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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ul 10. 2023

좋은게 좋은거지...

생각의 차이

'갈까? 말까? ' 망설여질 때는 간다.

이건 내 생각


큰아들이 휴가를 받아 베트남으로 오기로 했었다.

그러나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포기했다.

이건 아들생각


아쉬움이 컸지만

낳아주셔셔서 감사합니다

용돈을 듬뿍 보내왔다. 이건 아들생각


아들생일에 미역국이라도

생일케이크라도 선물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한국으로갈까? 말까?

엄마 생각


돈 버는 게 쉽냐? 돈 쓰는 게 쉽지....

엄마생각


돈 버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공부하는 게 훨씬 쉬웠구먼....

용돈 주는 게 쉬울 줄 알았는데....

아들생각


용돈 받는 것도 쉽지 않더라

주는 게 더 좋더라

엄마생각


언제 철들래?

나이 서른에 물총놀이 재밌냐?

엄마


철들면 너무 무거워요

물총이 가볍고 얼마나 재밌는데 ㅋㅋㅋ

아들

큰아들 물총사진


여하튼 아들은 동생을 보내달라고 했다.

동생은 때마침 휴가를 받았고

기막힌 타이밍으로 한국으로 형을 만나러 갔다.

눈치 없는 엄마는 따라 가려했으나 참았다.


아이들이 크고 나니 부모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난 아이들의 의견을 70프로 따르는 엄마다.

내 의견을 고집하지는 않는다지만

30프로 반영은 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엄마도

존재의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나? 내 생각


이 세상에서 동생을 낳아 준일이 엄마가 제일

잘한 일이라는 큰아들, 형아가 있어서 너무

좋다는 둘째 아들과의 우애는 보통 이상이다.

형제끼리 둘만의 비밀이야기로 회포 풀고

힐링하고 싶어 했다. 아들 생각


토요일밤(8일) 비행기로 잠시 동생은 한국으로

바이바이 베트남 일주일 동안의

휴가가 아들들에게 좋은 날들이 되길 바란다.

뭔가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다.


남편과 나

큰아들과 작은아들

그렇게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지

가족단톡방엔 수다가 한가득....


남편을 따라 어젯밤 나도 타이빈으로 이동했다.

우린 우리끼리 한마음

아들들은 아들끼리 한마음

그래 각자 생각들이 부딪힘 없이 공존하는 걸로


덕분에 오래간만에 여유로움을 즐겼다.

베트남의 화려한 길가 조명이 나를 반긴다.

텅 빈 마음을 따스하게 채워주는 느낌이다.

불빛터널을 지나고 지나 타이빈에 도착했다.

한국식당 궁중에서 갈치찜에 된장찌개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타이빈에 갈까? 말까? 어젯밤 남편생각

가자! 지금 당장 가방 챙겨!

역시 30년 살고 보니 척척 잘도 맞는다.

서로의 생각을 고집하던 때보다

생각의 차이를 좁히거나 포기하는 것도 괜찮다.


둘이서 오붓하게  밤늦도록

대화를 나누며 미래를 꿈꾸었다.

지금 우리는  살아남았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 미래에도 잘 살아낼 거라며 하하하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걱정을 덜어냈다.


두 아들도 한국에서 맛난 거 먹고 휴가를

잘 즐기고 있으리라....

새벽닭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베트남에서는 거의 아침을 사 먹는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고 벳남 사람들도

남녀노소 없이 쌀국수나 반미로 줄을 선다.


두 번째 가는 곳인데 분위기가 좋다.

 퍼가(닭고기 육수로 만든 쌀국수)

시켜놓고 뜰로 나와 사진을 찍는다.

평화로운 아침 7시 30분

간단한 아침식사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난 음식을 분위기로 먹는다.


쌀국수를 가져온 직원의 미소도 추가

ㅎㅎ 오늘아침은 굿모닝? 씬짜오 타이빈?

닭고기 쌀국수

꿔이(단맛 없이 튀긴 쌀 도넛?)를

뜨끈한 국물에 푹 젖시어 담가두고

면을 숟가락 위에 올려 호로록호로록

'음 ~~ 이맛이다.'

잠시 후 꿔이를 쓰읍 쓰읍 잘근잘근 씹으면

목 넘김이 부드럽고 든든하다.


지금 나는 타이빈 남편 회사에서 글을 쓴다.

직원들이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와

쏼라쏼라 불라불라 떠드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어를 쓰고 있다.

해외살이는 가끔 이런 새로운 맛이 있어 좋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힘들다

생각에 날개를 달고 가볍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머릿속 나쁜 생각들을 비워내고 나면

좋은 생각들이 하나 둘 채워질 거라 믿는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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