애써 표정 관리를 하며 미소 지었다.



" 몇 살 이세요?" 남자 베트남 직원이 다짜고짜 묻는다. 그것도 한국말로...

"어어, 한국말 아세요?" 놀랐다. 여기는 베트남인데...

"예, 조금요" 그 당시 한국 관광객이 많아서 인터넷 강의로 한국어를 독학했다며 더듬더듬 곧잘 한국말을 한다.

" 아하, 저 몇 살처럼 보이나요?

"음 40살쯤..."

"네??? 뭐라고요??" 진심이 아니어도 좋다.

분명히 들었는데 재차 물어본다. 내 귀를 의심해서 "뭐야, 장난하는 거지, 여보" "ㅎㅎㅎ 당신 어려 보이나 보네..." 남편도 나도 어이없이 웃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발마사지의 하이라이트는 불쇼다. 불로 작은 칼 같이 생긴 것을 소독했다. 그리고는 물에 불린 발 뒤꿈치 각질을 긁어냈다. 부끄부끄 하지만 시원한 느낌 3분 휴식 후 팔과 다리를 마사지하고 손바닥까지 꼼꼼히 비벼서 눌러준다. 그리고는 엎드리란다. 등 마사지를 해야 한다고 동그랗게 얼굴 모양으로 뚫린 곳에 얼굴을 파묻었다.


입었던 티셔츠를 쓰윽 올린다. 깜짝이야!! 그러더니 꾹꾹 누르고 비비고 코코넛 오일을 발라 등 마사지를 한다. 피곤한 탓에 살짝 졸음이 왔다. 허벅지와 종아리로 내려가며 누르는 힘에 따라 나는" 아아""으악" "악~~~~" 강도에 따라 신음 소리를 냈다. 옆에 있던 남편의 웃음소리가 크크크 내 귓가에 들렸다. 난 아픈데 남편은 웃는다. 조금씩 피로가 풀리는 듯 시원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팔다리 전신을 마사지하는데 90분이 걸렸다. 어느새 무거웠던 몸이 날개를 단 듯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남편 외에 내발을 내 몸을 만지고 누르고 비비고 마사지 해본건 처음이어서 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나쁘지 않은 첫 마사지의 경험이었다.



그날 이후, 한 달에 한두 번 마사지를 받았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스트레스로 허약하고 형편없던 내 몸은 조금씩 활력을 찾았고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마사지 예찬론자가 되었다. 그리고 맛사지샵을 옮겨갈 때마다 남자 직원이나 여자 직원에게 괜히 물어본다.


"몇 살처럼 보이나요?" 처음 보는 눈이 정확할 것 같아 일부러 물어보고 확인했다.

그때마다 5살 정도 어리게 대답해주는 벳남 직원들이 좋았다. 팁을 받기 위해 기분 맞춰주는 거란 걸 아는데도 기분 좋은 건 뭘까? 어릴 때는 빨리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한 3살이라도 젊어 보이고 싶은 내 마음이 나이 들어 변하고 있다.


남편도 나도 젊은 나라 베트남에서 일도 하고, 돈도 벌고, 마사지도 받으며 건강을 챙겼다. 코 시국이 되어 셧다운이 되기 전까지... 찌뿌둥해진 몸을 마사지로 풀고 혈자리를 꾹꾹 눌러 자극해 주어서인지 심신의 피로가 한방에 날아갔다. 한국에 오니 그마저도 그립다. 퇴폐적이고 안 좋다는 인식이 강했던 마사지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자신을 관리하는 삶은 과하게 중독 수준이 아니라면 좋은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때로 주름살이 늘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거울을 보라 내가 웃고 있는지? 짜증 내며 미간에 주름살을 만들고 있는지? 내 얼굴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보*스보다 아름다운 마음에 주사 한방 주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겸비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마사지는 피로 해소 와 건강에 좋은 것 같다. 코로나로 닫힌 하늘길이 열리고 예전처럼 자유로운 여행과 타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의 사업장들과 학교 수업이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되길 바란다.


지금은 어디나 안전한 곳이 없다 지만 개인위생과 면역성을 위해 조금 쉬어가는 시간들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들로 채워가길 바란다.

여름에 겨울 사진 보니 춥다!


민낯으로 살아보기

얼굴에 머드팩하고 음악 듣기

헐렁한 옷차림으로 신나게 춤추기

셀카 찍으며 웃는 모습 만들기

커피 대신 허브차 마시기

초강력 긍정의 마인드 장착하기

꼼꼼한 세안하기 그뿐이다 ㅎㅎ

남들도 다 하는 거? 나의 동안 비법이다.


몇 살로 보이고 싶나요?


외모를 가꾸고 들이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더 높은 가치로 본다. 어학공부와 독서, 글쓰기와 취미생활 ㅎㅎ 그리고 가족과 이웃들과 사랑하며 잘 지내기, 스트레스와 친해지지 않기 등등... 3월 덕유산 눈꽃을 보내준 언니처럼 쿨~~~ 하게 여름을 보내야겠다.

그리고 나이보다 어린 동안 외모도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