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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y 20. 2022

당신도 별명이 있나요?

스트레스여~날아가라

"언니 하노이 오신 거예요?

 얼굴 좀 보여주셔야죠?

 언제 볼까요?


"친구야? 하노이 온 거?

 남편은? 괜찮은 거지?

니 생일선물 줘야 하는데...


"나야 나?

고생했다는 소식은 들었어

나 7월 한국 귀임이야

그전에 얼굴 봐야지..."


골퍼 마담 4인방을 소개합니다.


1번 선수

오드리 양 구력 9년 차.

오드리햇뻔 될뻔한 미모에 섹시한 뒤태까지 겸비한 성은 양 씨요~ 머리띠가 잘 어울리는 여자랍니다. 보라보라 한 골프채 가방과 보스턴백이 그녀를 닮았습니다. 핑크볼까지 블링블링 합니다. 그녀는 살짝 슬럼프라지만 아닌 듯 잘 칩니다.


2번 선수

따박 찐  구력 11년 차

공칠 때 따박따박 친다 하여 붙여진 별명

이름의 중앙에 진 자를 경음화하여 찐이 되었답니다. 의류회사의 명함을 가진 능력자이며 바쁜 일 잠시 재키고 합류했지만 오는 전화 다 받으며 바쁘다 바빠 귀여운 몸짓에 말투가 인상적입니다. 실수 샷을 하면 '옴마야'


3번 선수

골드 순  구력 10년 차

골프장을 누비며 버디 잡는 여자. 그녀는 진정 황금손이 아니던가? 이름의 끝자를 따서 골드 순으로 부릅니다. 즐겁고 재밌고 유쾌하게... 나이스 샷을 날려주는 그녀는 빨간 치마가 잘 어울립니다. 요가 자세로 사진 찍기 좋아하고, 날씬한 몸매에 꿀벅지가 매력적입니다. 양파를 까도 웃습니다.

**양파(규정타수의 두배를 쳤다는 의미로 더블 파라고도 함) 안 좋은 거


4번 선수

투투 유  구력 4년 차

나에유 아이리스유 충청도 출신이 쥬~ 22를 좋아해서 공 번호는 늘 2나 22를 친다 해서 투투유~벙커 탈출 샷, 해저드 안 빠져 샷, 러키 샷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리고 잔디 밟기를 즐기며 실력을 키워가는 중 노랑 치마를 샬랄라 날리며 말입니다. 구력은 코로나 덕분에 쌓였고, 그래도 가끔 버디 잡을 뻔하다 합니다.

**버디(주어진 정규 타수보다 1 타로 홀인) 좋은 거




투투 유 선수는 포카리를 준비했군요

오드리 양 선수는 파인애플을 말려왔고요

따박 찐 선수는 사과맛 푸딩을 가져왔네요

골드 순 선수는 남편 차를 잠시 빌려왔군요


이렇게 4명의 골퍼들이 드디어 뭉쳤습니다.


프로골퍼들에게도 별명이 있답니다.

골프를 쳐보면 성격이 보인다고 합니다.

골퍼들의 이름이나 얼굴 모습에 따라 천차만별

우스광스러운 별명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슈렉, 마시마로, 팬티맨...

황금곰, 펭귄, 빅벤, 황금손,

땅콩, 사냥꾼, 빅이지,

똑바로 초크 라인, 역전의 여왕,

레프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별명은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 외에 주변 사람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이기에 듣는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로 간혹 기분이 상할 수 도 있지만 친근감이 듭니다.


이름보다 부르기 편하고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80대 울 엄마 친구는 된장을 선물로 가져와서 그후에 된장녀가 되었답니다.벳남 우리 집 메이드는 너무 말라서 피노키오라 부릅니다.부지런하여 살찔 틈이 없어 보입니다.


애칭이나 닉네임, 프로필에도 다양하게 별명이 쓰이기도 합니다. 세월 따라 별명도 많이 달라지고 여러 가지 별명으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기쁨은 두배로 키우고

슬픔은 반으로 줄이는 사이

우리는 함께해온 시간만큼

속 정이 들었기에 서로를 존중하며

배려하고 이해하며 골프를 칩니다.


뒤늦게 골프에 합류했지만 구력 많은 친구들과 동생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날 불러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누가 뭐래도 골프는 나에게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주었답니다.





두둥 ~~~

흐린 날씨를 기도하는 4인방 ㅎㅎ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아닌 구름 가득한 날


이 안에 투투유 있습니다 ㅎㅎ(아일랜드 파 3홀)


얼마만인가? 두근두근 설레어서 잠을 설치고 새벽에 일어나 서성거렸다는... 9시 만남의 장소에 모여 함께 출발했습니다. 벳남 기사 아저씨의 침묵에 폭풍 수다를 떠는 한국 마담들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우리는 하노이 합창단에서 함께 우정을 키워온 사이라 주거니 받거니 화음처럼 척척 말도 맞장구를 쳐줍니다. 오랜만에 소풍 가듯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햇님이 구름 속에서 늦잠과 낮잠을 즐기는 사이 우리는 라운딩에 신났습니다. 초록 잔디 위를 누비며 공과 하나 되어'스트레스여 ~~ 날아가라'  원, 투, 쓰리...


한국에서 새로 공수한 퍼터 신고식을 멋지게 해냈고, 생각보다 느린 그린에서 잘 굴려주는 퍼터가 맘에 들었습니다. 아슬아슬 멈춘 공도 있었지만... 멋지게 나이스 샷을 날리며 우리는 18홀까지 라운딩을 마쳤습니다.

식당과 탈의실



한증막 &욕탕


식당도, 로비도, 탈의실도, 화장실도

욕탕에 한증막까지 완벽합니다.

깨끗하고 뽀송하고 맘에 들었습니다.


살다 보면 어쩌다 흐린 날이라고

불평도 했지만 맑은 날 보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구름이 해를 잠시 가려준 날

비도 오지 않고, 해도 없이 구름이 가득하고

덥지 않은 흐린 날 바로 그날이

벳남에서는 골프 치기 딱 좋은 날이라 합니다.


그날이 행운의 날인 것처럼

지금 인생에서 구름이 해를 가렸다면

더 좋은 날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테니까요~


차가 막혀도 해가져도 걱정이 없는 50대

밥해 줄 아이들이 없으니 맘이 편안합니다.

아차? 남편들 한 끼는 어쩌냐고요?

건너뛰는 찬스를 사용합니다. 마담들도

자유가 정녕 필요하니까요~~


돼지갈비에 우거짓국으로 야무지게 저녁을

해결합니다. 2번 선수가 계산을...

돈 잘 쓰는 여자. 역시나

이런 친구 참 좋습니다.


돌아온 투투유 선수 환영 겸

예쁜 오드리 양 선수 생일 겸

버디 잡은 골드 순 선수 송별 겸

겸, 겸, 겸을  한방에 해결하는

따박 찐 선수 때문에 푸하하 웃어봅니다.


한바탕 땀 흘리고 비었던 뱃속을 고맙게 채웠습니다. 하노이에는 흐린 날에 추억을 만들기 원하는 골퍼 마담 4인방이 살고 있습니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요?

하하하 웃는 금요일 되세요.


**참고로 이곳은 하노이에서 1시간 30분쯤

걸리는 타잉라잉 골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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