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해봐요~나처럼
문득 외롭다 느낄 때 하늘을 봐요
같은 태양 아래 있어요
우린 하나예요
마주치는 눈빛으로 만들어 가요
나지막이 함께 불러요
사랑의 노래를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봐요
아름다운 세상
혼자선 이룰 수 없죠 세상 무엇도
마주 잡은 두 손으로
사랑을 키워요
함께 있기에 아름다운 안개꽃처럼
서로를 곱게 감싸줘요
모두 여기 모여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봐요
아름다운 세상
.........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봐요
아름다운 세상
........
샤랄라 라랄라 라라
샤랄라 라라라
샤랄라라랄랄라라라라라
샤랄라 라랄라
.........
유리상자의 '아름다운 세상'가사
빡빡한 도시생활 속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줄 아는 여자는 집에서 호수로 가는 길을 따라 느리게 걸으며 하루의 피로를 한방에 날려 보내려 민낯에 마스크를 쓰고 헐렁한 반바지에 편한 슬리퍼를 신고 산책길에 나섰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느림의 미학을 배우며 타국에서 나름 낭만과 멋을 알아가는 여자로 가끔은 남편과 함께 때로는 아들과 함께 집 앞 산책로를 즐긴다. 익숙함으로 소중함을 잃지 않기 위해 풀들에게 꽃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마음속으로 '반갑다, 이렇게 또 만났구나!!' 말을 건넨다.
한국이 그리워서... 향수병이라 굳이 이름을 붙이고 싶지 않지만 코로나 19가 오기 전에는 마음껏 한국에 드나들었다. 친구들이 "또 왔어?" 말할 정도로 자주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벌써 2년째 한국에 가지 못했다.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서 그리움만 켜켜이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많이 웃기도 헸다~한국과 달라서 문화. 언어 , 풍습, 등... 많은 것이 낯설고 재미있었다. 한국에서의 분주하고 바빴던 삶을 뒤로하고 선택한 이곳, 베트남은 나의 인생에 단비를 내려주었다.
혼자서도 씩씩하게 호수를 걷기까지 5년이란 세월이 흘러 흘러갔다. 치안도 괜찮고 위험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공포와 두려움도 어색함도 사라지고 어느새 벳남 여인이 되어가고 있음이 더 편안하다.
산책은 언제나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을 준다. 바다는 속 시끄러울 때 떠나면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을 볼 수 있어 속이 후련 해지는 맛이 있어 좋다. 그런 반면 호수는 인공적이지만 잔잔하고 아름답고 누군가의 수고로 누리는 산책의 묘미를 준다. 벳남 사람들은 호수를 좋아한다.
집 근처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 호수 공사를 먼저 시작한다. 나무를 심고 꽃을 심어 조경시설을 만든 후 아파트를 지어 마무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지금 내가 사는 이곳도 호수를 먼저 만들고 아파트를 지었다. 그래서 난 이 호수를 찜했었다. 그리고 이곳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호수를 거닐며 나를 찾아가는 시간들을 가지려 노력했다.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글도 쓰게 되었다.
가슴을 펴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작은 행동들이 지치고 힘들었던 하루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도, 칭찬의 시간도 갖게 되었고 , 기쁨도, 슬픔도 나누는 친구의 역할도 해주었다. 호수가 있는 집으로 이사오길 참 잘했다.
별거 아닌 일로 화내고 흥분했던 날엔 워워~ 내 마음을 내려놓았다. 생각해보니 내 안에 묻어둔 앙금들이
휘휘~ 저으면 뜬금없이 올라와 나를 괴롭혔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해주었다.
모두가 힘들었을 때에도 나만 제일 힘든 것처럼 생각했고, 괜찮다 말하면서 사실 안 괜찮았다. 그저 위기를 모면하고 피하고 싶은 인간관계 속에서 나는 어찌해야 할지? 진심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었다. 그저 조용히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호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남이 나를 사랑해주길 바랬다. 남의 행복 말고 나의 행복만을 바라는 이기주의적인 내 모습에 실망한 적도 있다. 애써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데.. 무조건 내 감정만 옳다고 밀어붙이기도 했고 우기기도 하며 내 안에 어린아이 같은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음을 알았다.
호수에 올 때마다 다른 하늘과 다른 달빛 다른 별빛이 나를 반겨주었다. 밤하늘이 비친 호수의 산책은 언제나 나에게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여기까지 잘 왔구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지만.. 잘할 거야!"
뜨거웠던 태양도 어느새 숨어 버리고 살랑거리는 바람 타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꽃잎도 나에게 조용하게 다가와 친구가 되어 주었다. '혼자가 아니야 ~~' 벤치 끝자락에서 꽃잎도 숨 고르기를 한다. 나는 다시 일어나 걸었다. 풀향기도 좋고 시원스레 뿜어내는 분수 물소리도 좋다.
운동기구 앞에서 멈췄다. 운동할까? 말까? 3초 고민하다가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며 아무 생각 없이 운동기구에 내 몸을 맡기고 페달을 돌리고 두 팔에 힘을 주어 당기고 밀어낸다. 송송 땀이 나기 시작한다. 윗몸일으키기 기구 위에 누워서 밤하늘을 본다. 유난히 반짝이던 별똥별이 휘리릭 ~눈 깜짝할 사이에... 떨어진다. 큰 한 숨을 몰아쉬고 몸을 일으킨다.
비가 그친 후 무지개가 나를 설레게 하는 것처럼 인생도 그렇게 오색빛으로 아름답게 만들며 살고 싶다.
단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도록... 으쌰! 으쌰! 나도 할 수 있어! 젊은 날엔 큰 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소박한 꿈을 꾸며 천천히 호숫가에 내려앉은 불빛처럼 반짝임을 낮추고 겸허하게 살아가고 있다.
한발 한발 내딛는 순간을 감사하며 마음속 상념들을 하나 둘 떨쳐 내며 타국에서의 새로운 만남도 헤어짐도
슬퍼하지 않으며 덤덤하게 보내주고 또 다른 희망의 싹이 내 안에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텅 비워낸 내 마음에 물 한 모금 달게 삼켰더니 가뭄에 단비처럼 나를 살리는 생명수가 되었다.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그 여자는 오늘도 호숫가에서 마음 다스리기를 하고 왔다.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거나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면 훨씬 마음이 리듬을 탄다.
참으로 버거운 세상이라며 한숨소리가 커졌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세상! 살만한 세상! 을 노래하며
타국에서 나는 호숫가 산책을 하며 잘 버티어 내고 있다. 내 마음은 작은 호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