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손바닥 수첩은?

by 아이리스 H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선생님으로 살고 싶었다.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을 하며 난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창의적인 제자를 배출하려 노력했다.


웃음은 세상을 이기는 힘!!잘 웃는 사람에게 호감이 갔다.쓸개가 빠졌나?속이 비었나?생각이 없나?싱겁다 라며 따라 웃었다.


수업을 할 때도 마음을 마사지하여 웃음으로 시작한다. 뇌를 워밍업! 수업 전과 후는 늘 웃음으로시작하여 웃음으로 끝냈다.


국어는 쉬우면서 어려운 과목이다.알쏭달쏭 애매모호한 문제를 맞추려면 어휘풀이를 잘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문제집을 풀기 위한 독서와 글쓰기 수업을 병행했으며 문법적인 부분을 재밌게 풀어주려했다.


오래전 웃음을 찾아 공주(부하는부)가 되어 도서관에 갔다.짜임새 있는 수업을 위해 최소 3시간 이상 수업 준비를 했으며 작은 수첩에 메모를 시작했다.웃음과 재미있는 표현들을...




돼지 먹는다.

돼지 먹는다.

한국인이 미국 땅 많이 산다.

한국인이 미국 땅많이 산다.

집에 가자.

집에가자.


조사 하나로

문장의 뜻이 달라진다.

경기도- 이니 이니

강원도-이래요 이래요

충청도- 이유 이유

전라도-이여이랑께

경상도-마,이면 인기라

제주도- 수 쾅수 쾅


지역에 따라 시계 소리 똑딱

표현도 이처럼 재밌게 응용된다.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어차피 공부하는 거 즐겁게

국어공부는 말장난

즐겁게 읽고, 쓰고 , 듣고, 말하기다.

2007년 수첩 속에서

깨알같이 써놓은 메모를 옮겨본다.


글을 쓸 때 일관성 있게 써야 하지만

가끔은 변형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치열하게 살아냈던 날들이

작은 수첩 속에서

삶의 무기가 되어 웃고 있다.




속담 패러디

피는 물보다 진하다.

피는 물보다 비싸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열길 물속은 몰라도 한길

사람 속은 엑스레이가 안다.


하하하 호호호


이렇게 수업을 준비하며

메모한 것이 재산이 되었고

나의 웃음을 만들어낸 도구가 되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브런치 3년이면 책을 낼 수 있을까?

브런치 3년이면??


유머를 실패하는 원인은 뭘까?

들킴

식상

억지

유치

금기

어정쩡함이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날씬하고

스타일도 멋진데 속이 텅텅 빈 여자는?

ㅎㅎ 마네킹입니다.

모방과 풍자를 통해

누군가를 웃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난 웃음을 찾아

메모를 했다.


수업 전 5분

수업 후 5분

나의 메모장은

웃음을 책임지는 기록이었다.

가끔은 제자들이 나에게

한 수 가르쳐 주기도 했다.




개그콘서트와 같은 유머 프로그램들을 빠트리지 않고 본방사수를 했다.난 아이들에게 공부를 멈추고 티브이를 보며 웃자고 했다. 엄마가 웃어야 아이도 웃는다.거울처럼 보여주는 학습이다.


정신 차려! 집중해라!내가 지켜보고 있다! 똑바로 해라!강한 표현보다는 "넌, 할 수 있어!힘들면 좀 쉬어도 괜찮아!"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 주어야 한다.웃을 수 있는 여유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웃지않으려고 꾹다문 입을 보면 스마일~이라 말해주고 싶다.


지금이다. 웃어야 산다.ㅎㅎ


뻔한 이야기는 매력이 없다.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발상의 전환을 가져야 글에도 힘이 생김을... 일기처럼 에세이를 쓰지만 그 안에 공감능력과 교훈을 담는다.


작가가 되기 전 나는 책 읽기와 글쓰기 그리고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다.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녹여 책 읽기와 글쓰기를 질리지 않게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어른이 되어도 계속 마음의 평수를 넓히며 책을 읽고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남기를 바랬다.하지만 현실은 언어영역 1등급을 바랬기에 애썼던 흔적들만 차곡차곡 쌓여있다.




아들 둘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사는 일은 웃음기 없는 무미건조한 퍽퍽한 삶이었다.수업을 통해 돈을 벌었지만 난 그들과 행복한 웃음을 주고 받았다.웃음은 나의 필살기였다.


수필은 자유로운 글쓰기다.

식이 없다.

구나 쓸 수 있다.

는 주인공이다.

재가 다양하다.

성이 있다.

(형누나 소개) 이런 식으로

간단하고 쉽게 가르쳤다.


거기에 유머를 올려 산책하듯 쓰면 된다.붓가는데로 편안하게 글감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하루하루 똑같지 않은 일상을 메모하고 낙서하듯 써내려 가라고 했다.평범한 글쓰기를 위해 그이후 논술수업을 했다.


작은 수첩은 누가 사나?

ㅎㅎ 그거 내가 산다.

여전히 핸드폰에 메모장이

있음에도 난 지금도

수첩을 사용한다.

나의 삶에 무기가

녹슬지 않도록...메모한다.


지나고 보니 이 또한 추억의 물건들이 되었다.지금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웃으며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있을 제자들이 보고 싶다.


행복한 웃음을 주기 위한 작은수첩속 메모들이 여전히 나의 일상속 잡다한 지식들을 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