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처럼...
"여보, 준비 다 했어?"
생존을 위한 치열한 출근길은 한국이나
하노이나 마찬가지다. 출근시간이 보통 8시
한국시간은 이미 10시다. 2시간의 시차가
주는 아침시간은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엉키고 설켜 도무지
갈 수는 있으려나? 무질서 속에서 살아남기
10년 차 요리조리 곡예운전을 하여 겨우
고속도로에 진입했으나 다시 차가 막힌다.
한국본사와 하노이 공장을 이어주는
의류 무역회사를 운영 중인 남편은
출근길 운전을 하며 한국에서 오는 전화와
거래처와 공장에서 오는 톡과의 전쟁을 한다.
위험천만한 질주를 막는 일은 내 담당이다.
길이 막혀 때로는 끼니를 차 안에서 해결하고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배꼽시계의 알람을
듣게 되는 일이 다반사다. 먹고사는 일이
한국이나 해외나 쉽지 않음을...
한국 경기도 하남과 지역명이 같은 곳
베트남 하노이 북부 폴리 하남에 갔다.
하남에서 잠시 쉬어갈까?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개미처럼 일만 하는
남편은 도무지 쉬어 갈 생각이 없는 듯
베짱이처럼 쉬엄쉬엄 해도 되련만...
가끔은 쉬어가자고 궁시렁 거리는데...
그날은 추웠던 하노이 날씨가 봄이었다.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가는 날
예쁜 카페를 찾아 여유로운 기다림을
즐기는 날 이런 날 가끔 있다.
하남공장으로 직원두명이 오는 중~
우리는 하천이 있는 카페에 차를 세웠다.
하늘도 공기도 바람도 마음도 좋은 날...
어머나 ~~ 예쁘기도 하지!
카페 입구에 활짝 핀 노란 쑥갓꽃이 보인다.
감성부자에게만 보이는 꽃들의 미소가
나를 반긴다. 하노이에서 1시간 10분쯤
벗어나니 기분이 벌써 안드로메다쯤에...
꽃을 보면 마음이 환해진다.
삐뚤빼뚤 디딤돌에게 속삭였다.
어쩌다 너는 여기에 삐뚤빼뚤 누워있는 거?
나는 어쩌다 너를 밟고 좋아하는 거?
너도 나처럼 잘 버티고 살아봐
삐뚤빼뚤하면 어때 그게 인생인 거지...
못난이 거친 돌이 카페 앞을 지키고 있었다.
시선집중 옥수수들은 장식용?
껍질 벗고 노랗게 옥수수 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먹는 거 아님 주의!!
진짜처럼 어쩜 이리도 멋스럽게 장식했을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철 지난 옥수수가 이곳은 지금이 제철이다.
철재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연보랏빛 풀꽃 위에 흰나비가 날아다닌다
음 ~~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
바다도 호수도 아닌 하천이 보인다.
흰구름이 둥실둥실 흘러가는 곳
아~얼마 만에 자연바람과 하늘인지....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커다란 우산아래
내 몸을 비스듬히 의자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
새 신발을 신고 첫나들이는 예쁜 카페였다.
따뜻한 말차라테의 목 넘김이 부드럽다.
눈꺼풀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열심히 달려왔으니 잠시 쉬어간들 어떠리
에구야~ 남편은 핸드폰으로 열일을 한다.
소음 속에서 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오전 부지런을 떠느라 피곤이 밀려왔다.
아~~~ 너무 좋다.
풀리 하남에서 쉬어가자던 남편 덕분에
잠시의 휴식은 달콤했다.
키가 내 키보다 큰 선인장과
2층에 나무들을 심고 꽃을 심은
주인장의 센스도 빛이 나는 카페였다.
응대하는 직원들의 미소가 마음에 남았다.
친절함은 만국 어디서나 통한다.
일상을 여행처럼 즐기는 하노이 마담의
쉼표가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일처리는 알레그로(빠르게)
일상은 아다지오(침착하고 느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