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요리사??
정겨운 시골길을 따라 꼬불꼬불
어디 가는 걸까요?
만둣국을 먹으러 여기까지...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곳 그 안에 깊숙이 있는 식당 외관보다는 내부 인테리어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 시골 맞나?
나무도마로 벽장식을 했다. 멋스럽다. 나무 수저도 있다. 깔끔하고 편안한 식당 내부를 둘러본다. 만둣국도 기대된다. 장식장에 커피잔 세트도 있고, 햇살 가득 통유리창에 진보라빛 화초도 너무 예쁘다.
아담하고 깔끔한 식당이다. 여름엔 냉면이 유명하고, 가을 겨울엔 만둣국과 만두 그리고 메밀쌈이 주메뉴를 이룬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뭘 먹지? 그래 뜨끈한 만둣국으로 결정!!
어머나 페치카(난로)까지 중앙에 설치하여 따스한 온기가 나올 듯 정겹다. 이른 점심시간이라 손님이 4명뿐이라 눈요기 하기에 딱 좋다. 사진을 찍어 생생함을 담는 나를 지인은 늘 배려한다. 혼자 보기 아깝거나 혼자 먹기 아까운 곳은 글로 남긴다.
음식이 나오기 전 나는 사진을 찍어대며 미소를 머금었다. 사랑이 꽃핀다. ㅎㅎ
이 정도 센스라면 음식도 분명히 맛있을 거다. 역시 깔끔한 만둣국이 "오 홀 ~맛있겠다" 물개 박수를 조용히 쳤다. 행복은 맛있는 음식 앞에서 샘솟는 거다. 나만 그런 거 아니쥬? 꼴깍꼴깍 침을 삼킨다.
일단 만두를 건졌다. 숟가락 가득 속이 통통 건져 내려니 생각보다 크다. 뿌듯한 이 마음 ㅎㅎ
후루룩 냠냠 맛이 좋다. 뜨끈한 국물도 쓰읍. 꽉 찬 속을 한입 우왕~어쩌면 좋아. 직접 빚은 만두피가 터졌다.
이런이런 만두가 속을 보였다. 내속으로 접수 중 ~~ 왕만두다. 한 개만 남길까? 아니지 아까운데... 이 맛난걸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배부른데 들어가네 ㅎㅎ 행복한 점심을 잘 먹었다. 지인 찬스 공짜다.
여기는 베트남 하노이
남편은 만두를 좋아한다. 그래서 만두피를 사다가 만두소를 만들고 알콩달콩 만두를 만들었다. 아들들은 한국에 있었고, 우리는 타국에서 제2의 신혼생활을 했었다. 이미 50대 부부지만 둘만의 시간을 처음 갖게 되었다.
만둣속처럼 꽉 찬 행복은 먼 타국살이를 선택하고 얻게 된 소소한 일상임을 알게 되었다. 함께 만두를 만들어 먹고, 송편도 만들어 먹으며 지냈던 날들, 집안일을 함께하며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일이 행복이었다.
남편은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잘한다. 뭘 해도 손맛이 시어머님을 닮았는지 맛있다.
동글동글 만두는 아이리스 표, 납작, 넙적 만두는 남편표 우리는 만두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하하하
주말이면 장을 봐서 정리는 내가 하고, 요리는 남편이 더더 잘한다. 평일엔 바쁘니 내가 준비하지만 주말엔
남편의 특별식이 난 좋았다. 특히 만둣국, 잡채, 김치찌개, 소고기 전골, 된장찌개, 계란말이 등... 생일이면 미역국도 잘 끓여주는 나만의 요리사다.
아이들이 어릴 때 아빠의 요리는 엄지 척을 할 정도였다. 가까운 지인들은 남편의 요리를 손맛이라 평가한다. 그래서 난 기본만 해도 될 정도여서 요리엔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 남편이 해주는 게 훨씬 더 맛이 좋았다.
남편은 식당을 하고 싶어 했지만 난 허드렛일을 할 용기가 없었다. 나만의 요리사로 잡아두고, 큰일을 하라고 등을 밀었다. 꿈은 꿈일 뿐... 여전히 요리를 잘하고, 혼자서도 잘 챙겨 먹으니 긴 시간 내가 한국에 와 있어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남편은 장보기도 좋아하고, 요리도 잘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너무 칭찬 일색인가? 이래야 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다. ㅎㅎ 뭔가 바뀐 것 같지만 우린 당연한 것처럼 그리 살아왔다. 혼밥을 먹다 보니 힘들다. 조만간 남편의 만둣국을 맛보러 베트남으로 돌아 가려한다.
남편의 요리가 그립다.ㅎㅎ요리사? 아닙니다. 취미가 요리입니다. 난 부주방장입니다. ㅎㅎ
다시 한국 충청도~~
배부르다. 너무 배부르다. 과식이다. 옆구리 명치끝이 답답하다. 어쩌지?? 냉장고에서 드디어 할 명수를 한 병마셨다. 거실로 주방으로 방으로 왔다 갔다 해도 속이 내려가지 않는다. 2시간째 더부룩한 속을 움켜쥐었다. 만둣국 맛나게 먹고 이를 어째??
약 먹는 걸 피하려고 두 팔을 들어 올려보고, 허리에 손을 올려 두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렸다 한다. 손바닥을 비벼 따뜻하게 한 손으로 배를 살살 비벼준다. 아직이다. 손바닥 혈자리를 꾹꾹 눌렀다.
그러나 속이 편해지질 않는다. 급기야 소화제를 먹고서야 살아났다. 욕심이 과했다. 만두한개를 남겼어야 했다. 꾸역꾸역 먹은 게 화근이다. 아깝다고 남은 음식을 더 먹는 건 이제 피해야 한다. 알면서도 음식이 남기는 게 미안해서 다 먹는다. 그리고 약까지 먹는다. 휴우~
결핍이 필요하다. 넘치게 가득 채운 물 한잔, 냉장고 가득 넘쳐나는 음식들, 너무 많이 먹고 또 먹으며 다이어트를 원한다. 먹고 싶은걸 다 먹을 수는 없는 것이며 , 갖고 싶은걸 다 가질 수도 없는 것이니 때로는 꼬르륵 빈속을 유지하는 것, 심플하고 단순한 삶을 위해 비우기를 해야 함을...
남겨두자. 억지 부리지 말고 사랑도, 행복도, 돈도, 명예도, 적당히... 채우며 살자. 흘러넘치려는 욕심은 화를 부를 수 도 있다. 음식을 남기면 큰 벌이라도 받는 듯 살아왔다. 그래서 먹는데 진심이었다. 만두 한 그릇이 나에게 교훈을 주었다. 우아함과 세련미가 넘치는 그 집 만두는 참 맛있었다.
웃고 가실게요~도마는 인테리어용 팔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탐났는데...ㅎㅎ
커피잔도 인테리어용입니다. 차를 팔지 않고요. 종이컵에 자판기 커피가 공짜였어요 ㅎㅎ
벌써 겨울이 문턱을 넘어오려 한다. 따뜻한 만둣국이 생각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